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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26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26화: 육포 한 조각의 심문법

어젯밤 목욕탕에서 바가지로 때려잡은 흑마련의 자객 삼인방은 낙양 분타의 지하 지하감옥에 쇠사슬로 단단히 결박되어 있었다.

분타주 조필광과 무림맹 백현 장로, 그리고 남궁휘는 이른 아침부터 남궁성을 감옥으로 안내했다. 그들은 자객들을 잡은 주인공인 남궁성이 직접 심문을 주도해야 한다며 눈을 빛내고 있었다.

"소가주 소협, 저들은 흑마련에서도 독하기로 소문난 '묵풍대(默風隊)'의 일원들입니다. 웬만한 고문으로는 입을 열지 않을 터이니, 소협의 신묘한 혜안으로 저들의 심리를 무너뜨려 주십시오."

남궁성은 피곤해 죽을 지경이었다.

'심문은 무슨…… 얼른 대충 불게 만들고 난 내 방에 가서 잠이나 자고 싶다고.'

남궁성은 쇠사슬에 묶인 채 독기 어린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자객 대장 '귀영(鬼影)'을 바라보았다. 귀영은 이가 갈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남궁세가의 애송이 놈…… 아무리 날 묶어둔들 내 입에서 정보가 나올 리 없다! 사파의 의리는 꺾이지 않는다!"

남궁성은 속으로 한숨을 쉬며 눈을 감고 미래를 보았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심문이 시작되자마자 귀영은 비열하게 웃으며 왼쪽 어금니에 숨겨둔 맹독 캡슐을 깨물어 자결한다. 자객 대장이 자결해 버리자 흑마련의 단서가 완전히 끊기고, 무림맹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남궁성에게 더 위험한 전선으로 나아가 조사를 계속하라는 임무를 부여하는 끔찍한 미래가 그려졌다.

'안 돼! 저놈이 죽으면 내가 더 귀찮아져! 무조건 살려서 정보를 다 불게 만들어야 해!'

남궁성은 머리를 관통하는 두통을 견디며 귀영의 자결을 막을 방법을 궁리했다.
독 캡슐은 왼쪽 어금니에 있었다. 저 어금니를 깨물지 못하게 턱을 고정하거나, 이물질을 끼워 넣어야 했다.

그때, 남궁성의 손가락 끝에 주머니 속 가출할 때 챙겨두었던 딱딱하고 질긴 말린 소고기 육포(肉脯) 조각이 만져졌다. 세가에서 비상식량으로 만든 아주 질기고 두툼한 육포였다.

'만약 저놈이 독 캡슐을 깨물기 직전, 내가 육포를 입에 물리거나 던져 넣는다면?'

예지가 미세하게 수정되었다.
귀영이 독을 깨물기 위해 입을 살짝 벌리는 순간, 남궁성이 질긴 육포 조각을 튕겨 그의 벌어진 입속으로 정확히 골인시킨다.
육포는 귀영의 왼쪽 어금니 사이에 기가 막히게 끼어 들어가 고정된다. 귀영은 턱을 다물려 하지만 질긴 육포의 탄성 때문에 독 캡슐을 깨물지 못하고 턱이 막힌다.

당황해서 육포를 뱉어내려 켁켁거리는 사이, 목구멍의 자극으로 인해 숨겨두었던 독 캡슐이 밖으로 퉤 하고 튀어나오는 미래가 나타났다.

'좋아, 쇠고기 육포의 탄력성을 믿어보자.'

남궁성은 이마를 누르며 눈을 떴다.
귀영은 이미 혀를 굴리며 어금니의 캡슐을 깨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입술이 미세하게 벌어지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지옥에서 보ㅈ……."

바로 그 찰나!
남궁성은 주머니에서 아주 질긴 육포 조각 하나를 꺼내, 손가락으로 튕겨 귀영의 입을 향해 쾌속하게 날렸다.

딱!

슉- 턱!

기가 막히게도 날아간 육포 조각이 귀영의 벌어진 입속으로 쏙 들어갔고, 정확히 그의 왼쪽 어금니와 송곳니 사이에 세로로 꽉 끼어 들어갔다.

귀영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읍?! 읍……!"

귀영은 독을 깨물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아래턱을 다물려 했다. 하지만 남궁세가 주방에서 오십 년 동안 고기를 말려온 장인이 만든 특제 육포는 강철보다 질겼다. 육포는 단단하게 턱을 지탱했고, 귀영의 턱관절은 지렛대처럼 고정되어 캡슐에 압력을 가할 수 없었다.

"켁! 켁! 퉤!"

귀영은 당황하여 육포를 뱉어내려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으나, 이빨 사이에 꽉 낀 육포는 쉽게 빠지지 않았다. 오히려 침이 엉키면서 기도를 막아 켁켁거리기 시작했다.
구역질이 치밀어 오른 귀영이 격하게 기침을 했다.

"커헉! 퉤! 퉤!"

그 순간, 귀영의 왼쪽 어금니 틈새에 숨겨져 있던 작은 푸른색 독 캡슐이 육포와 함께 침 섞인 비명처럼 밖으로 툭 튀어나와 지하 감옥의 먼지 쌓인 탁자 위로 굴러갔다.

탁.

푸른 캡슐을 확인한 백현 장로가 단숨에 손을 뻗어 그것을 수거했다.
"이, 이것은 당가의 '난혼단(亂魂丹)'! 깨무는 순간 즉사하는 극독 캡슐이구나! 자결하려던 것이었어!"

지하 감옥 안은 순간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자객 귀영은 자신의 마지막 자결 수단마저 완벽하게 봉쇄당하자, 영혼이 유탈된 듯한 공포 서린 눈으로 남궁성을 바라보았다.

'이, 이 남궁성의 인간은 대체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귀영의 머릿속은 절망으로 가득 찼다.
자신이 자결하려는 순간, 숨겨둔 독의 위치, 그리고 깨무는 타이밍의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완벽하게 계산하여 육포 하나로 이빨을 고정해 자결을 막았다. 이것은 고문보다 더 끔찍한 '절대적인 지배'였다.

귀영은 사시나무 떨듯 떨며 눈물을 흘렸다.
"내…… 내 자결 타이밍까지 읽고 있었다니…… 당신은 인간이 아니야! 귀신이다! 내 전부를 불겠다! 살려만 다오!"

귀영은 자포자기한 채 흑마련의 낙양 비밀 분타 위치와 그들의 다음 계획(낙양성 내 상단 습격)을 모조리 털어놓았다.

조필광 분타주와 백현 장로는 감격과 전율에 차 몸을 떨었다.
"오오……! 고문 도구 하나 쓰지 않고, 오직 육포 한 조각의 기경(奇勁)으로 절정 자객의 심리 장벽을 완전히 무너뜨려 자백을 받아내시다니!"

"과연 소가주 소협의 심문법은 천하에 유례가 없는 도(道)의 경지이오! 무림맹의 그 어떤 고문관도 소협을 따라갈 수 없겠구려!"

남궁휘는 묵묵히 포권을 취하며 존경을 표했다.
"형님…… 육포 하나로 생사를 가르는 저 솜씨, 소생은 평생을 배워도 따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남궁성은 이빨 사이에 낀 침을 삼키며, 터질 듯한 두통 속에서 하늘을 보았다.
'육포가 너무 질겨서 버리려고 뱉었는데…… 왜 저놈 입에 들어간 거야…… 배고프다…….'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육포 한 조각으로 일류 자객의 자결을 막고 비밀 분타의 위치를 알아내며 낙양 무림맹 분타의 전설적인 고문관(?)으로 등극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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