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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20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20화 휘슬이 늦게 울린다

아일스필드 10번이 공 뒤에 섰다.

박스 오른쪽 앞.

직접 때리기 좋은 거리였다.

때리지 않아도 더 위험한 거리였다.

서시우는 골문을 보지 않았다. 공도 보지 않았다. 공이 떠난 뒤 비게 될 자리를 봤다.

마커스 리드의 무릎은 이미 한 번 꺼졌다. 리암 스콧은 박스 중앙 16미터 앞에서 숨을 고르고 있었고, 벤 오리어리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 끝에서 발끝을 잔디에 박았다.

[예상 세트피스]
- 직접 프리킥 위장
- 교체 공격수 포스트 침투
- 세컨드 헤더 예상 지점: 박스 중앙 9~11m
- 마커스 리드 즉시 교체 권장

권장.

시스템은 늘 그렇게 말했다.

선택은 시우의 몫으로 남겨 둔 채.

그는 벤치 쪽으로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예비 센터백이 조끼를 벗었다. 조 코치가 네 번째 심판 쪽으로 한 걸음 움직였다.

하지만 공은 아직 멈춰 있었다.

"마커스."

마커스는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손만 들었다.

듣고 있다는 뜻이었다.

괜찮다는 뜻은 아니었다.

"이번 공까지만."

마커스의 어깨가 아주 작게 내려갔다.

리암이 그 말을 듣고 시우를 봤다. 시우는 곧장 그를 찍었다.

"리암, 공 보지 마."

리암의 입술이 굳었다.

"문."

문.

그 한 단어가 그를 붙잡았다.

공을 빼앗는 미드필더가 아니라, 골문 앞에 생기는 빈 자리를 닫는 선수. 리암에게는 아직 낯선 역할이었다. 그래서 더 의식해야 했다.

"벤!"

벤이 손을 들었다.

"두 번째 바람."

"네!"

대답은 컸다.

숨은 거칠었다.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아일스필드 10번이 달렸다.

첫 걸음은 슛이었다.

두 번째도 슛이었다.

관중석이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세 번째 걸음에서 발목이 열렸다.

공은 골문으로 오지 않았다.

마커스의 등 뒤.

교체 공격수가 그곳으로 파고들었다.

"문!"

리암의 몸이 앞으로 튀려다 멈췄다.

공은 높게 감겼다. 교체 공격수의 머리가 먼저 올라갔다. 마커스는 뛰지 않았다. 뛸 수 없었다.

대신 한 걸음을 먼저 넣었다.

상대가 가장 편하게 점프할 자리를 지웠다.

쿵.

공은 깨끗하게 맞지 않았다.

교체 공격수의 이마를 스치고 박스 중앙으로 떨어졌다.

아일스필드 10번이 다시 들어오고 있었다.

리암의 발이 움직였다.

공으로 가지 않았다.

10번의 오른발이 내려올 길로 갔다.

벤이 옆에서 미끄러졌다. 걷어내는 태클이 아니었다. 공이 튈 방향을 바깥으로 살짝 꺾는 발끝이었다.

공은 골문 앞이 아니라 박스 오른쪽 바깥으로 흘렀다.

주심의 손이 올라갔다.

스로인.

아일스필드 선수들이 항의했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시우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다.

"교체."

조 코치가 바로 움직였다.

마커스가 뒤늦게 허리를 세웠다. 그는 자기 무릎을 내려다본 뒤 시우 쪽으로 걸어왔다.

걷는 모양은 평범했다.

세 번째 걸음에서 왼쪽 다리가 아주 짧게 끊기기 전까지는.

"늦었나?"

마커스가 물었다.

"공 하나는 얻었습니다."

"사람은?"

"지금 빼냅니다."

마커스가 웃었다.

웃음보다는 숨이 빠지는 소리에 가까웠다.

"그럼 됐네."

예비 센터백이 들어갔다. 시우는 긴 전술 설명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없었다.

"앞으로 튀지 마. 리암 뒤를 닫아. 네가 이기려 하지 말고, 걔가 틀리지 않게 해."

새 센터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리암에게도 들렸다.

리암은 잠깐 시우를 봤다.

자신이 기준이 됐다는 사실을 이해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무거운지도 이해한 얼굴이었다.

[마커스 리드 상태 변경]
- 급성 부상 위험: 하락
- 경기 지속 가능성: 없음
- 공중 경합 안정성: 큰 폭 하락

하락과 하락.

둘 다 다행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숫자였다.

다만 하나는 사람을 지킨 하락이었다.


후반 84분.

아일스필드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마커스가 빠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오른쪽 대각선으로 공이 쏟아졌다. 이전처럼 한 명이 들어오고 한 명이 기다리는 공격이 아니었다.

두 명이 동시에 달렸고, 세 번째 선수가 박스 바깥에서 세컨드볼만 노렸다.

이스트베리의 라인은 조금씩 뒤로 밀렸다.

벤의 첫 발이 늦어졌다.

리암의 머리가 한순간 공을 따라갔다.

"리암!"

시우가 외쳤다.

리암은 멈췄다.

다시 문으로 돌아왔다.

그 반 박자 때문에 첫 크로스는 지나갔다.

하지만 두 번째 공이 문제였다.

아일스필드의 오른쪽 풀백이 흘러나온 공을 논스톱으로 다시 올렸다. 새 센터백이 몸을 던졌다. 공은 그의 허벅지에 맞고 방향이 꺾였다.

골문 앞으로.

골키퍼가 반응했지만 너무 가까웠다.

철썩.

후반 86분.

아일스필드 1-2 이스트베리.

관중석이 뒤집혔다.

아까까지 컵 대회 망신을 말하던 목소리들이 이제는 기적을 불렀다. 이스트베리 선수들의 어깨가 동시에 내려앉았다.

벤이 잔디를 손바닥으로 쳤다.

"제 공이었습니다."

그가 이를 악물었다.

시우는 곧장 대답했다.

"다음 공 네 공이야."

벤이 고개를 들었다.

"지금 끝난 공 보지 마. 다음 바람."

조 코치가 시계를 봤다.

"추가시간 길 겁니다."

"길수록 밖으로 빼야 합니다."

시우는 조나 박을 완전히 내리지 않았다. 조나는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오고 싶어 했다. 모두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시우는 손으로 그를 밀어 올렸다.

"조나! 거기 살아 있어!"

"수비는요?"

"네가 거기 있어야 수비가 산다!"

조나는 이를 악물고 멈췄다.

공 없이 서 있는 건 달리는 것보다 어려웠다. 특히 모두가 내려오라고 외칠 때는 더 그랬다.

하지만 아일스필드의 왼쪽 센터백이 조나를 한 번 봤다.

그 한 번 때문에 그는 박스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시우는 그 작은 묶임을 봤다.

[현재 구조]
- 점수: 이스트베리 2-1 리드
- 남은 시간: 정규 4분 + 추가시간
- 위험: 오른쪽 재크로스 / 세컨드볼 / 골키퍼 가담
- 출구: 조나 박 대각선 라인

출구.

버티는 팀에게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

시우는 그 출구를 끝까지 남겨 두기로 했다.


후반 90분.

추가시간 5분이 표시됐다.

아일스필드 골키퍼가 하프라인 근처까지 올라왔다. 홈 관중이 박수를 치며 그를 밀었다. 이스트베리 벤치에서는 누군가 욕을 삼켰다.

코너킥.

한 번만 밀리면 2-2였다.

시우는 박스 안 숫자를 세지 않았다.

숫자는 이미 부족했다.

대신 밖을 봤다.

비어 있는 곳.

아일스필드가 믿고 버린 곳.

"벤!"

벤은 박스 오른쪽 모서리에서 고개를 들었다.

"중앙으로 걷지 마!"

그 말에 벤의 눈이 흔들렸다.

모든 수비수는 중앙에서 멀리 걷어내고 싶어 한다. 강하게, 높게, 안전하게.

하지만 지금 중앙은 안전하지 않았다.

"라인! 조나 쪽!"

코너가 올라왔다.

골키퍼까지 뛰었다.

공이 마커스가 있던 자리로 떨어졌다.

그곳에는 이제 리암이 있었다.

리암은 공을 따려 하지 않았다. 골키퍼와 교체 공격수 사이에 몸을 넣었다. 공이 어깨 위를 넘어가는 순간, 그의 몸이 길 하나를 막았다.

공은 그대로 뒤로 흘렀다.

벤이 달려왔다.

그의 앞에는 아일스필드 10번이 있었다. 발을 잘못 대면 다시 박스 안이었다. 세게 차면 골키퍼가 없는 빈 골문 방향으로 운 좋게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운이었다.

시우는 운을 원하지 않았다.

벤도 이제 알았다.

그는 공을 높이 차지 않았다.

오른발 바깥으로 공을 깎아 라인 쪽으로 밀었다. 힘없는 공이었다.

하지만 정확했다.

조나가 달렸다.

아일스필드 센터백이 뒤늦게 따라갔다.

조나는 공을 잡고 코너 플래그로 향했다. 예전 같았으면 골문을 봤을 것이다. 오늘의 조나는 달랐다.

그는 몸을 먼저 넣고, 공을 나중에 숨겼다.

상대 수비수의 무릎이 그의 종아리를 쳤다.

휘슬.

파울.

이번에는 이스트베리 쪽 휘슬이었다.

조나가 잔디 위에 누워 숨을 토했다.

벤은 두 손을 무릎에 짚고 웃었다.

"바람 봤습니다."

시우는 대답하지 못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공은 길었다.

아일스필드는 다시 박스로 넣었다. 정확한 패턴도, 계산도 없었다. 그러나 그런 공이 더 무서울 때가 있다.

모두가 같은 곳으로 뛰고, 모두가 한 번의 우연을 믿을 때.

리암은 공을 보지 않았다.

문을 봤다.

그는 골문 앞 16미터의 빈 자리를 닫았다. 아일스필드 10번이 그 뒤로 파고들려 했지만 길은 없었다.

공은 예비 센터백의 머리에 맞고 위로 떴다.

골키퍼가 잡았다.

주심이 시계를 봤다.

한 번.

두 번.

휘슬이 울렸다.

경기장이 먼저 멈췄다.

그리고 터졌다.

이스트베리 선수들이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조나는 아직 잔디 위에서 웃고 있었고, 벤은 리암의 등을 쳤다.

리암은 맞고도 움직이지 못했다.

다리가 아니라 머리가 먼저 멈춘 사람처럼, 그는 골문 앞을 계속 보고 있었다.

서시우는 환호하지 않았다.

먼저 마커스를 봤다.

마커스는 벤치 앞에서 얼음주머니를 무릎에 댄 채 엄지를 들었다.

그제야 시우는 숨을 길게 뱉었다.

[경기 종료]
- FA컵 3라운드
- 아일스필드 유나이티드 1-2 이스트베리 FC
- 업셋 달성

앤서 데스가 벤치 뒤에서 얼굴을 두 손으로 문질렀다.

"우리가 이겼나?"

조 코치가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소리를 냈다.

"네, 회장님. 아직도 믿기 싫으시면 전광판 보십시오."

전광판에는 숫자가 남아 있었다.

1-2.

시우는 그 숫자보다 선수들의 걸음을 봤다. 벤은 절뚝였고, 리암은 고개를 숙였다. 조나는 양팔을 들다가 그대로 주저앉았다.

승리는 얻었다.

하지만 값도 적지 않았다.

그때 시야 한쪽에 푸른 창이 떠올랐다.

[미션 완료: FA컵 3라운드 업셋]
- 보상 SP 지급 예정
- 리암 스콧 카드 적응률: 69% -> 71%
- 과부하 경고: 즉시 휴식 필요
- 겨울 시장 스카우트 목록 일부 갱신

겨울 시장.

시우의 눈이 관중석 위쪽으로 움직였다.

아일스필드 관계자석 뒤, 회색 코트를 입은 남자가 수첩을 덮고 있었다. 그는 전광판을 보지 않았다.

리암과 벤이 있는 쪽만 봤다.

시우는 그 시선을 기억했다.

휘슬은 울렸다.

그런데 경기는, 아직 완전히 끝난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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