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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72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72화: 마라 소스의 향취와 무림의 군사

숭산 전투의 역사적인 대승리 이후, 무림맹 선봉대는 마교의 패잔병들이 퇴각하여 농성하고 있는 임시 거점 근처에 본진을 구축했다.

비록 승기를 잡았으나, 첩첩산중에 자리 잡은 적들의 요새는 험준하기 짝이 없어 섣불리 진격하기 어려웠다. 군사들의 피로도 극에 달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걱정은 사령부 텐트 안에 누워 있는 '그분'의 존재 앞에서는 기우에 불과했다.

"아…… 배고파…… 배가 가죽에 붙을 것 같다……."

남궁성은 사령부 텐트 안에서 침대에 누워 배를 움켜쥐고 신음했다.
최근 륜의 폭주 사건으로 뇌맥에 가해진 편두통 페널티는 상상을 초월했다. 꼬박 이틀을 앓아누운 탓에 위장은 텅 비었고, 머리는 여전히 깨질 듯이 아팠다.

그는 코가 뻥 뚫리고 머리가 맑아질 정도로 자극적이고 매운 음식을 먹고 싶었다.

'사천성 만약대회 때 먹었던 그 얼큰하고 알싸한 마라 훠궈가 생각나는군…… 마침 텐트 구석에 남궁휘가 형님의 기력 회복을 위해 가져다 놓은 사천식 매운 고추기름(마라 소스) 단지와 건고추가 수북이 쌓여 있었지.'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몸을 일으켰다. 직접 불을 피워 뜨거운 물에 마라 소스를 풀고 고기를 넣어 끓여 먹을 생각이었다.

그가 작은 화로 위에 냄비를 올리고 빨간 마라 소스를 들이붓던 그 순간.
콰아아앙! 하는 이명이 울리며 그의 뇌맥이 세차게 펄떡였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사령부 텐트촌 뒤편의 좁은 바위 바위구멍(지하 배수로 동굴).
그곳은 무림맹의 본진 지하를 관통하여 주방과 식수원으로 연결되는 은밀한 통로였다. 마교의 특급 살수단 '독사대(毒蛇隊)'가 음밀히 그 동굴을 통해 침투하고 있었다. 그들은 정파의 식수원에 닿는 순간, 마교 극비의 액체 전염독인 '만마살혼수(萬魔殺魂水)'를 투하할 예정이었다. 식수가 오염되어 수천 명의 무림맹 무사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사령부가 마비되는 대참사가 선명하게 보였다.

"으악! 식수원에 독약이라니! 이 치사한 놈들, 정면대결은 안 하고 맨날 물타기만 하네!"

남궁성은 이마를 짚으며 신음했다.
동굴 입구를 막거나 침투하는 적들을 격퇴해야 했다. 하지만 그 동굴은 무림맹 내부에서도 극비로 취급되는 통로여서 아군 무사들을 배치하기엔 설명이 복잡했다.

'동굴로 연결되는 본진 환기구 철망과 배수로 구멍이 바로 이 사령부 주방 텐트 밑바닥에 연결되어 있어. 이 펄펄 끓는 마라 소스 냄비를 통째로 쏟아서 배수로 아래로 흘려보낸다면?'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끓는 마라 냄비를 들고 오다, 극심한 편두통으로 인해 발목이 꼬여 앞으로 풀썩 자빠진다.
넘어지면서 냄비가 날아가 바닥에 있던 환기용 쇠그물망 해치를 들이받고, 펄펄 끓는 붉은색 마라 소스와 고추기름, 그리고 건고추가 섞인 '마라 폭탄 액체'가 배수로 파이프를 타고 지하 동굴 아래로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다.

뜨거운 고추기름과 마라 소스의 고열이 지하 동굴의 습한 공기와 만나며, 상상을 초월하는 눈물 나게 맵고 메케한 '마라 독가스(?)'가 되어 좁은 동굴 내부를 가득 채우게 될 터였다.
동굴을 타고 기어오르던 마교 살수들은 이 마라 가스를 정면으로 들이마시고 눈이 멀고 호흡기가 마비되어 재채기를 하며 자멸할 터였다.

'좋아, 마라의 매운맛을 보여주마!'

남궁성은 이를 악물고 펄펄 끓기 시작한 붉은 마라 냄비를 두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화끈한 열기가 코끝을 찔렀다.

"앗, 형님! 아직 몸도 성치 않으신데 직접 요리를 하시다니요!"
마침 텐트로 들어오던 남궁휘가 깜짝 놀라 달려왔다.

바로 그 찰나!
남궁성의 뇌리를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두통이 들이닥쳤다.
"끄흑……!"
눈앞이 번쩍이며 다리가 꼬인 남궁성은 앞으로 보기 좋게 고꾸라졌다.

휘청! 콰당탕!

남궁성의 두 손에서 벗어난 냄비가 허공을 날아갔다.
냄비는 바닥 구석에 있던 무림맹 극비의 지하 배수로 철망 해치를 쾅! 하고 정확하게 들이받으며 엎어졌다.

철퍼덕! 치이이이익!

펄펄 끓던 붉은색 마라 기름과 고추 소스가 철망 틈새를 뚫고 지하 배수로 파이프로 남김없이 쏟아져 내려갔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좁은 파이프 구멍을 타고 눈물 콧물이 다 빠질 정도로 맵고 독한 마라 연기 폭풍이 지하 동굴 아래로 벼락처럼 역류해 내려갔다.

"쿨럭! 콜록! 이게 무슨 냄새냐!"
텐트 안으로 들어오던 남궁휘와 설영 도장은 들이닥친 매운 연기에 눈물을 흘리며 재채기를 했다.

한편, 지하 동굴 내부에서 은밀히 포복하여 전진하던 마교 독사대의 대장과 대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켁! 쿨럭! 커헉! 눈이…… 눈이 안 보여!"
"아악! 코가 타들어 간다! 이게 무슨 무시무시한 독공이냐!"

좁고 밀폐된 동굴 안에서 폭풍처럼 들이닥친 끓는 마라 고추기름 연기는 방독면도 소용없는 치명적인 무기였다. 살수들은 칼과 독약 병을 내팽개치고 눈물콧물을 쏟으며 재채기를 해댔고, 결국 산소 부족과 고통으로 동굴 밖으로 허둥지둥 기어 나와 바닥을 뒹굴었다.

"거기 웬 놈들이냐!"
동굴 입구 근처를 순찰하던 무림맹 경비 무사들이 재채기를 하며 바닥을 구르는 마교 살수들을 보고 즉각 날아올라 그들을 제압했다.

"식수원에 독을 풀려던 마교의 독사대다! 모두 생포하라!"

상황은 단 5분 만에 종결되었다.
식수원 독살 음모의 전말을 전해 들은 무림맹주 혁련진은 텐트로 달려와 바닥에 엎어진 냄비를 보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남궁 소협……! 적들이 본진 지하의 배수로를 통해 독을 풀 것을 미리 예견하시고, 사천당가의 비전 매운 소스를 끓여 정확한 궤적으로 쏟아부으신 것이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마교의 가장 치명적인 살수단을 일망타진하시다니……!"

남궁휘 역시 눈물을 닦으며 포권을 취했다.
"형님…… 맛있는 훠궈 요리를 하시는 척하며 적의 침투 경로를 완벽히 차단하시는 저 여유로움, 소생은 평생의 귀감으로 삼겠습니다!"

남궁성은 엎어진 빈 냄비를 바라보며, 매운 연기 때문에 콧물을 흘리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렸다.
'내 저녁 식사…… 소고기 샤브샤브 해 먹으려고 고기까지 준비해 놨는데…… 다 쏟아졌잖아…… 배고파 죽겠네…….'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숭산 요새의 주방에서마저 마라 소스 흘리기로 적의 암살단을 뒹굴게 만들며, 정파 무림 전체에 살아있는 '마라군사(麻辣軍師)'의 신화적인 전설을 남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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