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65화: 천장 뚫고 내려온 자객
제갈세가의 제일천재 제갈현마저 약과 부스러기 하나로 진법 역류를 유도해 제압한 남궁성은, 이제 명실상부한 결승전 진출자로 낙점되었다. 결승전의 상대는 소림사(少林寺)가 자랑하는 불세출의 신승(神僧), 나한금종조(羅漢金鐘罩)의 마스터인 '혜강(慧剛)' 스님이었다.
결승전 전날 밤. 남궁성은 무림맹의 최고급 객방(客房)에서 이불을 덮어쓰고 덜덜 떨며 기침을 하고 있었다.
"콜록! 콜록! 아우, 삭신이야…… 매일같이 대가리가 쪼개질 듯 아프니 잠을 잘 수가 없네. 오늘은 제발 따뜻하게 불이나 쬐고 푹 자자."
남궁성은 방 한구석에 놓인 뜨거운 참숯이 가득 담긴 청동 화로(火爐)를 침상 옆으로 슬금슬금 끌어당겼다. 뼈마디가 시려 불을 가까이 두고 자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화로를 끌어당기며, 만약을 위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그가 침상에서 코를 골며 잘 때, 객방 지붕의 기와가 조용히 들리며 마교의 특급 암살대장 '귀면영(鬼面影)'이 침투한다. 귀면영은 천장에서 맹독성 '적련거미(赤鍊蜘蛛)'를 남궁성의 얼굴 위로 떨어뜨리고, 소매 속에서 독침을 쏘아 남궁성을 소리 없이 암살하는 비참한 미래가 선명하게 보였다.
"으악! 천장에서 거미를 떨어뜨린다고?! 잠 좀 자자, 이 곤충학자 놈들아!"
남궁성은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자객을 포획할 묘책을 고민했다.
자객은 천장의 낡은 대들보 틈새 기와를 뜯어내고 수직으로 하강할 예정이었다.
'그 자객이 떨어질 자리에 마침 내가 방금 끌어다 놓은 펄펄 끓는 참숯 화로가 놓여 있군. 하지만 자객이 허공에서 중심을 잡고 피할 수 있으니, 대들보 자체를 무너뜨려 자객의 발판을 없애야 해.'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화로를 끌어당기다, 바닥의 양탄자 모서리에 발이 걸려 비틀거리며 넘어지는데, 넘어지면서 천장 장막(커튼)과 연결된 무거운 철제 커튼봉(철봉)을 손으로 꽉 잡아당긴다.
철봉이 뜯겨 나가며 천장의 낡은 대들보 지지대를 들이받아 고정 핀을 뽑아버린다.
대들보가 무너지며 기와를 뜯고 침투하려던 자객 귀면영의 발밑이 벼락처럼 붕괴하고, 자객은 붕 뜬 채 수직 낙하하여 남궁성이 대기시켜 놓은 펄펄 끓는 화로의 참숯더미 속으로 엉덩이부터 정확히 처박히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참숯의 매운맛을 보여주지!'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기지개를 켜며 화로를 마저 끌어당겼다.
드르륵.
천장 기와가 소리 없이 들리며, 검은 복면을 쓴 자객 귀면영이 독거미를 손에 쥔 채 대들보에 매달려 아래를 노려보았다.
바로 그 찰나!
남궁성은 화로를 당기다 바닥의 양탄자 모서리에 발이 꼬여 앞으로 꼬꾸라졌다.
"으앗!"
자빠지던 그의 손이 벽에 고정되어 있던 두꺼운 커튼의 철제 장막 봉을 사정없이 꽉 붙잡아 내리눌렀다.
쿠구구궁! 콰직!
철봉이 뜯겨 나가며 천장의 대들보 지지대를 들이받았고, 핀이 뽑힌 대들보가 순식간에 흔들리더니 쾅 소리를 내며 무너져 내렸다.
천장에서 기와를 뜯던 자객 귀면영은 대들보가 무너지자 비명을 지르며 중심을 잃고 아래로 뚝 떨어졌다.
"으아아악?!"
자객은 허공을 날아, 남궁성이 기가 막히게 침상 옆에 대기시켜 둔 펄펄 끓는 참숯 화로 한가운데로 엉덩이부터 정확히 처박혔다.
치이이이이익!
"아아아악!!! 내 똥꼬!!! 뜨거워!!! 살려줘!!!"
엉덩이에 불이 붙은 자객은 방 안을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고, 그가 쥐고 있던 맹독 적련거미는 화로 속에서 웰던(Well-done)으로 구워져 바스라졌다.
소란을 듣고 남궁휘와 무사들이 문을 부수고 처소로 들이닥쳤다.
"형님! 자객입니다! 괜찮으십니까?!"
그들이 마주한 것은, 천장이 뚫려 달빛이 쏟아지는 객방 안에서, 엉덩이에 불이 붙어 우는 자객과 쓰러진 화로 옆에 이불을 껴안고 멍하니 앉아 있는 소가주 남궁성이었다.
남궁휘는 부서진 대들보와 화로 속의 탄 거미를 보고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형님……! 천장의 낡은 대들보 강도와 자객의 침투 궤적을 미리 파헤치시고, 철봉을 잡아당겨 적을 화로의 불길 속으로 정확히 유도하시다니! 이 어찌 기이하고도 기막힌 방어 진법이란 말입니까!"
설영 도장 역시 문간에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
"잠을 청하시는 그 찰나의 순간에도 천하의 살수를 화로 구이로 만드시다니…… 남궁 소협의 무위는 정녕 끝이 보이지 않는군요."
남궁성은 참숯 연기에 콜록콜록 기침을 뱉어내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어깨가 빠진 것 같네…… 천장이 뚫려서 추워 죽겠구먼…… 나 진짜 자려던 건데…… 내일 어찌 싸우냐…….'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결승전 전날 밤마저 철제 커튼봉 하나로 마교의 특급 암살단장을 화로 엉덩이 구이로 만들며 무림맹 전체에 피할 수 없는 '신의 지배자'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