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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54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54화: 흔들다리 밑의 통나무

사천당가에서의 화끈한(?) 훠궈 연회를 뒤로하고, 남궁성 일행은 마침내 마교의 대공세가 시작되었다는 하남성(河南省) 숭산(嵩山) 전선을 향해 급히 마차를 몰았다.

하남성 경계에 이르렀을 때,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것은 깊고 물살이 거센 협곡인 '단교협(斷橋峽)'이었다. 협곡을 건너기 위해 설치된 것은 기괴하게 흔들리는 백 장 높이의 거대한 외줄 밧줄 다리(출렁다리)뿐이었다.

고소공포증이 극에 달한 남궁성은 다리를 보는 순간 사색이 되어 다리가 덜덜 떨렸다.

'이건 미친 짓이야! 바람만 불어도 흔들리는 다리를 맨발로 건너라고?! 난 절대 못 가!'

남궁성은 이 지옥 같은 출렁다리를 피할 핑계를 찾기 위해 다급하게 눈을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원정대 무사들이 출렁다리를 반쯤 건넜을 때, 다리 초입 밑의 나무 받침대(교대) 속에 숨어 있던 마교의 파괴 공작원들이 산성 부식액을 발사해 밧줄을 삭혀 끊어버린다. 다리가 공중에서 끊어지며 남궁성을 포함한 무사들 수십 명이 거센 강물로 떨어져 익사하고 시체마저 소실되는 파국적인 미래가 보였다.

"으악! 진짜로 다리를 끊으려고 숨어 있잖아!"

남궁성은 두통을 견디며 매복을 분쇄할 방법을 찾았다.
자객들은 다리 입구의 목조 디딤판 바로 밑, 빈 공간에 밧줄 부식 장치를 장착한 채 숨죽이고 있었다.

'디딤판 밑의 자객들을 다리를 건너기 전에 깔아뭉개야 해. 마침 다리 입구 비탈길 위에는 다리 공사용 자재로 쓰려다 방치된, 백 근 무게의 거대한 고정용 닻바위(고정석)와 이를 지탱하는 둥근 통나무(통나무 받침대)들이 쌓여 있군.'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다리 앞에서 "너무 높아서 다리가 안 움직인다! 내 잠시 여기서 쉬고 가겠다!"라고 소리치며 길가에 쌓여 있던 둥근 통나무 더미 위에 털썩 주저앉는다.
남궁성의 무게와 비틀거림 때문에 통나무 더미의 균형이 깨지며 굴러내려 간다.

굴러내려 간 통나무가 비탈길 아래의 거대한 고정석을 세차게 들이받고, 굴러떨어진 고정석이 다리 입구의 목조 디딤판 위를 쾅! 하고 짓누르며 덮친다.

엄청난 무게에 디딤판 밑의 빈 공간이 완전히 붕괴하며 매복해 있던 마교의 공작원들이 뼈가 바스러진 채 깔려 비명을 지르고, 그들의 부식액 병들이 깨져 정체가 백일하에 폭로되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엉덩이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마!'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바들바들 떨리는 다리를 이끌고 통나무 더미 앞으로 다가갔다.
"모두 멈춰라! 내 고소공포증…… 아니, 기(氣)의 흐름이 심상치 않으니 여기서 잠시 쉬어야겠다."

남궁성은 길가에 둥글게 쌓여 있던 큰 통나무 더미 위에 털썩 걸터앉았다.
그런데 뇌맥의 두통 패널티로 인해 몸을 가누지 못하고 옆으로 꼬꾸라지며 통나무 더미를 몸으로 세차게 밀쳤다.

"으와앗!"

남궁성이 자빠지며 통나무 더미의 고정 끈이 풀렸고, 둥근 통나무 세 개가 맹렬하게 비탈길 아래로 굴러내려 가기 시작했다.

데굴데굴! 쿵!

굴러간 통나무들이 비탈 끝에 서 있던 거대한 고정용 닻바위를 사정없이 들이받았다.
쿠쿠쿠쿠웅!

고정석은 균형을 잃고 벼락같은 기세로 굴러떨어져, 다리 초입의 목조 디딤판을 사정없이 덮쳤다.
쾅!!!

엄청난 무게의 돌덩이가 디딤판을 박살 내며 내려앉자, 그 밑의 틈새 공간에서 끔찍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끄아아악!!! 내 다리!!!"
"이게 왜 굴러와?!"

디딤판 밑에서 산성 부식액 통을 쥐고 대기하던 마교의 파괴 살수 삼인방이, 날아든 돌덩이에 깔려 허리가 꺾인 채 비명을 질렀다. 그들이 들고 있던 산성 부식액이 바닥에 쏟아져 쉭쉭 소리를 내며 돌을 녹이고 있었다.

"자객이다! 다리를 파괴하려던 마교의 첩자다!"

남궁휘와 설영 도장이 동시에 비상하여, 돌에 깔린 채 피를 토하는 살수들을 제압하고 결박했다.

동시에 다리 초입이 고정석에 눌려 무너져 버렸기에, 출렁다리는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안전한(?) 폐쇄 상태가 되었다.

원정대 무사들은 입을 쩍 벌린 채 남궁성을 바라보았다.

남궁휘는 무너진 다리 입구와 자객들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형님……! 다리를 건너기 전에 적의 밧줄 절단 음모를 미리 파헤치시고, 통나무와 고정석의 물리적인 낙하 궤적을 계산하여 첩자들을 매장시키신 것이군요! 이 어찌 기막힌 구조책이란 말입니까!"

설영 도장 역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리를 봉쇄하여 아군을 구하고 적의 매복을 박살 내다니, 남궁 소협의 신산은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구려."

남궁성은 흙 묻은 엉덩이를 쓸어내리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엉덩이 뼈가 조각난 것 같네…… 다리가 무너졌으니 이제 어쩌냐…… 돌아가야 하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하남성 경계의 죽음의 다리마저 통나무 하나로 첩자들과 함께 붕괴시키며 무림맹 군대의 전설적인 '구원의 군사'로 우뚝 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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