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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20화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미래를 보는 세가의 미친개

20화: 미친개의 선언, 강호로 향하다

사당에서의 자객 생포 사건 이후, 무림맹 백현 장로는 남궁성을 "젊은 세대의 구원자이자 대협"이라 부르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했다. 가주 남궁태황 역시 아들의 소가주 지위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남궁성은 정식으로 남궁세가의 차기 소가주 후보이자 세가의 공식 대표가 되었다.

그러나 정식 임명장을 받기도 전에, 무림맹으로부터 다급한 공문이 날아왔다. 세가 경계선 부근에 위치한 낙양(洛陽) 인근에서 흑도(黑道) 세력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으니, 남궁세가의 대표로서 삼공자가 직접 무사들을 이끌고 출도하여 무림의 평화를 수호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망했다. 집 떠나면 고생인데, 왜 내가 강호로 나가야 해!'

남궁성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징징거렸으나 소용없었다.
강호 출도 전날, 남궁성은 연무장에 모인 수백 명의 세가 무사들과 맹의 빈객들 앞에서 출사표를 던지는 '출도 의식'과 짧은 훈화 연설을 해야만 했다.

대연무장 단상 위에 올라선 남궁성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수백 개의 눈동자가 오직 그의 입술만을 주목하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나는 무공도 못 하고 귀찮으니 너희들끼리 잘해라"라고 하면 가주님이 날 죽이려 하겠지?'

남궁성은 눈을 질끈 감고 예지력을 발동했다.
대략 1각(15분) 뒤의 미래.

남궁성이 단상 중앙에서 한창 헛소리를 읊조리고 있을 때, 하늘을 날아가던 거대한 솔개 한 마리가 단상 바로 위를 지나며 엄청난 양의 새똥을 배설한다. 단상 중앙에 꼿꼿이 서 있던 남궁성의 예복 머리통 위에 찌지직 하고 새똥이 정타로 꽂힌다. 천재 소가주 후보가 새똥 테러를 당해 가문의 위신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웃음거리가 되는 미래였다.

"으아아악! 그건 안 돼!"

남궁성은 내면에서 비명을 질렀다. 두통이 뇌리를 찌르는 와중에 새똥의 궤적을 피할 방도를 찾았다.

'솔개가 날아오는 궤적은 정확히 남동쪽에서 북서쪽이다. 내가 단상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세 걸음 물러선 뒤, 바닥의 작은 자갈을 튕겨 솔개를 놀라게 하면 놈은 똥을 누지 못하고 도망칠 것이다.'

남궁성은 예지를 미세하게 수정했다.
그가 단상 오른쪽으로 비틀거리며 물러선 뒤, 손끝으로 자갈을 튕겨 솔개를 맞춘다. 깜짝 놀란 솔개는 똥을 누는 대신, 발톱에 움켜쥐고 있던 작은 대나무 통을 단상 위로 떨어뜨리고 도망친다.

그런데 그 대나무 통 속에는 남궁세가 내부에서 흑마련과 내통하고 있던 진짜 배신자들의 명단(밀서)이 들어 있는 미래가 펼쳐졌다. 솔개는 사실 흑마련이 세가 내부의 첩자와 연락하기 위해 부리던 전서구(傳書鳩)였던 것이다!

'오호라, 일석이조구나. 똥도 피하고 첩자도 잡는다!'

남궁성은 지독한 두통을 견디며 눈을 떴다.
수백 명의 무사들이 그의 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남궁성은 짐짓 가부좌를 틀듯 엄숙한 자세를 취하다가, 단상 중앙에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세 걸음 툭, 툭, 툭 걸어갔다. 그리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아주 짧고 난해한 독백을 뱉었다.

"검은 하늘에 있고, 바람은 땅에 부는 법. 삿된 기운은 결코 허공을 가르지 못하리라."

무사들은 그 깊은(?) 뜻을 이해하려 머리를 굴렸다.
바로 그 순간, 남궁성은 발밑에 굴러다니던 작은 대추나무 씨앗(어제 먹다 버린 것)을 검지손가락으로 튕겼다.

딱!

공기를 가르고 날아간 씨앗이 하늘 높은 곳에서 날아오던 거대한 솔개의 다리를 정확히 강타했다.
"끼에에엑!"

솔개는 날갯짓을 퍼덕이며 궤적을 흩트렸다. 그 덕분에 솔개의 항문에서 뿜어져 나온 배설물 폭풍은 남궁성이 원래 서 있던 단상 중앙의 바닥을 정확히 타격했다.

철퍼덕!

지독한 냄새와 함께 바닥에 똥이 퍼졌다. 남궁성은 세 걸음 옆에 서 있었기에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동시에 솔개는 다리에 타격을 입고 버둥거리며 발톱에 쥐고 있던 대나무 통을 아래로 툭 떨어뜨렸다. 대나무 통은 포물선을 그리며 남궁성의 발밑으로 정확히 배달되었다.

솔개는 비명을 지르며 북쪽 하늘로 도망쳐 버렸다.

남궁성은 바닥에 떨어진 대나무 통을 주워 뚜껑을 열고 종이를 꺼냈다.
종이에는 붉은 인장이 찍힌 밀서와 함께, 세가 내부의 외당 집사와 호위 무사 세 명의 이름이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남궁성은 밀서를 가주 남궁태황에게 건넸다.
"아버님, 삿된 기운의 꼬리가 여기 있습니다."

밀서를 받아 든 남궁태황의 얼굴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질렸다.
"이, 이것은…… 흑마련의 비밀 인장! 여기에 적힌 자들은 외당의 첩자들이 아니더냐! 여봐라! 즉시 이 밀서에 적힌 자들을 포박하라!"

"예!!!"

호위 무사들이 즉각 움직여 연무장 구석에 서 있던 배신자 무사들을 제압했다.

무림맹의 백현 장로는 머리를 감싸 쥐며 단상 아래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오오…… 소가주 소협! 연설을 하시는 찰나에도 천공의 구름 뒤에 숨어 날아오던 흑마련의 전서구를 감지하고, 단 세 마디의 시구로 그들의 음모를 파헤치시다니! 정녕 소협의 안계(眼界)는 삼라만상을 다 품고 계신단 말이오!"

세가의 무사들은 일제히 칼을 뽑아 하늘을 향해 치켜들며 소리 높여 외쳤다.
"소가주! 소가주! 소가주!"

남궁성은 열광하는 무사들과 똥이 흥건한 단상 바닥을 번갈아 보며, 골이 깨질 듯한 두통 속에서 독백했다.
'솔개 똥을 피하려고 피한 건데…… 밀서가 왜 저기서 나와…… 나 그냥 집에 있으면 안 되냐고…….'

남궁세가의 공식 미친개 남궁성은, 그렇게 출도 의식마저 첩자 소탕작전으로 마무리 지으며, 세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위명을 떨치며 강호 출도(江湖出道)의 첫 발걸음을 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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