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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89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89화: 마지막 생명선, 태성 메디칼

“당장 파쇄기 돌려!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전부 로우 포맷하고, 서류철은 지하 소각장으로 보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 위치한 ‘태성 메디칼’ 사무실. 오태민의 심복이자 태성 메디칼의 대표를 맡고 있는 강 상무가 땀 범벅이 된 채 직원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명성대학병원 오태민 원장의 직무 정지 뉴스가 나간 지 불과 서너 시간 만에, 그들이 구축해 놓았던 비밀 성곽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태성 메디칼은 오태민이 병원에 납품하는 의료 기기 및 의약품의 단가를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던 핵심 통로였다. 이곳의 회계 장부가 털린다면 오태민은 물론이고 그와 관련된 정재계 인사들까지 줄줄이 엮여 들어갈 터였다.

직원들이 서류 뭉치를 파쇄기에 밀어 넣고, 하드디스크 포맷 프로그램의 진행률이 40%를 넘어설 무렵이었다.

쾅!

사무실 철문이 강한 충격과 함께 열리며 건장한 체격의 사내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의 손에는 파란색 압수수색 상자가 들려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입니다. 오태민, 강성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모두 손 떼고 컴퓨터 화면에서 물러나십시오!”

“아, 아니…… 어떻게 이렇게 빨리……!”

강 상무는 들고 있던 서류 뭉치를 떨어뜨렸다. 보통 이 정도 규모의 대기업이나 대학병원 비리 수사는 내사를 거쳐 수개월이 걸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마치 모든 동선을 꿰뚫고 있었다는 듯, 직무 정지 결정이 난 당일 저녁에 곧바로 들이닥쳤다.

그들의 뒤로 낯익은 얼굴이 걸어 들어왔다.

바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에이스 검사, 정준혁이었다.

정 검사는 전생에서 오태민의 압박으로 수사를 중도 포기해야 했던 비운의 검사였으나, 현생에서는 강현이 전생의 기억을 바탕으로 그에게 오태민의 확실한 계좌 내역과 물증들을 미리 전달해 둔 상태였다. 게다가 강현이 정 검사 아버지를 성공적으로 집도해주며 둘 사이에는 두터운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다.

정 검사가 차가운 눈빛으로 강 상무를 바라보았다.

“강성태 씨. 증거 인멸 시도는 가중 처벌 대상인 거 아시죠? 이미 메인 서버 백업본과 오 원장과의 통화 녹취 파일은 저희가 따로 확보해 두었으니 헛수고하지 마십시오.”

강 상무는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오태민의 마지막 생명선이 끊어지는 순간이었다.


같은 시각, 명성대학병원 VIP 병동.

강현은 지훈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다. 지훈이의 생체 징후를 나타내는 모니터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녹색 그래프를 그리고 있었다.

두근. 두근. 두근.

강현의 손끝으로 전해지는 돼지 심장의 울림은 아주 건강했다. 인체의 거부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 세포들의 이상 증후도 강현의 ‘신의 손’ 감각에는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강현아.”

뒤에서 김태진이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넸다.

“방금 정 검사한테 연락 왔어. 태성 메디칼 압수수색 성공적으로 끝났대. 오태민이 해외로 빼돌리려던 이중 장부랑 차명 주식 계약서까지 전부 확보했다더라.”

강현은 청진기를 목에 걸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대로 흘러가네요.”

“진짜 무섭다, 너. 어떻게 오태민이 태성 메디칼을 통해 비자금을 만드는 것까지 다 알고 있었어? 그건 나도, 임 이사장님도 전혀 모르던 보안 사항이었는데.”

태진의 물음에 강현은 그저 엷게 웃을 뿐이었다. 10년의 전생 동안 오태민의 밑에서 온갖 더러운 대리 수술과 궂은일을 하며 뼈저리게 깨달은 정보들이었다. 그 피눈물 나는 기억들이 이제는 오태민의 심장을 찌르는 가장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제 오태민에게 남은 길은 하나뿐이겠군요.”

“그게 뭔데?”

강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쥐도 구석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죠. 하지만 오태민은 고양이를 물 힘도 없을 테니…… 스스로 파멸하는 길을 택할 겁니다.”

벼랑 끝에 몰린 오태민이 취할 마지막 행동. 강현은 그것조차 이미 계산에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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