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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16화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방구석 감독, 축구 신이 되다

16화: 벽 뒤의 문

공은 웨스트햄 박스 전방 우측에 놓였다.

거리 19미터.

골문과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았다. 직접 때리면 벽을 넘겨야 했고, 짧게 밀면 수비수들의 발이 먼저 닿을 수 있는 애매한 자리였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토미 밀러가 공 옆에 섰다.

그의 눈은 골문을 보고 있었다. 전반에 골문 안으로 굴러갔지만 깃발 하나에 지워진 공. 그 기억이 아직도 발끝에 남아 있었다.

"제가 찹니다."

벤 해리스가 옆에서 숨을 고르며 말했다.

"각도는 네가 더 좋지 않아."

"그래도 제가 얻었습니다."

토미의 목소리는 낮았다.

항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불이 있었다.

한시우는 두 사람을 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웨스트햄 골키퍼에게 있었다. 골키퍼는 수비벽을 네 명 세웠다. 손가락으로 왼쪽을 가리키며 한 발씩 밀어냈고, 자신은 골문 중앙보다 가까운 쪽에 섰다.

직접 슈팅.

웨스트햄은 그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윽.

[세트피스 약점 분석]
- 수비벽: 4명 / 점프 타이밍 빠름
- 골키퍼 시야: 마커스 리드 진입 시 0.6초 차단 가능
- 먼 포스트 수비: 토미 밀러 추적 시 안쪽 간격 1.2m 발생
- 권장 선택: 직접 슈팅 위장 후 낮은 사선 패스

시우가 손가락 두 개를 접었다.

존 코치가 옆에서 숨을 삼켰다.

"직접 안 갑니까?"

"직접 가는 척합니다."

시우는 짧게 외쳤다.

"벤!"

벤이 고개를 돌렸다.

"네가 차."

토미의 얼굴이 굳었다.

"보스."

"넣고 싶으면, 차지 말고 들어가."

토미의 입술이 벌어졌다.

시우는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웨스트햄 수비벽이 정렬되는 동안 남은 시간은 몇 초뿐이었다.

"먼 포스트. 벽 뒤로 숨지 마. 수비수 시야에서 천천히 빠졌다가 마지막에 나타나."

토미는 이를 악물었다.

분노가 다시 방향을 바꿨다.

"알겠습니다."

시우의 손가락이 이번에는 리암 오코너를 가리켰다.

"리암. 공을 빼앗는 게 아니다."

리암은 박스 앞 혼잡한 자리에서 고개를 들었다.

"길을 살려."

그 말 하나면 충분했다.

웨스트햄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벽 오른쪽 뒤에 반쯤 걸쳐 서 있었다. 벤의 오른발이 공을 감으면, 튀어나와 낮은 공을 걷어내겠다는 위치였다.

리암은 그 발이 들어올 길을 보았다.

공이 죽는 자리가 아니라, 공이 지나가야 하는 자리.

마커스 리드는 이미 웨스트햄 센터백 옆에 붙어 있었다. 노장은 골문과 골키퍼 사이를 천천히 가로질렀다. 웨스트햄 수비수가 그를 밀어냈지만, 마커스는 물러나지 않았다.

"뭘 봐."

마커스가 낮게 중얼거렸다.

"공 볼 거면 나부터 지나가."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홈구장의 소리가 잠깐 아래로 꺼졌다.

벤은 세 걸음 뒤로 물러났다.

토미는 공 옆에서 떨어져 박스 안쪽으로 걸어갔다. 너무 빠르지 않게. 직접 슈팅을 포기한 선수처럼 보이게.

웨스트햄 풀백 하나가 그를 따라갔다.

토미는 곧장 골문 앞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한 번 멈췄다. 라인보다 뒤에 몸을 남겼다. 풀백이 그의 어깨를 확인하는 그 짧은 순간, 토미는 다시 시야 밖으로 흘렀다.

골키퍼는 벤을 보고 있었다.

벤이 달려들었다.

오른발이 공을 향해 올라갔다. 웨스트햄 수비벽 네 명의 무릎이 동시에 굽혀졌다. 직접 슈팅을 넘기려면 벽은 뛰어야 했다.

하지만 벤의 발등은 공을 감지 않았다.

발 안쪽이 공의 옆구리를 밀었다.

툭.

공은 벽을 넘지 않았다.

벽 오른쪽 아래, 사람들의 발목이 얽힌 틈으로 낮게 미끄러졌다.

"막아!"

웨스트햄 수비형 미드필더가 반응했다. 그는 리암 쪽으로 몸을 던졌다. 공이 지나갈 길을 막으려는 움직임이었다.

리암은 태클하지 않았다.

그는 공과 상대 사이로 발을 넣지 않았다. 대신 몸을 반 걸음 세워 수비형 미드필더의 무릎이 들어올 길을 닫았다.

쿵.

어깨가 부딪쳤다.

리암의 몸이 흔들렸다.

공은 죽지 않았다.

스윽.

[리암 오코너 - 그림자 회수 응용]
- 차단자 접근 경로 지연
- 패스 라인 유지 성공
- 먼 포스트 침투 유효

마커스가 그 순간 골키퍼 앞을 지나갔다.

찰나였다.

골키퍼의 시야에서 공이 사라졌다.

0.6초.

프리미어리그 골키퍼에게도 긴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은 이미 낮게 굴러 먼 포스트를 향하고 있었다.

토미가 사라졌던 자리에서 튀어나왔다.

그는 이번에도 부심을 보지 않았다.

수비수의 어깨도 보지 않았다.

공만 보았다.

전반에 지워진 골.

후반에 얻어낸 파울.

다시 넣으려고 뛰어.

시우의 말이 발끝에 박혔다.

토미는 오른발을 크게 휘두르지 않았다.

그저 발 안쪽을 열었다.

툭.

공이 골키퍼의 손끝 앞을 지나 골문 안쪽 그물로 굴러갔다.

한순간, 경기장이 소리를 잃었다.

토미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고개가 터치라인 쪽으로 돌아갔다.

부심의 깃발.

내려가 있었다.

주심은 센터서클을 가리켰다.

골.

웨스트햄 원정.

후반 54분.

이스트베리 1-0.

그 다음 원정석이 터졌다.

"으아아아!"

토미가 그제야 뛰었다.


벤이 먼저 토미를 끌어안았고, 리암이 뒤늦게 다가왔다. 리암의 어깨에는 방금 충돌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골을 넣지 않았다. 마지막 패스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이 지나간 길 위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 사실이 이상하게 숨을 뜨겁게 만들었다.

마커스는 골문 안쪽을 한 번 보고,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이게 왜 들어가?"

웨스트햄 센터백이 두 팔을 벌리고 부심에게 달려갔다.

"저놈이 앞에 있었잖아!"

부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토미는 뒤에서 출발했다.

마커스는 오프사이드 라인에 관여하지 않았다.

리암은 공을 건드리지 않았다.

모든 것이 종이 한 장 차이로 합법이었다.

존 코치가 시우 옆에서 웃음도, 비명도 아닌 소리를 냈다.

"보스, 들어갔습니다."

아서 웰스는 원정 벤치 뒤쪽에서 손수건을 떨어뜨렸다. 그는 몇 초 동안 입을 벌린 채 서 있다가, 마침내 양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우리가... 우리가 웨스트햄 원정에서 앞서고 있어."

그 말은 기도처럼 흘러나왔다.

시우는 환호하지 않았다.

그는 손목시계를 보았다.

후반 54분.

남은 시간은 너무 길었다.

"토미!"

토미가 세리머니를 하다 말고 돌아봤다.

"끝난 게 아니다. 오른쪽 풀백이 올라오면 네가 첫 번째로 잡아."

토미의 숨이 아직 거칠었다.

그래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리암."

리암은 대답 대신 시우를 바라봤다.

"지금부터 저쪽은 네가 아니라 골문을 물 거다. 박스 앞을 비우지 마."

리암이 짧게 숨을 들이켰다.

"자리."

마커스가 그의 옆에서 말했다.

리암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리."

웨스트햄 감독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벤치 쪽에서 몸을 풀던 공격수가 조끼를 벗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게 내려가라는 손짓은 사라졌다. 이제는 반대였다.

올라가라.

밀어붙여라.

이스트베리는 더 이상 버티는 팀이 아니었다.

잡아야 할 팀이 됐다.


재개 휘슬이 울리자 웨스트햄의 공기가 바뀌었다.

그들은 더 이상 여유 있게 흔들지 않았다. 첫 패스부터 길었다. 오른쪽 센터백이 공을 잡자마자 반대편 측면으로 크게 보냈고, 왼쪽 윙어가 터치라인 위에서 가슴으로 떨어뜨렸다.

이스트베리의 블록이 흔들렸다.

"밀리지 마!"

마커스가 외쳤다.

하지만 다리는 이미 무거웠다.

전반 45분을 버텼고, 후반 첫 10분은 리암을 미끼로 온몸을 썼다. 득점의 환희가 몸에 들어오는 순간, 그동안 눌러둔 피로도 함께 올라왔다.

웨스트햄은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왼쪽에서 크로스가 올라왔다.

마커스가 몸을 던졌다.

공은 그의 어깨에 맞고 박스 밖으로 튀었다. 리암이 뛰어나가려는 순간, 시우의 목소리가 날아왔다.

"멈춰!"

리암은 발을 박았다.

박스 앞 16m.

그 자리를 비우는 순간, 웨스트햄의 10번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은 10번에게 흘렀다.

쾅!

슈팅이 수비수 다리 사이로 깔렸다.

골키퍼가 늦게 몸을 날렸다. 공은 손끝에 맞고 옆그물 바깥으로 빠졌다.

홈 관중이 머리를 감쌌다.

이스트베리 선수들은 동시에 숨을 토했다.

시우의 눈앞에 새 창이 떠올랐다.

[웨스트햄 공격 패턴 변화]
- 측면 롱 전환 빈도 증가
- 반대편 풀백 후방 대기: 토미 역습 억제
- 박스 앞 2선 슈팅 재가동
- 이스트베리 수비 블록 체력 저하 감지

존 코치의 얼굴이 굳었다.

"저쪽이 토미 뒷공간을 막았습니다. 반대쪽에서 숫자를 만들 겁니다."

"압니다."

시우는 벤을 불렀다.

"벤! 오른쪽으로 한 칸 더 내려!"

벤이 손을 들어 이해했다는 표시를 했다.

하지만 웨스트햄의 속도는 더 빨랐다.

교체 공격수가 터치라인에 섰다. 홈 관중이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아직 들어오지도 않은 선수 하나가 경기장의 압력을 바꾸고 있었다.

웨스트햄 선수들은 그 소리에 등을 떠밀린 듯 다시 공을 몰고 들어왔다.

이번에는 오른쪽이었다.

낮은 패스가 박스 안으로 들어갔다. 마커스가 한 번 막았지만, 공은 죽지 않았다. 웨스트햄 10번이 리암의 등 뒤로 돌아 들어갔다.

리암은 따라가려 했다.

그 순간 마커스의 목소리가 터졌다.

"문 닫아!"

리암의 발이 멈췄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 공이 흘렀다.

리암은 몸을 던졌다.

쾅!

공은 그의 허벅지에 맞고 튀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또 한 명이 있었다.

세컨드 볼이 오른쪽 측면으로 다시 빠졌다.

크로스 자세.

박스 안에는 웨스트햄 유니폼이 네 명.

이스트베리 수비수들은 골문 앞까지 밀려 있었다.

시우가 터치라인을 밟을 듯 앞으로 나섰다.

"마커스, 앞! 리암, 뒤!"

크로스가 올라왔다.

공은 조명 아래에서 높게 떴다가, 마커스의 머리와 리암의 어깨 사이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골키퍼가 한 걸음 나왔다.

웨스트햄 공격수도 동시에 뛰었다.

이스트베리는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웨스트햄은 이제, 정말로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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