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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39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39화: 이름이 빌린 손

이름이 있으면 사람들은 안심했다.

공란보다 나았기 때문이다.

camera_maintenance_profile

촬영 장비 점검 프로필.

그 이름은 너무 그럴듯했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조 코치가 업체 확인 통화 녹취를 끊고, 같은 줄을 다시 띄웠다.

"업체 쪽 서버에는 해당 시각 요청이 없습니다."

앤서 핌스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누가 우리 카메라에 업체 이름을 붙였다는 뜻입니까?"

아서 웨스트는 바로 비용을 떠올렸다.

"외부 업체 책임으로 넘길 수 없으면 촬영 지연과 시설 점검 지연이 전부 클럽 책임이 됩니다."

서시우는 화면을 보며 대답했다.

"지금 책임을 넘기면 이름이 증거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그 말에 방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

시우는 로그의 첫 줄을 가리켰다.

"이름이 누구 것인지보다, 그 이름이 어디에서 실행됐는지 봐야 합니다."

조 코치가 세 개의 창을 나란히 띄웠다.

업체 API 로그.

클럽 내부 작업 큐.

현장 카메라 명령 기록.

15:08:44

예약 작업 생성.

15:13:52

자동 정렬 실행.

15:13:56

자동 정렬 종료.

15:13:58

구식 포인트 물리 링크 감지.

앤서가 낮게 말했다.

"실행은 내부 큐에서 나갔습니다."

아서는 화면을 좁혀 보았다.

"외부에서 바로 카메라를 건드린 게 아니군요."

"네."

시우가 말했다.

"누가 카메라를 돌린 게 아니라, 카메라가 스스로 돌아야 하는 시간표를 만들어 둔 겁니다."

그 차이는 작지 않았다.

사람이 복도에 서서 조작했다면 그 사람을 찾으면 됐다.

하지만 시간표를 만들어 둔 것이라면, 사람은 이미 그 자리를 떠난 뒤였을 수 있었다.

눈이 벽을 보는 네 초.

그 네 초는 현장에 있던 손보다 먼저 준비된 시간이었다.


훈련장에서는 벤 올리베리가 공 앞에서 발을 굳혔다.

조나 그랜트는 선 밖에 있었다.

이번에는 손가락을 들지 않았다.

마르코 리드가 벤치에서 말했다.

"세 번째 터치 금지."

벤이 얼굴을 찌푸렸다.

"두 번 안에요?"

"두 번 안에 보라는 거지. 두 번 안에 끝내라는 말은 아니다."

리암 애스크가 복도 의자에서 덧붙였다.

"공 말고 발끝을 보세요. 발끝보다 먼저 골반이 닫힙니다."

벤은 숨을 들이켰다.

첫 터치.

중앙.

수비수의 무릎이 따라 들어왔다.

두 번째 터치.

바깥.

뒤쪽 수비의 어깨가 열렸다.

예전의 벤이라면 그 열린 공간으로 공을 밀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르코는 열린 데를 보지 말라고 했다.

닫히는 축.

벤의 시선이 수비수의 허리로 내려갔다.

허리는 이미 바깥을 따라 돌고 있었다.

닫히는 방향이 보였다.

그 반대편은 아직 이름이 없었다.

빈 공간도 아니었다.

잠깐 생길 틈이었다.

벤은 발바닥으로 공을 죽였다.

패스를 멈춘 게 아니었다.

수비의 몸이 먼저 말을 끝내게 기다렸다.

그리고 공을 안쪽으로 밀었다.

공은 수비수의 발끝과 발끝 사이를 지나갔다.

빠른 공은 아니었다.

그러나 수비수 둘은 모두 조금 전까지 열려 있던 바깥을 보고 있었다.

받는 선수의 발 앞에 공이 붙었다.

마르코가 짧게 웃었다.

"그거다."

벤은 숨을 몰아쉬며 조나를 봤다.

조나는 고개를 저었다.

"제가 아닙니다."

벤은 그 말을 듣고도 한참 동안 공이 지나간 길을 봤다.

누가 열어 준 길이 아니었다.

자기가 읽은 길이었다.


분석실에서는 조 코치가 예약 작업 생성 기록을 더 깊게 열었다.

camera_maintenance_profile

표시명.

그 아래에 인증 경로가 붙어 있었다.

field_media_temp

현장 미디어 임시 보조 권한.

앤서의 눈썹이 움직였다.

"그 권한은 촬영업체 보조 인원에게 열어 주는 임시 권한입니다."

아서는 바로 물었다.

"카메라 보정 예약까지 만들 수 있는 권한입니까?"

앤서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 침묵이 답이었다.

"원래는 장비 이동과 촬영 위치 보정을 한 번에 처리하려고 열어 둔 권한입니다. 현장에서 매번 승인자를 기다리면 촬영이 멈추니까요."

편의를 위해 남겨 둔 문.

고장 처리된 포인트처럼, 닫혀 있다고 믿었던 문.

조 코치가 다음 줄을 띄웠다.

담당자명.

공란.

신청 사유.

장비 반출 보조.

승인 방식.

대장 수기 확인 후 사후 등록.

방 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시우는 공란을 오래 보지 않았다.

공란은 이미 너무 많이 봤다.

중요한 것은 공란 자체가 아니었다.

공란이 통과된 방식이었다.

"사후 등록."

시우가 말했다.

"이번에도 먼저 움직이고, 나중에 이름을 붙였습니다."

조 코치가 장비 반출대장 스캔본을 열었다.

촬영 보조용 삼각대.

케이블 묶음.

배터리 팩.

현장 미디어 임시 보조.

그 옆에는 담당자 이름이 있었다.

공란이 아니었다.

앤서가 말했다.

"이 이름은 실제 우리 시설팀 직원입니다."

시우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그 직원이 했다고 쓰지 마십시오."

아서는 답답한 듯 숨을 내쉬었다.

"이름이 있는데도요?"

"이름은 빌릴 수 있습니다."

시우가 대장을 확대했다.

서명은 담당자 이름 옆에 붙어 있었다.

획은 급했다.

겉보기에는 문제없었다.

하지만 조 코치가 기존 서명 세 개를 옆에 붙이자 차이가 보였다.

기존 서명은 첫 획이 눌렸다.

이번 서명은 끝 획이 눌렸다.

기존 서명은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

이번 서명은 오른쪽으로 빠졌다.

앤서가 입술을 다물었다.

"대리 서명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능성만 쓰십시오."

시우가 말했다.

"아직 누가 썼는지는 모릅니다."

아서는 이제 비용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건 내부 감사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천천히 써야 합니다."

시우는 다시 시간표를 봤다.

15:08:44

예약 생성.

15:13:52

카메라 벽으로 이동.

15:13:58

구식 포인트 물리 링크.

15:14:31

현장 단말 3번 접속.

15:14:37

통로 정리 요청 전송.

이제 순서가 조금 더 선명했다.

이름이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이름을 빌린 권한이 먼저 움직였다.

그 권한이 카메라의 눈을 돌렸다.

그 뒤 손이 들어왔다.


훈련장에서는 벤이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

이번에는 실패했다.

공은 수비수 발끝에 걸려 옆으로 튀었다.

벤이 이를 악물었다.

"분명 골반이 닫혔는데요."

마르코가 고개를 저었다.

"골반만 봤으니까."

리암이 말했다.

"닫히는 축은 하나가 아닙니다. 뒤쪽 선수가 앞쪽 선수를 믿으면 더 빨리 접힙니다."

벤은 말없이 공을 주웠다.

조나는 선 밖에서 발끝을 움직였다.

말하고 싶었다.

뒤쪽 수비의 첫걸음이 빨랐다고.

앞쪽 수비가 일부러 늦게 닫았다고.

하지만 리암이 낮게 말했다.

"손가락 하나까지가 선입니다."

조나는 손을 주머니에 넣었다.

벤은 다시 공 앞에 섰다.

첫 터치.

중앙.

앞쪽 수비가 늦었다.

두 번째 터치.

바깥.

뒤쪽 수비가 빨랐다.

벤은 이제 앞쪽 수비의 허리만 보지 않았다.

뒤쪽 수비의 첫걸음도 봤다.

둘이 같은 방향으로 닫히지 않았다.

앞은 늦게 닫고, 뒤는 빨리 덮었다.

함정이었다.

벤은 패스하지 않았다.

공을 뒤로 뺐다.

마르코가 손뼉을 한 번 쳤다.

"그것도 답이다."

벤이 놀란 표정으로 돌아봤다.

"안 넣었는데요."

"닫힌 데 안 넣었잖아."

벤은 그제야 웃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은 공이 지나가는 것만이 아니었다.

잘못 열린 문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도 성공이었다.

조나는 선 밖에서 그 장면을 봤다.

밖에 있는 사람은 길을 알려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지금은 벤이 길을 잘못 믿지 않게, 자신이 침묵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분석실의 프린터가 낮게 울렸다.

조 코치가 원본 보존 목록을 출력했다.

유지보수함 봉인 사진.

점검 창 패킹 상태.

자동 정렬 명령.

카메라 업체 점검 프로필.

현장 미디어 임시 보조 권한.

장비 반출대장.

현장 단말 3번.

구식 포인트 물리 링크.

유지보수함 보조키 반출 목록.

앤서가 물었다.

"선수들에게는 계속 말하지 않습니까?"

"말하지 않습니다."

시우가 훈련장 화면을 봤다.

벤이 다시 공 앞에 서 있었다.

조나는 선 밖에 있었다.

마르코는 벤치에 있었고, 리암은 복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들은 보안 사건을 몰랐다.

몰라야 훈련이 흔들리지 않았다.

"지금 선수들이 알아야 할 건 누가 카메라를 돌렸는지가 아닙니다."

시우가 말했다.

"닫힌 데를 믿지 않는 법입니다."

아서는 한숨을 삼켰다.

"내부자 가능성은요?"

"가능성으로만 남겨 두십시오."

시우는 장비 반출대장을 다시 확대했다.

서명 옆 아래쪽.

작은 얼룩이 있었다.

처음에는 잉크 번짐처럼 보였다.

조 코치가 색 값을 분리하자, 얼룩은 잉크가 아니었다.

흙이었다.

옅은 회색.

모래가 섞인 마른 흙.

앤서가 말했다.

"보관실 복도 바닥 흙은 짙은 갈색입니다. 비가 오면 더 어둡고요."

조 코치가 훈련장 출입구 청소 기록 사진을 옆에 붙였다.

훈련장 북문 흙.

짙은 갈색.

주차장 쪽 흙.

검은 자갈.

대장 옆 얼룩과 맞지 않았다.

아서는 조용히 물었다.

"그럼 어디 흙입니까?"

시우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답을 빨리 붙이면 또 이름이 먼저 움직인다.

그는 얼룩을 보며 말했다.

"흙이 온 길을 봅시다."

그때 조 코치가 유지보수함 보조키 반출 목록의 마지막 줄을 띄웠다.

반출 물품.

보관실 맞은편 구식 포인트 유지보수함 보조키.

반출 시각.

15:06

반납 시각.

공란.

반출자명.

담당자 이름.

그리고 그 이름 옆 서명은 장비 반출대장의 서명과 같은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사건이 끝난 뒤에도 반납 칸은 비어 있었다.

시우의 눈앞에 창이 떠올랐다.

[관찰]
손은 이름을 빌린다.
이름보다 먼저 빌린 것은 동선이다.

시우는 창을 닫았다.

아직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손이 지나간 길은 하나 더 남았다.

흙.

그리고 돌아오지 않은 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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