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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32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32화: 무당파의 찻상 대결

남궁성 일행이 무당파(武當派)의 대도관에 들어서자, 장문인 정선선인(靜禪仙人)을 비롯한 도인들이 성대한 환영의 예로써 그들을 맞이했다. 설영 도장이 가는 길에 겪은 '연기 매복책'을 격찬하며 남궁성의 위상을 드높인 덕분이었다.

장문인 정선선인은 대도관의 내실에서 남궁성 일행에게 차를 대접하며 흐뭇하게 웃었다.
"소가주 소협의 지혜는 진정 도가(道家)의 무위자연(無爲自然)과 닮아 있구려. 우리 무당의 도인들도 소협의 안계에 크게 감복했소."

그러나 무당파의 젊은 제자들 모두가 이 환대를 곱게 보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무당파의 제일천재이자 '태극검법(太極劍法)'의 후계자로 손꼽히는 대제자 무경(武慶)은, 남궁성이 내공도 없이 칭송받는 모습에 심한 경쟁심을 품고 있었다.

무경은 찻상을 차려오며 은근슬쩍 대화(對話-내력으로 겨루는 차례)를 청했다.
"소가주 소협. 무당의 태극(太極)은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하고, 흐름을 따라 상대를 이끄는 법입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가벼운 찻잔 대결로 소협의 깊은 경지를 이 대제자에게도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무경은 말을 마치자마자, 뜨거운 찻잔들이 가득 놓인 묵직한 목조 찻상을 태극진기(太極眞氣)를 실어 남궁성을 향해 슥 밀었다.
찻상은 탁자 위를 미끄러지듯 날아가며, 남궁성이 내력으로 받아내지 않으면 뜨거운 찻물이 그의 얼굴로 뿜어져 나와 내공 없음이 탄로 나게 설계된 은밀하고 매서운 시험이었다.

남궁성은 등줄기에 식은땀이 쭉 흘렀다.

'이 도사 녀석이 대낮부터 미쳤나! 내력도 없는 나한테 펄펄 끓는 찻상을 던지다니!'

남궁성은 다급하게 눈을 감고 미래를 보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찻상이 빠르게 밀려오자, 남궁성이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막으려 한다. 그러나 찻상에 실린 강력한 태극진기가 남궁성의 찻잔들을 깨뜨리며 펄펄 끓는 물이 남궁성의 손과 얼굴에 튀어 큰 화상을 입고 비명을 지르는 비참한 미래가 그려졌다.

'으악! 내 고운 피부에 흉터가 생기잖아!'

머리가 쪼개질 듯 아파왔다. 인과율을 비틀 대안을 찾아야 했다.
밀려오는 찻상의 기세를 흘려보내고 역방향으로 튕겨내야 했다.

'찻상이 미끄러지는 궤적은 정확히 일직선이다. 만약 미끄러지는 찻상의 한쪽 모퉁이 밑에 단단하고 아주 작은 이물질을 끼워 넣어 회전축을 만든다면?'

남궁성은 마침 다과로 나온 참외의 씨앗(참외씨)을 씹고 있었다.

만약 찻상이 도달하기 직전, 남궁성이 목구멍에 걸린 참외씨를 퉤 하고 뱉어내는데, 그 참외씨가 찻상의 왼쪽 모퉁이 아래에 정확히 깔린다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미래가 요동쳤다.
참외씨가 찻상 왼쪽에 깔리자, 일직선으로 날아오던 찻상이 참외씨를 축으로 삼아 팽이처럼 급격하게 회전하기 시작한다.
회전하면서 찻상에 실려 있던 태극진기의 전진력이 원심력으로 뒤바뀌며 회전 기운으로 상쇄되고, 찻잔의 뜨거운 물은 원심력 때문에 밖으로 튀지 않고 찻잔 벽에 붙어 맴돈다.

그리고 찻상은 팽이처럼 돌며 방향을 꺾어, 밀었던 무경을 향해 다시 역방향으로 날아가 무경의 코앞에 딱 멈추어 서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참외씨의 회전력을 보여주마!'

남궁성은 터질 듯한 두통을 참으며 참외씨를 입술 끝에 장전했다.

무경의 손끝에서 뿜어진 푸른 기운과 함께, 뜨거운 찻상이 탁자 위를 미끄러지며 남궁성의 가슴을 향해 돌진해 들어왔다. 찻물이 파르르 떨리며 뿜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궁성은 타이밍을 맞추어 기침을 하는 척하며 참외씨를 퉤 하고 뱉어냈다.

"콜록! 퉤!"

슝!
입에서 뿜어진 작은 참외씨가 탁자 바닥을 튕기며 돌진하던 찻상의 왼쪽 모퉁이 밑으로 쏙 들어갔다.

그 순간.
스르르륵! 위잉!

일직선으로 날아오던 백 근 무게의 목조 찻상이 참외씨를 딛는 순간, 기가 막히게 회전력을 얻어 팽이처럼 맹렬하게 돌기 시작했다.
회전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바람 소리가 날 지경이었으나, 신기하게도 찻잔 속의 끓는 물은 원심력의 지배를 받아 잔 밖으로 한 방울도 튀지 않았다.

그리고 찻상은 팽이처럼 돌며 탁자 위를 유유히 미끄러져 가더니, 그것을 밀었던 무경의 코앞에서 팽그르르 돌다 톡 소리를 내며 멈추어 섰다.

찻상의 기세에 짓눌려 무경의 도포가 세차게 흩날렸다.
무경은 사색이 된 채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이게 무슨……!'

대도관 안의 도인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들의 눈에는 방금 전 상황이 그야말로 신화의 한 장면 같았다.

"사량발천근(四兩撥千斤)…… 네 냥의 힘으로 천 근을 다스린다는 태극의 극의다!"
"검을 쓰지도 않고, 단 하나의 가벼운 씨앗만으로 무경의 태극진기를 역류시켜 완벽한 원(圓)의 궤적으로 돌려보내다니!"
"장문인인 나조차 저토록 완벽한 흐름의 제어는 불가능하거늘…… 삼공자의 무학은 이미 도(道) 그 자체로구나!"

무경은 바닥에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흘렸다.
"소가주 소협…… 제가 오만했습니다. 소협께서는 무당의 태극을 저보다 훨씬 더 깊게 이해하고 계셨군요. 제 진기가 소협의 씨앗 한 톨 앞에서 춤을 추었을 뿐입니다. 이 패배를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남궁성은 뜨끈한 참외를 씹으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눈물을 흘렸다.
"참외씨가 목에 걸려 죽을 뻔했다니까…… 왜 다들 소리를 지르고 그래……."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무당파의 대도관에서마저 참외씨 하나로 태극의 극의를 선보이며 무당의 도인들마저 단숨에 신도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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