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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53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53화: 훠궈 냄비와 자객의 최후

만독진경 비급을 무사히 회수한 덕분에 사천당가와 성도 전체는 축제 분위기로 가득 찼다. 당외 가주는 남궁성을 세가의 큰 은인으로 떠받들며 매일 밤 성대한 환송 연회를 베풀었다.

하지만 즐거운 시간도 잠시, 무림맹 총본부로부터 붉은색 봉인이 찍힌 극비 전서구가 날아왔다. 마교의 본대가 마침내 중원(中原)의 숭산(嵩山) 인근으로 세력을 뻗쳐 대공세를 시작했다는 흉흉한 소식이었다.

무림맹주인 혁련진(赫連震)은 남궁성의 위대한 공적들을 전해 듣고, 그를 무림맹의 선봉대 부대장(副隊長) 겸 총군사(總軍師)로 전격 임명하여 전선으로 합류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남궁성은 훠궈(火鍋-사천식 샤브샤브)를 씹다 말고 체할 뻔했다.

'선봉대 부대장이라니! 거기는 진짜 피 튀기는 최전선이잖아! 사파 놈들이랑 진짜 칼부림을 하라고? 난 절대 안 가!'

남궁성은 이 지옥 같은 임명을 피할 궁리를 하며, 작별 선물이라며 당외 가주가 건넨 옥함(玉盒)을 쳐다보았다. 옥함 안에는 당가 비전의 만병통치 해독약인 '청심옥환(淸心玉丸)'이 담겨 있었다.
그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지그시 눈을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당외 가주가 건넨 옥함을 남궁성이 정중히 받아 뚜껑을 여는 순간, 옥함의 비단 틈새에 숨겨져 있던 마교의 미세 맹독충인 '식심충(食心蟲-심장을 파먹는 벌레)'이 튀어나와 남궁성의 손가락을 문다. 벌레가 혈관을 타고 심장으로 들어가 남궁성이 즉사하는 끔찍한 파국이 그려졌다. 선물이 마교의 비밀 자객에 의해 치명적인 살상 상자로 개조되어 있었던 것이다!

"으악! 또 벌레야?! 이놈들은 틈만 나면 곤충을 선물로 주네!"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맹독충을 살균하고 자객을 체포할 묘책을 고민했다.
식심충은 극도로 높은 고열과 매운 기운에 닿으면 즉각 살균되어 죽어버리는 약점이 있었다. 마침 남궁성 앞에는 펄펄 끓고 있는, 붉은 고추기름과 훠궈 육수가 가득 담긴 청동 훠궈 냄비가 놓여 있었다.

'옥함을 통째로 끓는 훠궈 국물 속에 처박아야 해. 그리고 문가에서 긴장한 얼굴로 대기 중인, 당가의 하인으로 위장한 진짜 자객의 면상에 끓는 국물을 끼얹어 무력화한다면?'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옥함을 받으려다 훠궈의 매운 연기에 깜짝 놀라 비틀거리며 옥함을 끓는 훠궈 냄비 속으로 툭 떨어뜨린다.
옥함이 국물 속에 잠기며 뜨거운 마라 육수가 내부로 스며들고, 맹독 식심충은 찰나의 순간 삶아져 훠궈 냄비 표면 위로 빨간 새우처럼 둥둥 떠오른다.

이를 본 자객이 정체가 들통났음을 깨닫고 소매 속에서 단검을 뽑아 달려들 때, 남궁성이 뜨거운 옥함을 건져내기 위해 국자를 크게 휘둘러 끓는 마라 육수 한 바가지를 자객의 얼굴에 끼얹는다.

얼굴에 오십 도가 넘는 펄펄 끓는 고추기름을 뒤집어쓴 자객은 눈이 멀어 비명을 지르고 쓰러져 제압당하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이열치열이다! 훠궈의 힘을 보여주마!'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을 견디며 당외 가주가 건네는 옥함으로 손을 뻗었다.
그러나 훠궈의 매운 연기가 콧구멍을 찔렀고, 두통 때문에 다리가 비틀거렸다. 남궁성은 앞으로 고꾸라지며 옥함을 쥔 손을 허공에 휘둘렀다.

툭! 스플래시!

"으앗!"

옥함은 남궁성의 손에서 빠져나가, 테이블 중앙에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위에서 펄펄 끓고 있던 홍탕(紅湯) 훠궈 냄비 속으로 정확하게 쏙 빠졌다.
보글보글!

차가운 옥함이 뜨거운 국물 속으로 들어가자, 내부로 매운 고추기름과 끓는 육수가 스며들었다.
그 순간, 옥함 비단 틈새에서 튀어나오려던 맹독 식심충은 끓는 육수에 단 0.1초 만에 완벽하게 삶아져, 훠궈 국물 위로 붉은 새우처럼 동동 떠올랐다.

문가에서 상황을 살피던 당가 하인 복장의 자객은, 자신의 치명적인 맹독충이 훠궈에 삶아지는 것을 보고 정체가 들통났음을 깨달았다.
"이, 이 남궁성 놈이! 죽어라!"

자객은 소매 속에서 단검을 뽑아 들고 남궁성을 향해 번개처럼 쇄도했다.

바로 그 찰나!
남궁성은 훠궈 속에 빠진 귀한 옥함(안에 든 해독약)이 녹아버릴까 걱정되어, 다급하게 놋쇠 국자를 집어 들고 훠궈 냄비 속을 듬뿍 퍼서 자객의 진로를 향해 세차게 던졌다.
"내 약 내놔라!!!"

촥-!

국자 가득 담겨 있던 펄펄 끓는 붉은 마라 육수와 고추기름 폭풍이 날아가 자객의 얼굴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끄아아아악!!! 내 눈!!! 훠궈다!!! 매워!!!"

얼굴에 백 도에 가까운 뜨거운 고추기름 폭탄을 직격으로 뒤집어쓴 자객은 눈이 멀어 비명을 지르며 제자리에서 발작하듯 춤을 추다 바닥으로 나자빠졌다.

당가의 무사들이 즉각 날아올라, 거품을 물며 눈을 감싸 쥐고 우는 자객을 단숨에 쇠사슬로 묶었다.

연회장 안은 또다시 기적을 본 듯한 충격과 정적에 휩싸였다.

당외 가주는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흘렸다.
"소가주 소협……! 옥함 틈새에 숨겨진 미세 식심충을 온도로 살균하시고, 자객의 습격 궤적을 훠궈 국물의 투사 각도로 차단하시다니! 이 어찌 천하의 물리와 온도의 성질을 완벽하게 이용하시는 지혜란 말이오!"

남궁휘 역시 경탄을 금치 못했다.
"형님…… 최전선으로 가시기 전에, 훠궈 하나로 마교의 특급 자객을 구워버리시는 저 신산귀모의 경지, 소생은 평생을 가도 미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남궁성은 뜨거운 물을 들이키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내 해독약 녹았잖아…… 훠궈 맛은 보지도 못했는데 연회장이 개판이 되었네…… 나 진짜 전쟁터 가기 싫다고…….'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사천성에서의 마지막 환송 연회마저 훠궈 국물 한 바가지로 자객을 튀겨버리며 최전선 무림맹 군대의 가장 무시무시한 '부대장'이자 신화적인 전쟁 지배자로 출정 준비를 마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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