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95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95화: 움직이는 심장, 심연의 균열

응급실(ER) 레드존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에피네프린 1mg 플러시! CPR(심폐소생술) 계속해! 라인 더 잡고 수혈 준비해!”

전공의들이 땀 범벅이 된 채 교대로 환자의 가슴을 압박하고 있었다.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백발의 노신사, 에드워드 킹 회장의 안색은 이미 회색빛으로 변해 있었다. 생명의 불꽃이 꺼져가고 있음이 분명했다.

뒤따라 들어온 토마스 밴스 박사와 투자 실사단원들은 모니터 화면과 초음파 영상을 확인하자마자 절망적인 탄식을 내뱉었다.

“오, 마이 갓……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실중격파열(VSR, Ventricular Septal Rupture)이군. 심실 벽에 거대한 구멍이 뚫렸어!”

심실중격파열은 심근경색 환자에게 발생하는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 중 하나로, 수술을 하더라도 사망률이 80%가 넘는 죽음의 질환이었다. 좌심실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산소가 풍부한 피가 우심실로 역류하면서 폐가 망가지고 온몸의 장기가 급격히 썩어 들어가는 병이었다.

“인공심폐기를 걸고 개심술을 해야 하지만, 환자의 심근 조직이 이미 괴사해서 바느질을 견뎌내지 못할 겁니다. 바늘을 찌르는 족족 두부처럼 으깨질 텐데 어떻게 수술을 한단 말입니까!”

실사단 소속의 미국인 흉부외과의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밴스 박사 역시 자신의 관자놀이를 짚으며 고개를 저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존스 홉킨스 병원이라 할지라도, 이 조건에서의 수술은 살인 행위나 다름없었다.

그때, 백강현이 지훈이의 차트를 성진에게 넘기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강현은 환자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고 그의 ‘초미세 절대 인지 감각’을 가동했다.
우웅.

환자의 흉강 내부가 3차원 투시 영상처럼 눈앞에 그려졌다. 심장의 뒷벽, 좌심실과 우심실을 가로막는 격막 중앙에 약 2.5cm 크기의 불규칙한 파열부가 보였다. 괴사한 심근 조직은 밴스 박사의 말대로 매우 약해져 있었지만, 파열부 바로 주변의 미세 혈류는 아직 미약하게나마 살아 있었다.

“수술방 엽니다. 무심폐 박동하 수술(Off-Pump Beating Heart Surgery)로 진행하겠습니다.”

강현의 폭탄선언에 응급실 안의 모든 의사들이 일제히 강현을 돌아보았다.

“미쳤어? 심장을 멈추지 않고 심실 안의 구멍을 꿰매겠다고? 그건 봉합 부위를 전혀 볼 수 없어서 불가능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심실을 열면 혈액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환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할 걸세!”

밴스 박사가 눈을 부릅뜨고 소리쳤다. 심장을 멈추고 심장 내부의 피를 완전히 비운 뒤 수술하는 것이 흉부외과의 절대 공식이었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심실 벽의 구멍을 메우겠다는 것은 의학이 아니라 마술을 부리겠다는 소리와 같았다.

“인공심폐기를 돌려 체온을 내리고 심장을 세우는 시간 동안 환자의 뇌와 신장은 다 망가집니다. 지금 이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15분입니다. 괴사한 조직을 꿰매지 않고, 특수 앵커와 하이브리드 패치를 이용해 심장 외벽에서 접근하여 구멍을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집도하겠습니다.”

강현의 목소리에는 단 1%의 망설임도 없었다.

“심장의 움직임과 혈류의 압력을 실시간으로 읽어내며 앵커를 정확히 고정해야 합니다. 제 손끝의 감각이라면 가능합니다.”

“그걸…… 손끝의 감각만으로 하겠다고?”

밴스 박사는 숨을 삼켰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개심술 없이 심장 외부에서 카테터와 미세 절개만으로 심실중격파열을 치료하는 세계 최초의 혁신적 수술이 될 터였다.

모니터의 심전도 그래프가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삑-------

“어시스트 하트 어레스트(심정지) 임박했습니다!”

시간이 없었다. 밴스 박사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강현을 바라보았다.

“……백 센터장. 환자의 생명을 그대의 손에 맡기겠네. 부디 기적을 보여주게.”

“성진 형, 하이브리드 수술실로 환자 이동시킵니다. 즉시 앙투안 패치와 내비게이션 와이어 준비해 주세요.”

강현의 명령과 함께 침대가 무서운 속도로 복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의료 펀드의 수장, 그리고 존스 홉킨스 최고의 권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백강현은 현대 의학의 상식을 뛰어넘는 가장 위험하고 경이로운 집도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