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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62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62화: 병상 위의 의원과 무거운 방패

첫 번째 비무에서 피를 흘리며 고꾸라지는 비장한 승리를 거둔 남궁성은, 정파 무사들의 눈물 어린 호위를 받으며 즉각 무림맹의 내의원(內醫院)으로 가마째 이송되었다.

무림맹의 최고 신의(神醫)라 불리는 신선명의(神仙明醫) '독고진(獨孤珍)'이 남궁성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 독고진은 맥을 짚자마자 동공을 지진처럼 흔들며 수염을 바르르 떨었다.

"이, 이럴 수가……! 맥맥이 텅 비어 있구나! 기혈의 요동이 이토록 극심한데 어찌 숨을 쉬고 계신단 말인가! 삼공자께서는 이미 자신의 천기(天氣) 예지력을 발동하느라 뇌맥의 생명력을 쥐어짜고 계신다! 이 몸 상태로 다시 비무대에 서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소!"

침상에 누워 편두통으로 골골거리던 남궁성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좋아! 의사 영감님이 보증했으니 이제 기권이다! 나 집에 갈래!'

하지만 대회의 규율은 냉혹했다. 최고 씨앗(Top Seed) 후보는 스스로 비무대 위에 올라가 공식적으로 기권을 선포하거나, 기권 처리를 하기 위해 비무대 위에 직접 서야만 패배 처리가 인정되는 법도였다.

게다가 두 번째 비무의 상대는 개방의 마철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인물이었다. 극단적인 방어 무공으로 이름 높은 '철방패(鐵防牌)'의 대가, '관일(關一)'이었다.

관일은 백 근 무게의 무쇠 타워 실드(철방패)를 들고 비무대 위에 서서 엄숙하게 선언했다.
"남궁 삼공자가 병약한 몸으로 투혼을 발휘하고 계신 것을 알고 있소. 나는 공격하지 않겠소. 오직 이 철방패로 수비만 할 테니, 삼공자께서 단 한 걸음이라도 나를 밀어내신다면 내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고 물러서겠소!"

남궁성은 남궁휘의 부축을 받으며 비무대 위에 겨우 올라섰다.
그는 손목에 짚은 의원의 진단을 떠올리며, 어떻게든 이 대결을 기권하고 내려가기 위해 눈을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비무가 시작되자 관일은 철방패를 대지 위에 굳건히 박은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남궁성이 기권하겠다고 손을 들려 하지만, 뇌맥의 폭발적인 두통 패널티로 인해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비무대 위에서 그대로 쓰러져 패배한다. 하지만 쓰러지면서 머리를 철방패 모서리에 부딪쳐 이마가 찢어지고 피를 흘려 사경을 헤매게 되는 비참한 미래가 보였다.

"으악! 기절하면서 머리가 깨진다고?! 그것만은 막아야 해!"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관일의 굳건한 방어를 무력화할 방도를 찾았다.
관일은 철방패를 대지에 고정하기 위해 무게 중심을 극단적으로 하반에 집중한 채 기마식(騎馬式)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저 방패의 밑동을 아주 미세하게 들어 올려 무게 중심을 비틀어야 해. 마침 비무대 청석 바닥에는 어제 비무에서 흘린 기름진 고기 기름과 진흙이 뒤섞인 미끄러운 틈새(기름 틈새)가 존재하고 있군.'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쓰러지기 직전, 짚고 서 있던 버팀용 대나무 지팡이(의원에서 빌려온 지팡이)를 힘없이 놓친다.
지팡이가 바닥을 미끄러지듯 굴러가 관일이 굳건하게 짚고 있던 철방패의 날카로운 밑바닥 모서리 틈새로 기가 막히게 쏙 끼어 들어간다.

지판의 지렛대 원리 때문에 철방패 밑동이 손가락 한 마디만큼 위로 툭 들리고, 당황한 관일은 방패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디딤발을 뒤로 한 걸음 툭 뺀다.

하지만 그가 밟은 자리는 미끄러운 기름진 청석 틈새였다.

발이 미끄러진 관일은 백 근 무게의 철방패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뒤로 대자로 자빠지며, 자신이 들고 있던 무거운 철방패가 가슴 위로 쿵 떨어져 스스로를 짓눌러 제압하는 미래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좋아, 대나무 지팡이의 지렛대 원리를 보여주마!'

남궁성은 터질 듯한 두통 속에서 눈을 떴다.
관일은 굳건한 표정으로 철방패를 대지에 박고 서 있었다.
"오시오, 삼공자!"

남궁성은 비틀거리며 지팡이에 의지해 다가갔다.
그리고 두통이 극에 달해 어지러움이 몰려오자, 손에 쥐고 있던 대나무 지팡이를 힘없이 놓치며 비틀거렸다.

"앗……!"

놓친 대나무 지팡이는 청석 바닥을 드르륵 미끄러지며 날아가, 관일이 땅에 굳건히 박아둔 철방패의 하단 틈새 속으로 쐐기처럼 쏙 끼어 들어갔다.
탁!

남궁성이 비틀거리며 지팡이의 윗부분을 들이받았고, 지렛대의 힘이 발휘되며 굳건하던 철방패의 밑동이 위로 툭 들렸다.
"어, 어어?!"

무게 중심이 무너진 관일은 본능적으로 균형을 잡기 위해 오른발을 뒤로 세게 딛었다.
하지만 그 자리는 기름진 진흙이 낀 미끄러운 청석 바닥이었다.

스르륵! 콰당탕!

"으악!"

관일의 오른발이 미끄러지며 뒤로 크게 자빠졌다. 백 근 무게의 거대한 철방패는 허공으로 솟구쳤다가, 쓰러진 관일의 가슴팍 위로 정확히 떨어져 내려 그를 덮쳤다.

쿵!!!

"커헉!"

무거운 무쇠 방패에 가슴을 눌린 관일은 숨을 쉬지 못한 채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고, 스스로 방패의 무게에 짓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기…… 기권! 항복이다!"

관일은 가슴팍 위의 방패를 밀어내지 못하고 다급하게 항복을 선언했다.

비무대 주변의 수천 명 무사들은 기적을 목격한 듯한 전율에 휩싸였다.

남궁휘는 짓눌린 관일과 굴러간 대나무 지팡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형님……! 방패의 물리적인 틈새를 지팡이 하나로 저격하시다니! 스스로 서 있기도 힘든 병마 속에서, 단 한 번의 지팡이 떨어뜨리기로 상대의 무거운 방어를 무력화시키셨습니다!"

설영 도장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려 자멸하게 만들다니, 남궁 소협의 무위는 정말 기하학의 경지이시군요."

남궁성은 비틀거리며 난간을 붙잡고,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지팡이 놓쳐서 자빠질 뻔한 건데…… 저 무거운 걸 왜 들고 와서 지 가슴에 찧는 거야…… 나 진짜 머리 아프니까 의가로 좀 돌려보내 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천하제일무술대회의 두 번째 경기마저 대나무 지팡이 하나로 철벽의 방패 거인을 자폭시키며, 정파 무림 전체에 '병약하지만 절대 무적의 지배자'로 박제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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