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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91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91화: 새 바람과 낡은 장벽

명성대학병원 심장혈관외과 센터장실.

백강현의 이름표가 붙은 문 앞을 지나가는 의사들의 눈빛에는 경외와 시기, 그리고 강한 불신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이종 이식을 성공시켰다고 해도 그렇지, 이제 막 전문의 자격을 딴 새파란 녀석을 센터장에 앉히다니. 임 이사장님이 노망이 나신 게 틀림없어.”
“그러게 말일세. 우리 병원의 위계질서가 완전히 무너졌어. 과장들 머리 꼭대기 위에 센터장이라고 앉혀놨으니, 다들 속으로 이 갈고 있을 걸세.”

전공의들과 간호사들이 소리 죽여 수군거렸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오태민이 물러나고 병원이 개혁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수십 년간 굳어진 거대한 상명하복식 하이얼라키(위계질서)는 그리 쉽게 깨지는 것이 아니었다. 기존의 기득권을 쥐고 있던 외과 과장급 원로 교수들은 강현의 임명을 거세게 반발하며 비공식적인 보이콧을 모색하고 있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바로 외과 기획조정실장이자 흉부외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마상범 교수였다.

탁!

마상범은 강현의 센터장실 문을 거칠게 열고 들어와 차트를 테이블 위에 내던졌다.

“백 센터장. 새로 부임하셨으니 실력 검증부터 해봐야 하지 않겠소?”

강현은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마상범을 응시했다.

“마 교수님. 노크는 의사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이라고 배웠습니다만.”

“뭐, 뭐야?”

마상범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으나,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비열한 웃음을 지었다.

“쓸데없는 소리는 집어치우고, 이 환자나 보시오. 방금 ER(응급실)을 통해 들어온 급성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 Type A) 환자요. 심각한 대동맥 판막 역류증(AR)까지 동반되어 있어. 수술 성공 확률은 5% 미만. 다른 흉부외과 스태프들은 손을 대지 않겠다고 선언했소. 센터장으로서 본보기로 이 수술을 집도해 보는 게 어떻겠소?”

강현은 마상범이 던진 차트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환자는 68세 남성. 이미 대동맥 벽이 찢어져 흉강에 피가 차오르고 있었고, 판막 폐쇄 부전까지 겹쳐 심장이 언제 멈춰도 이상하지 않은 초응급 상태였다. 일반적인 외과의라면 수술방에서 환자가 사망할 위험(On-table death)이 너무 커 기피할 수밖에 없는 죽음의 덫이었다. 마상범은 강현이 이 수술을 거부하면 ‘실력 없는 낙하산 센터장’으로 낙인찍고, 수술을 수락했다가 실패하면 ‘환자를 죽인 살인마’로 몰아세워 센터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심산이었다.

강현의 곁에 서 있던 박성진이 다급하게 귓속말을 건넸다.

“센터장님, 이건 대놓고 파놓은 함정입니다. 받으시면 안 됩니다. 지금 이 환자는 인공심폐기를 돌리는 순간 대동맥이 완전히 터져 나갈 겁니다.”

하지만 강현은 차트를 덮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Hybrid OR) 준비하세요. 30분 내로 수술 드랩(Drape) 마칩니다.”

마상범의 눈이 크게 떠졌다.

“진정으로 수술을 하겠다는 거요? 환자가 테이블 위에서 죽으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백 센터장 당신이 져야 할 텐데?”

강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마상범을 똑바로 쏘아보았다.

“의사가 환자의 생명 가능성보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니까 명성대학병원이 오태민 같은 괴물을 키워낸 겁니다. 책임은 제가 집도의로서 지겠습니다. 마 교수님은 참관실에서 제 수술이나 똑똑히 지켜보십시오. 진짜 외과의의 칼날이 어떤 것인지 보여드릴 테니까요.”

강현의 차가운 눈빛에 마상범은 순간 마른침을 삼키며 뒷걸음질을 쳤다.

새로운 센터장의 첫 집도.
그것은 병원 내에 잔존해 있는 낡은 장벽들을 향해 던지는 백강현의 거침없는 선전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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