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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28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28화: 말이 지나가는 길

분석실 문은 잠겨 있었다.

그래도 말은 나갔다.

서시우는 조 코치의 휴대폰 화면을 다시 봤다.

왼손이 문이 아니면 그림자는 어디에 서야 하지?

피치에서 말하지 않은 문장.

잠긴 분석실 메모에만 남긴 문장.

아서는 테이블을 손끝으로 눌렀다.

"이제는 전부 멈춰야 해. 의무실, 프런트, 훈련장. 어제 드나든 사람들부터 다 붙잡고."

"붙잡는 순간 상대도 압니다."

"우리가 뭘 안다는 걸?"

"우리가 어디까지 모르는지."

아서는 대답하지 못했다.

조 코치가 낮게 말했다.

"경찰 쪽 보고는 넣겠습니다. 보안 업체에도 로그 보존 요청 넣고요."

"넣어."

시우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훈련장은 뒤집지 않는다."

"선수들을 그냥 두겠다고?"

"선수들은 제외합니다."

시우의 말이 짧아졌다.

"공을 보는 사람을 미끼로 쓰지 않습니다."

분석실 안이 조용해졌다.

아서는 그 말에는 반박하지 않았다.

시우는 노트북을 돌려 조 코치에게 보였다.

"다음 문구를 나눕니다."

"문구요?"

"피치에서 들을 수 있는 말. 문서에서만 볼 수 있는 말. 사람을 통해서만 나갈 수 있는 말."

조 코치가 곧바로 이해했다.

"어느 문장이 돌아오는지 보자는 겁니까."

"돌아오면 경로가 좁혀집니다."

아서는 불편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함정 아닌가?"

"사람에게 거짓 정보를 먹이는 게 아닙니다."

시우는 천천히 말했다.

"우리가 원래 해야 할 확인 절차에 서로 다른 이름표를 붙이는 겁니다."

그는 첫 줄을 썼다.

첫 발은 문밖에서 늦는다.

"이건 피치에서만 말합니다."

두 번째 줄.

오른쪽 그림자는 기록지에만 남긴다.

"이건 분석실 기록에만 남깁니다. 저장 위치는 조 코치와 나만 접근합니다."

조 코치가 문장을 입력하고 저장했다.

이번에는 저장 시간도 따로 적었다.

세 번째 줄에서 시우의 손이 멈췄다.

젖지 않은 세탁물은 다시 세지 않는다.

조 코치가 눈썹을 움직였다.

"세탁 업체 확인용입니까?"

"프런트에서 확인 통화할 때만 쓰게 합니다. 문서에는 남기지 마세요."

아서는 문장을 읽고 얼굴을 찡그렸다.

"이상한 말이군."

"이상해야 기억합니다."

"그리고 새면?"

시우는 화면을 껐다.

"어디서 젖었는지 보는 겁니다."


훈련은 멈추지 않았다.

대신 말이 줄었다.

마르코 리드는 벤치에 앉아 손을 들지 않았다. 무릎 보호대 아래로 움직임이 묶였지만, 그의 시선은 피치 위를 계속 자르고 있었다.

"첫 발은 문밖에서 늦는다."

시우가 피치 가장자리에서 말했다.

어린 센터백들이 서로를 봤다.

벤 오리어리는 공을 발밑에 둔 채 입을 열었다.

"또 문입니까?"

"오늘은 문밖이다."

"문 안, 문밖, 그림자. 감독님은 축구를 어디서 배운 겁니까?"

"문 앞에서."

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웃었지만 공을 놓치지는 않았다.

시우가 손가락 하나를 들었다.

"첫 발이 늦으면 손신호도 늦어. 마르코가 손을 들기 전에 네가 볼 건 뭘까."

벤이 중앙을 봤다.

"사람."

"그다음."

"공이 갈 자리."

"그 순서."

훈련이 시작됐다.

중앙 미드필더가 벤에게 공을 밀어 넣었다. 조나 박은 오른쪽 터치라인 쪽으로 벌어지려다 한 번 멈췄고, 어린 센터백은 그 멈춤에 따라 반 박자 안쪽으로 접었다.

벤은 조나 박의 발을 보지 않았다.

어깨를 먼저 봤다.

그리고 공이 도착해야 할 잔디를 봤다.

패스는 조나 박의 발 앞이 아니라 그가 다시 뛰어 들어갈 길에 떨어졌다.

조나 박이 받으며 속도를 살렸다.

마르코가 짧게 말했다.

"다시."

칭찬보다 반복이 먼저였다.

벤이 숨을 뱉었다.

"좋다는 뜻입니까?"

"다시 하라는 뜻이다."

마르코의 대답에 몇 명이 웃었다.

그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다음 공이 들어오자 벤의 고개가 다시 움직였다.

사람.

자리.

공.

순서가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시우의 시야 한쪽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훈련 관찰]
- 벤 오리어리: 외부 접촉 이후 시선 순서 안정
- 무언어 수비 전환: 위치 선점 반응 상승
- 정보 경로 테스트: 피치 문구 노출 완료

시우는 창을 닫았다.

숫자는 벤의 것이 아니었다.

벤에게 남겨야 할 것은 설명할 수 있는 감각이었다.

공이 왜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왜 어떤 말은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지.

벤은 아직 두 번째 이유를 모른다.

몰라도 된다.

지금은 첫 번째 이유만으로 충분했다.


조나 그랜트는 피치 밖 난간 뒤에 서 있었다.

뛰지 않았다.

훈련복도 입지 않았다.

아직 이스트베리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리인은 통화 중이었고, 의무팀 담당자는 원소속 구단에서 도착한 자료를 대조하고 있었다.

조나가 피치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저 문장은 저도 들었습니다."

"들어도 되는 문장이다."

"그럼 제가 밖에서 말해도 됩니까?"

"공식 채널 밖에서는 아무 말 안 하겠다고 했지."

조나는 작게 웃었다.

"시험입니까?"

"규칙 확인."

"좋습니다. 아직 문 앞이니까요."

그는 벤의 패스를 봤다.

"저 선수, 어제보다 덜 급하네요."

"공을 늦게 보는 중이다."

"축구 선수가 공을 늦게 봐도 됩니까?"

"사람을 먼저 보면 공이 먼저 도착한다."

조나는 잠시 그 말을 곱씹었다.

"이 팀은 좋은 말을 어렵게 하고, 싫은 말을 빨리 합니다."

"싫은 말부터 할까."

"해 보십시오."

"오늘도 뛰지 않는다."

"예상했습니다."

"내일도 아직 모른다. 원소속 구단 자료 대조가 끝나야 하고, 승인도 남았다."

조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불만은 있었지만, 몰랐던 불만은 아니었다.

그때 의무팀 담당자가 복도 쪽에서 손짓했다.

"감독님. 원소속 구단 근력 자료 일부가 빠져 있습니다. 이전 검사 이미지 파일은 왔는데, 부하 테스트 원본이 없습니다."

대리인의 통화가 멈췄다.

"누락입니까?"

"아직은 그렇게 보입니다."

시우가 바로 말했다.

"누락으로 기록하고 재요청하세요. 추정은 붙이지 말고."

아서가 뒤에서 낮게 중얼거렸다.

"요즘은 다 누락이고 우연이군."

시우는 대꾸하지 않았다.

조나는 피치가 아니라 시우를 봤다.

"그래도 진행합니까?"

"멈추면 누락한 쪽이 배운다."

"뭘요?"

"어떤 파일을 빼면 우리가 멈추는지."

조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저도 기다리겠습니다."

"뛰지 말고."

"뛰지 않고."

그 짧은 대답은 계약서보다 가벼웠지만, 지금의 조나에게는 더 정확했다.


프런트 통화는 사무동 작은 창구에서 진행됐다.

시우는 직접 옆에 서지 않았다.

서 있으면 말이 바뀐다.

대신 조 코치가 복도 끝에서 시간을 기록했고, 아서는 더 멀리서 불편한 얼굴로 지켜봤다.

프런트 직원은 세탁 업체 담당자와 통화하며 평소 담당자, 어제 대체 인력 이름, 출입 시간, 회수 목록을 차례로 확인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조 코치가 건네준 문장을 읽었다.

"확인 문구입니다. 젖지 않은 세탁물은 다시 세지 않는다. 네, 내부 확인용입니다. 답변 필요 없습니다."

통화는 2분 14초 만에 끝났다.

문장은 어디에도 저장되지 않았다.

메일에도 없고, 태블릿에도 없고, 분석실 문서에도 없었다.

그저 사람의 입에서 나와 전화선 안으로 들어갔다.

시우는 훈련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사무동 복도 창가에서 피치 일부를 봤다.

벤이 다시 공을 받았다.

이번에는 조나 박이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벤이 한 박자 기다렸다. 그리고 조나 박이 움직일 공간을 먼저 열었다.

좋았다.

하지만 시우의 손은 주머니 안에서 굳어 있었다.

조 코치의 휴대폰이 울렸다.

이번에는 모두가 소리를 들었다.

새 번호.

짧은 문장.

젖지 않은 세탁물은 어디서 말라?

아서는 욕을 삼켰다.

조 코치의 얼굴이 굳었다.

"문서에는 없습니다."

"피치에서도 말하지 않았어."

"프런트 통화뿐입니다."

아서는 바로 몸을 돌렸다.

"그 직원을 불러."

"아직 아닙니다."

시우가 말했다.

아서가 폭발하듯 돌아봤다.

"또 아직 아니라고?"

"직원이 흘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럼 뭐야?"

"통화가 들렸거나, 통화 상대가 전달했거나, 복도에서 누군가 문구를 기억했거나."

시우는 복도 끝을 봤다.

프런트 창구 옆에는 복사기와 방문자 대기 의자가 있었다. 사람들이 잠깐 멈추고, 휴대폰을 확인하고, 서류를 들고 지나가는 자리.

말이 지나가기 쉬운 자리였다.

"문제가 사람 하나면 쉽습니다."

시우가 낮게 말했다.

"근데 지금은 길이 문제입니다."

조 코치가 바로 노트북을 열었다.

"통화 시간 기준으로 복도 체류 기록, 방문자 로그, 내부 전화 착신 기록 대조하겠습니다."

"세탁 업체에는 공식 서면으로만 다시 확인합니다. 통화 금지."

"프런트는요?"

"오늘부터 확인 문구 읽지 않습니다. 민감한 내용은 화면에 띄우지 말고, 출력물도 창구에 두지 마세요. 말해야 하는 사람과 들어야 하는 사람을 같은 방에 넣습니다."

아서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분노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제 어디를 때려야 하는지 모르게 된 얼굴이었다.

"경찰은?"

"보고합니다. 로그 보존 요청도 같이."

"그리고 훈련은?"

피치에서 벤의 패스가 다시 열렸다.

마르코는 손을 들지 않았고, 어린 센터백은 한 발 먼저 접었다.

선수들은 아직 공을 보고 있었다.

시우는 그 장면을 확인한 뒤 말했다.

"계속합니다."

"이 와중에?"

"말이 새는 동안에도 공은 굴러갑니다."

그때 의무팀 담당자가 복도 반대편에서 뛰지 않는 걸음으로 다가왔다.

뛰지 않으려 애쓰는 걸음이었다.

"감독님."

시우가 돌아봤다.

"원소속 구단에서 답이 왔습니다. 누락 파일 재전송은 가능하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하나 더 있습니다."

담당자는 태블릿을 들어 올리려다 멈췄다.

이제 공용 태블릿은 쓰지 않는다.

그는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부하 테스트 원본은 다시 보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쪽에 먼저 도착한 이전 검사 이미지 파일은 자기들이 오늘 보낸 자료 묶음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복도 공기가 낮아졌다.

조나의 자료에도 문이 있었다.

아직 누가 열었는지 모르는 문.

시우는 종이를 받지 않았다.

먼저 물었다.

"누가 그 파일을 처음 열었습니까?"

담당자의 손이 멈췄다.

피치에서 벤의 패스가 잔디를 갈랐다.

공은 빠르게 갔다.

말은 더 오래 남았다.

시우는 이제 두 가지를 동시에 막아야 했다.

공이 끊기는 길.

그리고 말이 새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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