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40화: 바람 속의 옥수수 대작전
화산파(華山派)의 괴도를 소탕해 달라는 매백영 장로의 청탁에 따라, 남궁성 일행은 마침내 호북성을 떠나 섬서성(陝西省)의 험준한 명산, 화산(華山)의 산자락에 도달했다.
그러나 화산은 마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고요한 길이 아니었다. 칼날처럼 솟아오른 기암괴석과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가파른 절벽 잔도(棧道)가 끝없이 이어지는 험산이었다.
남궁성은 화산파의 무사 두 명이 메고 가는 가벼운 목조 대나무 가마(인력거)에 앉아, 허공에 둥둥 떠가는 기분으로 낭떠러지를 내려다보며 사색이 되어 있었다.
'아이고, 어머니…… 나 죽네! 가마가 조금만 흔들려도 바로 천 길 낭떠러지로 추락하잖아! 등산은 미친 짓이야!'
남궁성은 손을 덜덜 떨며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눈을 감고 미래를 보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가마가 화산의 가장 좁고 가파른 절벽 길인 '창룡령(蒼龍嶺)'을 지날 때, 계곡 사이에서 예측 불가능한 돌발성 산악 돌풍(돌풍)이 거세게 휘몰아친다. 강한 바람에 대나무 가마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며 가마꾼 무사들이 발을 헛디디고, 가마와 함께 남궁성이 절벽 아래로 뼈도 못 추리고 추락해 사망하는 끔찍한 미래가 보였다.
"으악! 바람 한 방에 쥐포가 되겠어!"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을 견디며 살아남을 방도를 찾았다.
돌풍은 정확히 15분 뒤에 창룡령 골짜기를 휩쓸고 지나갈 예정이었다. 바람을 피하려면 가마에서 내려 단단한 바위벽에 설치된 철제 안전 사슬(철쇄)을 붙잡고 몸을 밀착시켜야 했다.
'가마에서 내려야 해. 하지만 아무 이유 없이 무섭다고 내리면 소가주의 체면이 안 서겠지.'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마침 절벽 틈새에는 며칠 전 등산객이 떨어뜨렸거나 화산파의 도사가 장난으로 꽂아둔, 말라비틀어진 야생 옥수수 대(옥수수 자루) 하나가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었다.
만약 그가 가마를 멈추게 한 뒤, "저기 천기(天氣)의 흐름을 조율하는 기이한 신초(神草)가 있구나!"라고 헛소리를 지르며 가마에서 내린다.
그리고 비틀거리며 절벽 틈새로 다가가 옥수수 대를 쥐려다 발이 미끄러져 바위에 단단히 고정된 철제 사슬을 온 힘을 다해 붙잡고 매달린다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미래가 요동쳤다.
남궁성이 가마에서 내려 철쇄를 붙잡고 매달린다.
그 순간, 계곡 밑에서 맹렬한 산악 돌풍이 덮친다. 텅 빈 대나무 가마는 바람에 날려 허공으로 분해되어 날아가 버리지만, 철쇄를 꽉 움켜쥐고 바위에 달라붙은 남궁성과 그를 구경하기 위해 뒤로 물러서 있던 가마꾼들은 목숨을 건지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옥수수야! 내 목숨을 지켜다오!'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눈을 떴다.
가마는 이미 악명 높은 창룡령 절벽 길의 한가운데로 진입하고 있었다. 사방에서 바람 소리가 웅웅대며 불길한 징조를 보였다.
남궁성은 다급하게 가마의 나무 기둥을 두드렸다.
"멈춰라! 당장 가마를 내려라!"
가마꾼들이 당황하며 가마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매백영 장로가 다가왔다.
"소가주 소협, 무슨 일이십니까? 여기서 멈추는 것은 위험합니다."
남궁성은 장엄한 표정으로 절벽 틈새의 마른 옥수수 대를 가리켰다.
"아니다. 저기 화산의 정기를 가득 머금은 기이한 신물이 보이는구나. 내 저것을 취해 화산의 기운을 다스려야겠다."
그는 가마에서 내려 비틀비틀 절벽 가로 다가갔다.
설영 도장과 무사들은 숨을 죽이고 그의 기행(?)을 주시했다.
남궁성은 옥수수 대를 쥐기 위해 손을 뻗었으나, 순간적으로 몰려든 예지력의 두통 패널티로 인해 다리가 풀려 옆으로 비틀거리며 꼬꾸라졌다.
"으와앗!"
그는 넘어지면서 절벽 바위에 박혀 있던 굵직한 철제 안전 사슬을 온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바위에 매달렸다. (사실은 무서워서 온몸으로 철쇄를 껴안은 상태였다.)
바로 그 찰나!
휘이이이이이잉!!!
계곡 아래에서 천둥 치는 소리와 함께 무시무시한 폭풍 같은 돌풍이 절벽 위를 강타했다.
엄청난 기세의 바람이 몰아치자, 바닥에 놓여 있던 대나무 가마는 낙엽처럼 허공으로 붕 떠오르더니 계곡 아래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가마꾼 무사들은 남궁성을 보느라 절벽 안쪽에 붙어 서 있었기에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남궁성은 눈을 질끈 감은 채, 철제 사슬을 껴안고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바람이 잠잠해지자, 매백영 장로와 무사들은 박살 난 계곡 아래를 내려다보며 소름이 돋아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 이럴 수가……! 갑작스러운 돌풍을 미리 감지하시고 우리를 가마에서 내리게 하신 게로다!"
"신초를 줍겠다는 기발한 핑계로 철쇄를 붙잡고 몸을 피하셨어! 소가주님이 아니었다면 가마꾼들과 삼공자님 모두 계곡 아래로 사라졌을 터!"
설영 도장 역시 바람에 흩날린 머리칼을 정리하며 경탄했다.
"화산의 바람마저 계산하여 철쇄에 몸을 묶으시다니…… 남궁 소협의 신산은 매 순간 가문의 무사들을 지키는 자비로 가득 차 있군요."
남궁성은 먼지 가득 묻은 옥수수 대를 쥐고,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눈물을 흘렸다.
'바람이 너무 세서 오줌 누는 줄 알았네…… 옥수수는 왜 썩어 있어 먹지도 못하겠구먼…… 가마가 날아갔으니 이제 걸어가야 하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화산 창룡령의 낭떠러지 잔도에서마저 옥수수 대 하나로 목숨을 구하고 돌풍을 피하는 대기적을 선보이며 화산파의 모든 도망자들에게 '바람도 다스리는 군사'로 두려움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