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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6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6화: 뜻밖의 자객과 운수 좋은 날

대련 도중 쓰러져 의무실에서 하루 동안 푹 쉬고 일어난 남궁성은 온몸이 찌뿌둥했다. 게다가 방을 나설 때마다 하인들과 무사들이 "천기를 수호하는 공자님!"이라며 허리를 구십 도로 꺾어 인사하는 바람에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안 되겠다. 야시장이라도 나가서 단팥빵이랑 만두나 사 먹으며 머리를 식혀야지.'

늦은 밤, 남궁성은 가문의 삼엄한 경비를 피해 야반도주를 감행하기로 했다. 그는 몸을 날렵하게 움직여 방을 나섰다. 하지만 본능적인 생존 감각이 발동했다.

'잠깐, 나가기 전에 미래를 한번 쓱 봐야 안전하겠지?'

남궁성은 지그시 눈을 감고 대략 일각 뒤의 미래를 살폈다.
관자놀이에 가벼운 둔통이 느껴지며 뇌리에 푸르스름한 환영이 떠올랐다.

환영 속에서 남궁성은 세가의 서편 회랑을 지나 조용히 서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두운 회랑 모퉁이를 도는 순간, 검은 복면을 쓴 의문의 괴한과 정면으로 맞닥뜨렸다. 괴한의 소매에서 번뜩이는 비수가 뿜어져 나와 남궁성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고, 남궁성은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꼬꾸라졌다. 가문의 숙적인 사파 연합의 암살 집단, 귀살문(鬼殺門)의 자객이었다.

"히익!"

남궁성은 눈을 번쩍 뜨고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자객이라고? 서문 쪽 회랑에 자객이 깔렸단 말인가?'

식은땀이 흘렀다. 죽지 않으려면 서문 쪽으로 가면 안 된다. 남궁성은 즉시 경로를 수정하기로 했다.
'동편 주방 정원을 지나서 남문 쪽 개구멍으로 나가자. 거긴 평소에 하인들이 쓰레기 버리는 곳이라 경비도 느슨하고 자객도 없을 거야.'

남궁성은 몸을 돌려 동편 주방 정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가 경로를 바꾼 순간, 인과율의 나비효과가 발동했다.
본래 서편 회랑에서 대기하던 귀살문의 자객 '독사'는, 남궁세가의 야간 순찰대가 갑작스럽게 순찰 경로를 변경하는 소리를 듣고 몸을 숨기기 위해 동편 주방 정원 쪽으로 은밀하게 신형을 옮겼다.

남궁성은 주방 정원의 어두운 잔디밭을 살금살금 걷고 있었다.
'좋아, 아무 일도 없겠지?'

그는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예지를 시도했다. 머릿속이 욱신거리며 새로운 1각 뒤의 미래가 펼쳐졌다.
환영 속에서 남궁성은 장독대 옆을 지나다가, 춘란 화단 뒤에 숨어 있던 자객에게 발목이 잡혀 진흙탕에 처박히고 목덜미를 베이는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런 미친! 자객 놈이 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남궁성은 기절초풍하여 걸음을 멈췄다. 미래의 궤적이 실시간으로 뒤틀리고 있었다. 지금 당장 움직여야 했다.
그는 자객이 숨어 있는 장독대 쪽으로 가는 대신, 옆에 놓인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너무 당황한 나머지 발밑을 보지 못했다.

정원 잔디밭에는 낮에 하인들이 잡초를 뽑고 아무렇게나 던져둔 쇠갈퀴(rake)가 누워 있었다.

텁!

남궁성이 쇠갈퀴의 이빨 부분을 세차게 밟았다.
지렛대의 원리에 의해, 쇠갈퀴의 긴 나무 손잡이가 허공을 붕 가르며 남궁성의 코앞으로 솟구쳐 올랐다.

"어이쿠!"

남궁성은 본능적으로 상체를 뒤로 젖히며 쇠갈퀴 손잡이를 피했다.
그리고 남궁성의 등 뒤, 장독대 뒤에 숨어 있다가 남궁성의 갑작스러운 정지와 회피 동작에 당황해 직접 덮치려 뛰쳐나오던 자객 '독사'가 있었다.

빡!

솟구쳐 오른 쇠갈퀴의 두껍고 단단한 나무 손잡이가, 쇄도하던 자객의 미간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커헉!"

자객은 외마디 비명과 함께 눈을 뒤집으며 뒤로 나자빠졌다. 하필이면 그 뒤에 있는 큰 가마솥 뚜껑에 뒤통수를 한 번 더 부딪친 자객은 진흙탕 속으로 보기 좋게 고꾸라지며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

남궁성은 쇠갈퀴 손잡이를 쥔 채 눈을 둥그렇게 떴다.
창고 문을 열려다가 뒤에서 퍽 하는 소리가 나 돌아본 것인데, 웬 검은 복면의 사내가 쇠갈퀴를 맞고 진흙탕에 처박혀 거품을 물고 있었던 것이다.

"어……? 자객인가?"

남궁성은 조심스레 다가가 발가락으로 녀석의 구리를 툭툭 건드려 보았다. 반응이 없었다.
그 찰나, 머릿속에서 짜르르한 두통이 느껴지며 예지의 통증이 사라졌다. 자객의 위협이 완전히 해소되었음을 뜻했다.

"우와…… 쇠갈퀴 밟았는데 자객이 잡혔네. 나 진짜 오늘 운수 좋은 날이구나!"

남궁성은 자객이 품고 있던 비수와 암기 주머니를 잽싸게 빼앗아 옆의 연못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자객을 묶어둘 끈을 찾다가 귀찮아진 그는, 마침 주방 옆에 있던 거대하고 무거운 무쇠 솥뚜껑을 자객의 등 위에 얹어놓았다.

"거기서 푹 쉬셔."

남궁성은 유유히 개구멍을 통해 세가를 탈출하여 야시장으로 향했다. 단팥빵은 참으로 달콤했다.

다음 날 아침, 남궁세가는 또 한 번 뒤집어졌다.
동편 주방 정원 진흙탕 속에서, 머리에 쇠갈퀴 자국이 선명하게 찍힌 채 거대한 무쇠 솥뚜껑 아래 깔려 끙끙대고 있는 귀살문의 일류 암살자 '독사'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조사를 지휘한 남궁태황과 장로들은 자객의 침투 경로를 분석하다가 소름을 금치 못했다.

"자객은 서문으로 들어와 가주의 집무실을 노리려 했으나, 삼공자께서 미리 동편 정원에 쇠갈퀴를 이용한 함정을 설계해 두셨고, 적이 도주할 경로에 정확히 솥뚜껑을 배치하여 생포하신 게로군!"

"과연 삼공자님이십니다! 밤새 아무도 모르게 천기를 읽고 자객의 모든 행보를 봉쇄하신 뒤, 가문의 경비 부대조차 모르게 조용히 적을 무력화하시다니!"

"이것이야말로 무흔(無痕)의 경지! 공을 탐하지 않고 묵묵히 밤을 지키신 삼공자의 깊은 뜻에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려!"

야시장에서 사 온 만두를 입에 물고 연무장으로 걸어오던 남궁성은, 하인들이 자신을 향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절을 올리자 만두피를 툭 떨어뜨렸다.

'아니…… 자객 놈이 멍청해서 쇠갈퀴 밟고 자빠진 거라니까요?'

그의 진실한 외침은 이번에도 "겸손함마저 천하제일이신 삼공자님"이라는 찬사 속에 조용히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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