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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용병단, 장부 하나로 전장을 지배함2화

악녀의 용병단, 장부 하나로 전장을 지배함

악녀의 용병단, 장부 하나로 전장을 지배함

2화: 주방장의 솥은 금고보다 깊다

대형 주방 앞은 이미 전장이나 다름없었다.

검 대신 나무 숟가락을 든 용병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루 종일 씹은 마른 빵보다 더 거친 불만이 떠올라 있었다. 솥에서는 콩죽 냄새가 났다. 고기 냄새는 없었다.

"오늘도 이거냐?"

"기사 놈들한테는 따로 고기 나가는 거 아니야?"

"월급도 밀릴 판에 밥까지 이 모양이면 차라리 요새 놈들한테 붙겠다."

거친 웅성거림이 주방 천막을 흔들었다. 이사벨라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자 용병들의 목소리가 반쯤 죽었다. 그러나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배고픈 병사는 단장의 칼보다 빈 배를 먼저 생각한다.

한스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물류센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은 대의명분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식사 시간과 임금 지급일에 맞춰 움직였다.

"배식 중지."

한스의 목소리가 주방을 갈랐다.

국자를 들고 있던 잡역부가 멈칫했다. 줄 서 있던 용병들이 동시에 한스를 돌아보았다. 뒤쪽에서 가르크가 이를 드러냈다.

"뭐라고? 이 서기 놈이 밥까지 끊겠다고?"

"밥을 끊는 게 아닙니다. 훔친 밥을 찾는 겁니다."

한스는 안경을 고쳐 쓰고 주방 중앙의 큰 솥을 가리켰다.

"솥뚜껑 닫으십시오. 저장고 문도 잠그고 장작 창고까지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하십시오. 지금부터 재고 실사를 시작합니다."

"재고 뭐?"

가르크가 헛웃음을 흘렸다.

그때 주방 안쪽에서 배가 불룩한 중년 사내가 걸어 나왔다. 얼굴에는 기름기가 번들거렸고 앞치마에는 말라붙은 국물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주방장 잭이었다.

그는 이사벨라를 보자 과장되게 허리를 숙였다.

"단장님. 이게 무슨 소란입니까? 애들 배고픈데 서기 나리께서 밥솥 앞에서 장난을 치시는군요."

이사벨라가 낮게 말했다.

"잭. 한스가 장부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장부라면 매달 올렸습니다. 전쟁 물가가 미쳤습니다. 소금 한 줌도 금가루처럼 비싸고 고기는 상인들이 사재기를 해서 구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무슨 수로 더 잘 먹입니까?"

잭의 말에 몇몇 용병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래된 주방장은 용병단의 역사와 함께한 사람이었다. 한스는 그 신뢰가 얼마나 좋은 은폐막인지 알고 있었다.

"작년 같은 달 식자재 지출은 61골드 20실버. 이번 달은 184골드 80실버."

한스가 들고 온 장부를 펼쳤다.

"그런데 오늘 저녁 배식량은 150명 기준으로 콩 3포대, 말라붙은 양파 1망, 소금 반 되입니다. 장부상으로는 마른 고기 12통과 소금 20포대가 남아 있어야 합니다. 어디 있습니까?"

잭의 입꼬리가 굳었다.

"상했소. 보존 마법사가 제때 오지 않아서 버렸습니다."

"폐기 기록은요?"

"그런 걸 일일이 적을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 여긴 책상머리가 아니라 주방입니다."

한스는 대꾸하지 않고 솥 옆의 소금 포대로 다가갔다. 포대 입구를 열고 손가락으로 알갱이를 비볐다. 축축했다.

[분석 대상: 소금 포대]
[납품 기재일: 금일 오전]
[실제 보관 기간 추정: 18일 이상]
[수분 흡수율: 북부 장마 전 창고 보관품과 일치]

망막 위로 떠오른 글자를 확인한 한스가 포대를 툭 내려놓았다.

"오늘 들어온 소금이 아니라 18일은 묵은 소금이군요. 습기를 먹었습니다. 새 포대라면 알갱이가 이렇게 뭉치지 않습니다."

잭의 눈꺼풀이 떨렸다.

"서기 나리가 이제 소금 맛까지 보십니까?"

"맛은 모르지만 회전율은 압니다."

한스는 잡역부에게 손짓했다.

"저쪽 마른 고기 통 세 개를 가져오십시오."

잡역부가 이사벨라의 눈치를 보았다. 이사벨라가 턱을 까딱하자 그는 황급히 통을 굴려 왔다. 한스는 뚜껑의 납인을 확인했다. 장부에는 사흘 전 납품이라 적혀 있었다. 그러나 납인에는 오래전 상단 표식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사흘 전 납품이라면서 왜 한 달 전 도축 표식이 붙어 있습니까?"

"그, 그건 상단 놈들이 예전 통을 재활용해서 그렇겠지요."

"그럴 수도 있죠."

한스가 통을 들어 보라고 했다. 가르크가 비웃으며 한 손으로 통을 잡았다가 표정이 변했다. 너무 가벼웠다.

"비었잖아?"

용병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커졌다.

한스가 차분하게 말했다.

"장부상 한 통 무게는 30근입니다. 이건 많아야 12근. 세 통 모두 같은 상태라면 여기서만 마른 고기 54근이 사라졌습니다. 가격으로는 9골드 40실버. 한 끼 문제가 아닙니다."

"닥쳐라!"

잭이 소리를 질렀다.

"이놈들이 얼마나 먹어대는지 네가 알아? 훈련 끝난 병사들이 밤마다 몰래 와서 훔쳐간다. 나는 오히려 부족한 걸 막느라 잠도 못 잤다!"

가르크가 한스를 노려보았다.

"그래. 우리를 도둑으로 몰겠다는 거냐?"

"아닙니다. 도둑은 이미 다른 곳에 숨어 있습니다."

한스는 주방 뒤편으로 걸어갔다. 콩죽 냄새 사이로 아주 희미한 냄새가 섞여 있었다. 차가운 돌과 마나 스톤 가루가 타고 남은 냄새. 보존 마법을 쓴 창고 특유의 냄새였다.

그는 장작더미 앞에서 멈췄다.

"이 장작, 왜 젖지 않았습니까?"

잭이 비웃었다.

"주방 장작이 마른 게 죄입니까?"

"오늘 낮에 북풍이 불었습니다. 바깥 장작은 먼지가 한쪽으로 쌓여야 합니다. 그런데 이 더미는 안쪽 장작까지 먼지 방향이 같습니다. 누군가 방금 다시 쌓은 겁니다."

한스가 이사벨라를 바라보았다.

"치우게 해주십시오."

이사벨라의 얼굴에는 아직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잭은 그녀의 아버지 때부터 주방을 맡았던 사람이다. 그녀가 굶주린 부하들을 위해 칼을 들고 나갈 때도 주방의 불을 지키던 사람이었다.

잭이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단장님. 제가 블랙로즈 솥을 몇 년이나 지켰습니까? 선대 단장님께서 돌아가시던 날에도 제가 병사들한테 뜨거운 수프를 먹였습니다. 저 굴러들어온 서기 말 한마디에 제 명예를 짓밟으실 겁니까?"

이사벨라의 손이 검자루에 닿았다. 검을 뽑기 위한 손이 아니었다. 흔들리는 자신을 붙잡기 위한 손이었다.

한스는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줄 선 용병들의 그릇을 가리켰다. 묽은 콩죽이 담긴 나무 그릇들이 줄줄이 놓여 있었다. 그 안에는 병사들의 충성심이 아니라 실망이 식어가고 있었다.

"단장님. 신뢰는 장부에 적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신의 비용은 반드시 장부에 남습니다."

이사벨라가 이를 악물었다.

"장작을 치워라."

용병들이 달려들었다. 장작더미가 무너지자 아래에서 검은 철고리가 드러났다. 잭이 뒤로 물러났다. 가르크가 욕을 내뱉었다.

"이게 뭐야?"

한스는 철고리를 잡아당겼다. 바닥 판자가 끼익 소리를 내며 열렸다. 차가운 공기가 올라왔다.

그 안에는 소금 포대와 마른 고기 통, 작은 술통들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봉인된 금화 주머니도 보였다.

용병들의 눈빛이 변했다.

"고기다."

"저게 여기 있었어?"

이사벨라가 천천히 잭을 돌아보았다. 붉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눈동자가 얼음처럼 차가웠다.

"잭."

그 한마디에 주방장의 무릎이 꺾였다.

"단장님. 저는 시킨 대로 했을 뿐입니다. 전부 용병단을 위한 일이었습니다. 식량을 조금 남겨둬야 비상시에 버틸 수 있으니까..."

"비상 식량에 술통과 금화 주머니가 들어가나?"

한스가 지하 칸에서 작은 장부를 꺼냈다. 일반 장부보다 훨씬 얇았고 기름이 묻어 있었다. 그는 첫 장을 넘겼다.

[분석 대상: 비공식 식자재 출납부]
[기록 방식: 이중 장부]
[외부 반출 항목: 소금 11포대, 마른 고기 8통, 보존 콩 5포대]
[수취처: 회색 여우 상단 북부 지점]
[승인 표식: 부단장 로웬의 개인 인장과 87% 일치]

한스의 시선이 마지막 줄에서 멈췄다.

"부단장 로웬."

그 이름이 나오자 이사벨라의 표정이 굳었다.

"로웬은 지금 전방 초소에 있다."

"그래서 주방장 혼자 다 뒤집어쓰게 만들기 좋았겠군요."

잭이 이를 갈았다.

"네놈이 뭘 안다고 떠드느냐! 로웬 님은 단장님을 위해서..."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이사벨라의 검끝이 잭의 목젖에 닿았다. 주방 안의 공기가 단숨에 얼어붙었다.

"내 이름을 팔아 부하들의 밥을 훔쳤나?"

잭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단장님, 용서..."

"죽여라!"

누군가 외쳤다.

"고기를 숨겨놓고 우리한테 콩물만 먹였어!"

"월급도 못 준다면서 저놈은 금화를 챙겼잖아!"

분노가 주방을 휩쓸었다. 이사벨라의 칼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한스는 그 순간 손을 뻗어 검등을 눌렀다. 칼날이 잭의 피부를 얕게 베고 멈췄다.

이사벨라가 그를 노려보았다.

"왜 막지?"

"죽이면 돈이 말을 못 합니다."

"내 부하들을 굶긴 놈이다."

"그러니 더더욱 살아 있어야 합니다. 잭이 뱉어낼 이름과 거래처가 아직 남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단장님께 필요한 건 시체가 아니라 350골드입니다."

이사벨라의 숨이 거칠었다. 그녀의 눈에 배신감과 분노가 뒤엉켰다. 하지만 검은 더 내려가지 않았다.

한스는 지하 칸의 물자를 빠르게 세었다. 손으로 만지는 순간마다 숫자가 떠올랐다.

[회수 가능 현금: 117골드 30실버]
[식자재 환산 가치: 약 82골드]
[즉시 배식 가능량: 150명 기준 고기 수프 2회, 건량 3일분]
[급여 부족분 재계산: 347골드 60실버 중 199골드 30실버 상당 회수 가능]
[잔여 부족분: 148골드 30실버]

부족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숨통이 트였다.

"가르크 조장님."

"왜."

가르크의 목소리에는 조금 전과 다른 긴장이 섞여 있었다.

"잭을 묶어서 빈 저장고에 가두십시오. 단원 둘을 붙이고 물 한 바가지 이상 주지 마십시오. 대신 손가락 하나 건드리지 마십시오. 증언 가치가 떨어집니다."

"내가 왜 네 명령을..."

이사벨라가 짧게 말했다.

"해라."

가르크는 입을 다물었다.

한스는 잡역부들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숨겨둔 마른 고기 세 통을 개봉합니다. 썩은 부분은 도려내고 나머지는 잘게 찢어 콩죽에 넣으십시오. 소금은 한 솥에 한 줌 반. 더 넣지 마십시오. 오늘은 굶주림을 달래는 게 목적이지 사치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럼 배식은..."

"20분 뒤 재개합니다. 단원들에게 전하십시오. 오늘 저녁은 주방장이 숨긴 고기로 끓인 수프라고."

용병들 사이에서 낮은 웃음이 터졌다. 비웃음이 아니었다. 오래 굶은 사람 특유의 거친 기대였다.

이사벨라는 칼을 거두었다. 그녀는 지하 칸에서 나온 금화 주머니를 한참 바라보다가 한스에게 던졌다.

"봉인해라. 네 장부에."

"단장님 허락 없이 열 수 없도록 이중 봉인하겠습니다."

"아니."

이사벨라가 말했다.

"네 허락 없이 내가 못 열게 해라."

주방 안이 조용해졌다. 한스는 잠시 그녀를 보았다. 이사벨라는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자신이 믿은 사람이 배신했다는 수치심과, 자신이 보지 못한 것을 서기가 봤다는 분노와, 그래도 살 길이 보였다는 안도가 뒤섞인 얼굴이었다.

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오늘부터 식자재 출납은 제 승인 없이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기사 식단과 보병 식단도 같은 표준표로 관리합니다. 칼을 더 휘두르는 사람에게 고기를 더 주는 방식은 폐지합니다. 작전 투입량에 따라 배급합니다."

몇몇 기사가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방금 드러난 지하 저장칸 앞에서 대놓고 반발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스는 작은 장부를 품에 넣었다.

"그리고 단장님."

"말해라."

"주방은 시작일 뿐입니다. 이 장부에 따르면 사료와 편자 비용도 이상합니다. 말이 먹은 귀리보다 장부가 먹은 귀리가 더 많습니다."

이사벨라의 눈이 다시 날카로워졌다.

"마구간?"

"예. 부단장 로웬이 직접 관리하는 곳입니다."

밖에서는 솥이 다시 끓기 시작했다. 묽은 콩죽에 마른 고기가 풀리자 주방 안을 떠돌던 냄새가 달라졌다. 용병들이 그 냄새를 맡고 줄을 고쳐 섰다. 조금 전까지 한스를 찢어 죽일 듯 보던 자들이 이제는 그의 손에 든 장부를 흘끗거렸다.

한스는 그 시선을 느끼며 안경을 고쳐 썼다.

숫자는 아직 절망적이었다. 급여일까지 남은 시간은 줄고 있었다. 부족한 금액도 여전히 컸다. 하지만 흐름은 바뀌었다.

돈이 새는 구멍 하나를 막았다.

이제는 그 구멍을 뚫은 손목을 잡을 차례였다.

"식사 끝나면 마구간 문을 봉인하십시오."

한스가 말했다.

"오늘 밤 블랙로즈의 말들도 장부 검사를 받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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