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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31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31화: 강호 출도, 연기 속의 살기 (2부 시작)

사촌 동생 남궁휘를 하루아침에 절정의 화경 고수로 만들어 버린 사건은 강호 무림을 통째로 뒤흔들었다. 무림인들은 남궁성을 "자신의 영약마저 동생에게 아낌없이 베푸는 대인배이자, 천지자연의 도(道)를 깨달은 성인"이라 부르며 경배했다.

이러한 위명 덕분에 남궁성은 무림맹 총본부의 특별 의뢰를 받아, 마교(魔敎)의 잔당들과 사파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는 호북성(湖北省) 무당산(武當山) 인근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번 여정에는 화경의 고수가 되어 성성이를 보좌하는 남궁휘와 함께, 무당파(武當派)의 차세대 여검수이자 고지식하고 깐깐하기로 이름난 설영(薛鈴) 도장이 길잡이로 합류했다.

설영은 남궁성을 둘러싼 온갖 신화적인 소문들에 대해 은근한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 한들 내공 한 푼 없는 자가 그토록 신묘한 안계를 펼친단 말인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다.'

마차는 호북성의 깊고 험준한 계곡인 '취무협(聚霧峽)'의 초입에 다다랐다.
취무협은 사계절 내내 짙은 안개가 자욱하여 매복하기 딱 좋은 위험한 지형이었다.

마차 안에서 푹신한 쿠션에 기대어 졸고 있던 남궁성은 불길한 안개의 기운에 흠칫 놀라 눈을 감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마차 일행이 취무협의 좁은 계곡 깊숙이 진입했을 때, 안개 속에서 마교의 하급 분타 소속인 '환영살수(幻影殺手)'들이 기습해 온다. 그들은 특수한 환각성 sleeping gas인 '혼미향(混迷香)'을 가득 채운 보라색 연기탄을 터뜨린다. 무사들과 설영은 연기에 취해 무력하게 쓰러지고, 남궁성은 밧줄에 묶인 채 질질 끌려가는 비참한 미래가 선명하게 보였다.

"으악! 안개 속에 연기탄이라니!"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 속에서 매복을 분쇄할 방도를 찾았다.
보라색 혼미향은 바람의 방향에 극도로 민감한 가스였다. 마침 계곡 동쪽에서 강한 서풍이 불기 시작할 타이밍이었다.

'계곡 진입 직전에 마차를 세워야 해. 그리고 강력한 역방향의 매연을 피워 저 보라색 연기를 계곡 안으로 밀어내 버린다면?'

남궁성은 예지를 수정했다.
그가 계곡 초입에서 갑자기 몸을 떨며 "너무 춥다! 뼈마디가 시리다! 여기서 불을 피워 감자를 구워 먹어야겠다!"라고 소리쳐 마차를 멈춘다.
그리고 주변에 널려 있는 진이 많은 젖은 소나무 가지와 쑥풀(쑥을 태우면 연기가 많이 난다)을 모아 거대한 횃불 같은 모닥불을 피운다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미래가 요동쳤다.
남궁성의 명령에 무사들이 젖은 소나무와 쑥풀로 불을 피운다. 엄청난 양의 메케하고 매운 백색 매연 폭풍이 일어난다.
마침 불기 시작한 동풍을 타고 매연이 계곡 안으로 사정없이 휩쓸려 들어간다.

계곡 안에서 매복하고 있던 환영살수들은 자신들이 혼미향을 터뜨리기도 전에, 날아든 맵고 메케한 쑥 연기 폭풍에 눈물, 콧물을 흘리며 "커흑! 쿨럭! 눈 따가워!" 하고 기침을 하며 계곡 밖으로 뛰쳐나와 무력하게 뻗어버리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연기에는 연기다!'

남궁성은 골머리를 싸매며 눈을 떴다.
마차는 이미 안개 낀 계곡으로 진입하기 직전이었다. 남궁성은 이불을 걷어차고 창문을 열어 비명을 질렀다.

"멈춰라!!! 당장 마차를 세워라!!!"

길잡이 설영이 검을 쥔 채 다가왔다.
"남궁 소협, 왜 그러십니까? 여기는 매복 위험 지역이라 서둘러 돌파해야 합니다."

"아니다! 내 뼈가 시리다! 삭신이 쑤셔 견딜 수 없으니, 당장 저 덤불의 젖은 소나무와 쑥풀들을 꺾어와 불을 피워라! 따뜻하게 불을 쬐고 감자라도 구워 먹어야겠다!"

설영의 이마에 핏줄이 섰다.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이런 위험한 곳에서 불을 피워 아궁이를 만들겠다니, 적들에게 우리 위치를 광고하시는 겁니까?!"

그러나 남궁휘는 이미 벽해검으로 소나무와 쑥풀을 한 아름 베어와 불을 지피고 있었다.
"형님의 말씀에는 깊은 뜻이 있다! 즉시 불을 피워라!"

치이이익! 탁!

불이 붙자마자, 젖은 소나무의 진과 쑥풀이 반응하여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맵고 메케한 시커먼 연기 폭풍이 대량으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설영을 비롯한 무사들이 연기를 피하려 켁켁거리는 찰나, 동쪽 산맥 너머에서 강한 바람이 계곡 쪽으로 휘몰아쳐 불기 시작했다.

슝-!

엄청난 양의 시커먼 연기 폭풍은 바람을 타고 취무협 계곡 안으로 파도처럼 휩쓸려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계곡 안쪽의 짙은 안개 속에서 처절한 기침 소리와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커흑! 쿨럭! 매워! 매워 죽겠다!"
"내 눈! 안 보여! 눈물이 안 멈춰!"

검은 옷을 입고 복면을 쓴 살수 수십 명이 매연을 이기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계곡 밖으로 허둥지둥 뛰쳐나왔다. 그들의 손에는 보라색 연기탄들이 들려 있었으나, 매운 연기에 질식해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하고 무기를 떨어뜨린 채 바닥을 뒹굴었다.

"적습이다! 살수들을 제압하라!"

남궁휘와 세가 무사들이 순식간에 날아올라 무방비 상태의 살수들을 단숨에 묶어 제압했다.

설영은 검을 쥔 채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 이게 무슨……!'

설영의 머릿속에 전율과 함께 해괴한 깨달음이 몰려왔다.
남궁성은 계곡의 안개 속에 숨겨진 살수들의 살기와, 바람의 방향이 동풍으로 바뀔 타이밍을 정확히 잃고 있었다. 그리고 적들이 특수한 기체 암기를 쓰기 전에, 젖은 소나무와 쑥풀의 탄소 성분을 이용해 역방향의 매연을 피워 적의 호흡기를 먼저 제압한 것이다!

이 어찌 천지자연의 기상과 물리적인 요소를 계산하여 적을 파멸시키는 격외(格外)의 신산이란 말인가!

설영은 붉어진 얼굴로 남궁성에게 포권을 취했다.
"남궁 소협…… 제 무례를 사과드립니다. 소협의 안계는 진정 소문 그 이상이었습니다. 계곡의 바람마저 지배하시다니…… 경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남궁성은 연기에 매워 눈물을 찔끔 흘리며, 뇌맥을 관통하는 편두통 속에서 독백했다.
'감자 구워 먹으려고 피운 건데…… 왜 매연이 저리 가냐…… 눈 매워 죽겠네…….'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호북성 무당산 초입에서마저 쑥 연기 하나로 마교의 살수들을 눈물바다로 만들며 화려한 강호 기행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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