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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39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39화: 기름진 손이 부른 명중

마교 호북 분타의 자멸 진법을 깨부수고 무사히 무당파로 돌아온 원정대를 맞이한 것은, 호북성 전체를 뒤흔드는 광란에 가까운 축제였다.

남궁성의 위상은 이제 신화를 넘어 살아있는 무림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무당파의 장문인 정선선인은 삼일 밤낮 동안 성대한 연회를 열어 남궁성을 대접했다.

연회 마지막 날, 특별한 빈객이 무당파를 찾아왔다. 정파의 명문 중 하나인 화산파(華山派)의 장로인 '매백영(梅白影)'이었다. 그는 화산파의 영약인 '자하단(紫霞丹)'을 훔쳐 달아나는 화산의 괴도들을 소탕해 달라는 간곡한 청탁을 들고 온 참이었다.

"소가주 소협! 화산의 험준한 산세에 숨어든 사파 괴도들의 농간에 가문이 골머리를 앓고 있소이다. 소협의 신산이라면 그들의 흔적을 단숨에 찾아내실 터, 부디 화산으로 동행해 주시구려."

남궁성은 닭다리를 뜯으며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화산?! 거기는 계단도 좁고 가파른 절벽 길밖에 없잖아! 등산은 질색이라고! 난 남궁세가 내 침대로 가고 싶단 말이다!'

남궁성이 거절의 말을 건네려던 찰나, 매백영 장로가 품 안에서 화산파의 절예가 깃든 명검, '매화검(梅花劍)'을 꺼내 선물로 바쳤다.
"이것은 화산의 장인이 백련 정강으로 단련한 명검이오. 소협의 출도를 축하하는 화산파의 성의니 부디 받아주시오."

남궁성은 명검이라는 말에 혹시 모를 불길한 기운을 느껴 눈을 지그시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매백영 장로가 건넨 매화검을 남궁성이 정중하게 건네받아 검집을 빼는 순간, 검집 내부의 스프링 장치에 장착되어 있던 흑마련의 비밀 암기인 '귀면독침(鬼面毒針)'이 뿜어져 나와 남궁성의 손바닥을 관통한다. 선물이 마교 첩자에 의해 살상 무기로 개조되어 있었던 것이다! 남궁성은 맹독에 중독되어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끔찍한 미래가 보였다.

"으악! 선물이 아니라 시한폭탄이잖아!"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암기 장치를 안전하게 해체하고 자객을 폭로할 방도를 찾았다.
독침은 검집의 주둥이 부분에 숨겨져 있었고, 검을 뽑는 마찰력이나 검집이 강한 충격을 받을 때 발사되게 설계되어 있었다.

'검을 직접 받지 않고 떨어뜨려 충격을 주어야 해. 마침 연회장 입구 구석에는 무당파의 시종으로 위장한 마교의 첩자가 문틈으로 내 손을 주시하고 있군.'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매화검을 건네받으려다, 닭다리를 뜯어 기름이 잔뜩 묻은 미끄러운 손가락 때문에 검을 놓친다.
떨어지는 검을 받으려 발버둥 치다 발끝으로 검집의 코등이를 걷어차고, 검집은 미끄러지듯 날아가 탁자 다리를 들이받는다.

충격으로 검집 주둥이에서 귀면독침이 슉! 발사되는데, 그 독침이 문틈으로 상황을 감시하던 마교 첩자의 어깨에 팍 꽂힌다. 첩자는 독에 중독되어 비명을 지르며 문을 부수고 자빠지는 미래가 선명하게 그려졌다.

'좋아, 기름진 닭다리가 살린 목숨이로군!'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을 참으며 닭다리의 기름을 손가락에 골고루 묻혔다.

매백영 장로가 옥빛 매화검을 정중히 내밀었다.
"소가주 소협, 받아주시오."

남궁성은 엄숙한 표정으로 검을 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의 손가락에는 닭기름이 흥건하게 묻어 있었다.

스르륵!

"어어?!"

남궁성의 손에서 미끄러진 매화검이 아래로 툭 떨어졌다.
남궁성은 당황하여 발로 검을 받아내려 휘둘렀으나, 그의 발끝이 검집의 주둥이를 사정없이 걷어차고 말았다.

깡!

검집은 팽이처럼 돌며 연회장 청석 바닥을 미끄러져 날아가, 구석진 기둥 탁자 다리를 강하게 들이받았다.

쾅!

그 충격으로 검집 주둥이에 매설되어 있던 흑마련의 암기 장치가 발동했다.
픽!

날카로운 파공음과 함께 푸른 독기가 서린 귀면독침이 문틈을 향해 벼락처럼 날아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연회장 문틀 뒤에서 상황을 엿보던 무당파 시종 복장의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문을 부수고 안으로 자빠졌다.
"으아아악!!! 내 어깨!!! 독이다!!!"

사내의 어깨에는 검집에서 발사된 독침이 깊숙이 박혀 있었고, 그의 몸은 마비 독 때문에 사시나무 떨듯 떨며 거품을 물었다.

무사들이 순식간에 날아올라 자객을 결박했다.

연회장 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화산파의 매백영 장로는 얼굴이 흙빛이 된 채 자리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 이럴 수가……! 화산파의 선물이 자객의 암기로 개조되어 있었단 말인가! 소협, 내 진정 몰랐소이다! 천하에 죽을죄를 지었소!"

옆에 있던 무당파 장문인 정선선인은 감탄을 금치 못하며 박수를 쳤다.
"오오……! 삼공자는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오! 화산의 장로조차 모르는 암기의 기운을 손을 대기도 전에 눈치채시고, 닭기름 묻은 손을 이용해 검을 떨어뜨려 장치를 안전하게 발동시키셨어!"

"그렇소! 심지어 날아간 독침이 문 뒤에 숨어 있던 자객의 어깨를 정확히 꿰뚫게 각도까지 조절하시다니, 삼공자의 신산은 정말 귀신도 울고 갈 지경이로구려!"

남궁휘는 눈물을 흘리며 포권을 취했다.
"형님…… 화산파의 명예를 지켜주면서도 숨겨진 첩자를 잡는 저 기막힌 수법, 소생은 평생의 귀감으로 삼겠습니다!"

남궁성은 닭기름 묻은 손가락바라보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피눈물을 흘렸다.
'미끄러져서 떨어뜨린 거라고…… 내 귀한 검인데 바닥에 긁혔잖아…… 닭고기 맛있네…….'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화산파의 선물 전달식마저 닭기름 하나로 첩자 소탕의 무대로 바꾸어 놓으며 강호 무림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도 엉뚱한 천재로 다시 한번 무림맹 전체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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