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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38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38화: 꺼져 있던 포인트

구식 네트워크 포인트는 고장 처리돼 있었다.

고장 처리.

그 말은 편했다.

꺼져 있어야 하고, 아무도 쓰지 못해야 하며, 기록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아야 했다.

조 코치가 오전 유지보수 기록을 화면 위에 올렸다.

09:42

보관실 맞은편 구식 포인트 응답 없음.

10:07

현장 확인.

10:11

임시 사용 중지.

10:14

수리 대기.

그 뒤로 복구 기록은 없었다.

원격 재가동도 없었다.

담당자 승인도 없었다.

앤서 핌스가 팔짱을 낀 채 말했다.

"공식 명령으로는 살아난 적 없습니다."

아서 웨스트가 바로 물었다.

"그럼 어떻게 켜졌습니까?"

서시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켜졌다는 말부터 틀렸을 수 있었다.

조 코치가 포인트 로그와 네트워크 상태 기록을 겹쳤다.

15:13:58

물리 링크 감지.

15:14:02

제한 구역 내부망 인증 대기.

15:14:31

현장 단말 3번 접속.

15:14:37

통로 정리 요청 전송.

시우는 첫 줄을 다시 봤다.

물리 링크.

전원이 살아난 것이 아니었다.

어딘가에 선이 물렸다.

"포인트를 복구한 게 아닙니다."

시우가 말했다.

"잠깐 연결한 겁니다."

앤서의 표정이 굳었다.

"유지보수함을 열었다는 뜻입니다."

아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누가 함을 열었는지 보면 되겠군요."

시우는 고개를 저었다.

"먼저 함이 어떻게 열릴 수 있었는지 봐야 합니다."

이름부터 찾으면 또 빈칸에 이름을 넣게 된다.

이번 사건은 계속 그 방식으로 사람을 속였다.

공란.

임시 계정.

현장 단말.

사후 등록.

그리고 이제는 고장 처리.

없어야 하는 자리가 사람을 움직였다.

시우는 그 자리에 먼저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


훈련장에서는 벤 올리베리가 네 번째 패스를 실패했다.

공은 빈 곳으로 갔다.

문제는 그 빈 곳이 너무 오래 보였다는 데 있었다.

수비수는 첫 터치에 중앙을 닫았다.

벤은 두 번째 터치로 바깥을 열었다.

거기까지는 전보다 나았다.

하지만 뒤쪽 수비가 이미 몸을 틀고 있었다.

낮은 패스는 발목에 걸렸다.

마르코 리드가 벤치에서 말했다.

"비어 있는 데를 보지 마."

벤이 공을 주우며 물었다.

"또요?"

"이번엔 열린 데도 보지 마."

벤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럼 뭘 봅니까."

리암 애스크가 복도 의자에서 낮게 말했다.

"닫히는 축이요."

마르코가 손가락으로 두 번째 수비의 허리를 가리켰다.

"공간 말고 경첩을 봐."

조나 그랜트는 선 밖에 서 있었다.

그는 들어갈 수 없었다.

공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말도 쉽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수가 몸을 트는 순간, 조나는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들었다.

오른쪽이 아니었다.

수비수의 허리가 돌아가는 반대쪽.

닫힌 뒤 다시 열릴 쪽.

벤은 그 손가락을 봤다.

이번에는 조나를 보지 않았다.

손가락이 가리킨 축을 봤다.

첫 터치는 중앙.

수비수의 어깨가 접혔다.

두 번째 터치는 바깥.

뒤쪽 수비가 따라 접혔다.

벤은 바로 패스하지 않았다.

반 박자를 죽였다.

그리고 뒤쪽 수비의 허리가 완전히 돌아간 순간, 공을 다시 안쪽으로 밀었다.

공은 빠르지 않았다.

그러나 수비수 둘은 모두 잘못 열린 문 쪽을 보고 있었다.

받는 선수의 발 앞에 낮게 붙었다.

마르코가 말했다.

"이제야 문고리를 봤네."

조나는 손을 내렸다.

아무도 그에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 전 공은 그가 본 방향을 지나갔다.

그 사실은 위험하게 기뻤다.

선 밖에서도 쓸모가 있다는 생각은 위로가 되면서도, 선을 잊게 만들 수 있었다.

리암이 조나를 보지 않은 채 말했다.

"손가락 하나까지가 선입니다."

조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분석실 화면은 유지보수함 앞 복도로 바뀌었다.

함은 보관실 맞은편 벽에 붙어 있었다.

낡은 금속 문.

작은 번호표.

손바닥만 한 점검 창.

그 아래쪽에는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조 코치가 현장 사진을 띄웠다.

봉인은 찢어지지 않았다.

문 전체를 열지 않았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아니면 문을 열지 않고도 손을 넣을 틈을 썼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앤서가 이를 악물었다.

"점검 창 하단 고무 패킹이 들려 있습니다."

조 코치가 영상을 재생했다.

15:13:49

복도는 비어 있었다.

15:13:52

카메라가 아주 느리게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벽.

흰 벽.

아무것도 없는 벽.

아서가 눈살을 찌푸렸다.

"왜 벽을 봅니까?"

조 코치가 카메라 로그를 옆에 붙였다.

auto_align

카메라 자동 정렬.

15:13:52

시작.

15:13:56

종료.

네 초.

딱 네 초 동안 카메라는 벽을 봤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유지보수함 문은 닫혀 있었다.

누군가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우는 보이지 않는 사람보다, 보지 못하게 된 시간을 봤다.

조 코치가 현장 확대 사진을 띄웠다.

문 아래 먼지가 끊겨 있었다.

크게 열린 자국은 아니었다.

점검 창 아래쪽, 손 하나가 들어갈 만큼의 폭.

함 안쪽에는 포트가 세 개 있었다.

두 개는 막혀 있었다.

하나는 먼지가 비어 있었다.

그 옆으로 짧은 패치선이 닿았다 빠진 자국이 남아 있었다.

"선은 없습니다."

앤서가 말했다.

"하지만 꽂혔던 자리는 있습니다."

아서는 화면을 노려봤다.

"카메라를 벽으로 돌리고, 창 틈으로 선을 꽂고, 단말을 접속시킨 겁니까?"

"아직 한 사람이 했다고 쓰면 안 됩니다."

시우가 말했다.

"하지만 네 초가 그냥 네 초는 아닙니다."

조 코치가 자동 정렬 명령의 출처를 열었다.

표시명은 익숙했다.

camera_maintenance_profile

촬영 장비 점검 프로필.

영상업체가 현장 카메라를 임시 보정할 때 쓰는 이름이었다.

앤서가 즉시 전화를 걸었다.

짧은 확인 뒤, 그의 얼굴이 굳었다.

"업체는 그 시간에 자동 정렬 명령을 보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아서는 입술을 다물었다.

또 이름이었다.

이번에는 공란이 아니었다.

이름이 있었다.

그래서 더 나빴다.

시우는 화면을 멈췄다.

벽을 보는 카메라.

닫힌 유지보수함.

먼지가 끊긴 포트.

현장 단말 3번.

통로 정리 요청.

종이.

배출함.

각각은 작았다.

하지만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사람을 움직이기 전에, 사람의 눈을 옮겼다.

"얼굴을 못 본 게 아닙니다."

시우가 말했다.

앤서가 돌아봤다.

"보는 장비가 먼저 다른 데를 보게 됐습니다."


훈련장에서는 벤이 다시 공 앞에 섰다.

이번에는 조나가 손을 들지 않았다.

벤도 기다리지 않았다.

첫 터치로 중앙을 열고, 두 번째 터치로 바깥을 보여 줬다.

그리고 세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와 세 번째 사이에서 공을 멈췄다.

수비수의 허리가 먼저 돌아갔다.

벤은 그 축의 반대쪽으로 짧게 찔렀다.

공이 통과했다.

마르코가 짧게 웃었다.

"그 정도면 실패해도 배운다."

벤은 숨을 몰아쉬었다.

"조나가 안 봐 줘도 됩니까?"

"네가 봐야지."

마르코가 말했다.

"밖에 있는 놈은 계속 밖에 있어야 하니까."

조나는 그 말을 피하지 않았다.

밖에 있어야 한다.

그 말은 밀어내는 말이 아니었다.

지금은 지켜야 하는 선이었다.

분석실에서 시우는 같은 단어를 생각하고 있었다.

선.

현장 단말을 쓰는 선.

유지보수함을 여는 선.

카메라를 정렬하는 선.

각 선을 넘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선이 넘어간 순서는 보이기 시작했다.

앤서가 말했다.

"자동 정렬 명령도 잠그겠습니다. 모든 현장 카메라 보정은 제 승인 전환으로 돌리겠습니다."

아서는 바로 계산했다.

"촬영 일정이 또 밀립니다. 시설 점검도 느려지고요."

"느려지는 게 낫습니다."

시우가 말했다.

"카메라가 벽을 보는 동안 누군가 선을 꽂는 것보다요."

조 코치가 원본 로그 백업을 시작했다.

유지보수함 봉인 사진.

점검 창 패킹 상태.

자동 정렬 명령.

카메라 업체 점검 프로필.

현장 단말 3번.

구식 포인트 물리 링크.

그리고 유지보수함 키 반출 목록.

모두 따로 저장됐다.

따로 봐야 했다.

따로 봐야, 누가 억지로 하나처럼 보이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

시우의 눈앞에 작은 창이 떠올랐다.

[관찰]
눈을 돌린 뒤 손이 들어온다.
손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시선이다.

시우는 창을 닫았다.

선수들은 몰라야 했다.

조나는 아직 선 밖에 있어야 했다.

벤은 이제 남이 열어 준 길이 아니라, 닫히는 축을 봐야 했다.

그리고 시우는 이름이 붙은 프로필보다 먼저, 그 프로필을 벽으로 돌린 명령을 봐야 했다.

조 코치가 마지막 줄을 띄웠다.

camera_maintenance_profile

자동 정렬 요청자.

요청자명은 공란이 아니었다.

그래서 더 불편했다.

이름은 있었다.

하지만 그 이름을 쓴 사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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