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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86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86화: 격랑 전야, 소리 없는 준비

국제 흉부외과학회 학술대회(ICTS)를 앞둔 일주일은 명성대학병원 역사상 가장 숨 막히는 기간이었다.

“백 선생, 메디바이스 본사 측에서 공식 소송 협박 공문이 왔네. 만약 학술대회에서 자사 인공 심장의 결함에 대해 한 마디라도 언급할 경우, 수천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함께 명성재단 전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하는군.”

임선우 이사장이 무거운 안건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하지만 강현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실 뿐, 털끝만큼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

“예상했던 발악입니다. 그들이 내세울 무기는 돈과 법률 대리인들뿐이니까요.”

“맞네. 그래서 우리 재단 법무팀도 총동원령을 내렸네. 국내 최고 로펌인 ‘태평’과 손잡고 메디바이스의 소송 제기에 대한 맞소송 준비를 끝마쳤어. 법적인 장벽은 내가 온몸으로 막아낼 테니, 백 선생은 오직 발표 준비와 환자 관리에만 전념하게.”

임선우의 단호한 태도에 강현은 엷은 미소를 지었다. 전생에서 그를 지켜주지 못했던 무력한 병원과는 차원이 다른 든든한 아군이었다.

그 길로 강현은 지훈이의 병실로 향했다.
지훈이는 이제 침대에서 내려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 정도로 완전히 활력을 되찾아 있었다.

“의사 삼촌!”

지훈이가 강현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달려와 그의 가운 자락을 붙잡았다. 강현은 무릎을 굽혀 지훈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지훈이의 가슴에 청진기를 대었다.

동시에 ‘초미세 절대 인지 감각’을 기동했다.
두근. 두근. 두근.

지훈이의 가슴 속에 안착한 돼지 심장은 아무런 미세 혈전도, 판막 이상도 없이 완벽하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었다. 간세포들 역시 지훈이의 몸에서 생성된 영양소들을 부지런히 대사하며 활발히 움직였다.

“지훈아, 가슴이 아프거나 숨이 차지는 않니?”

“네! 하나도 안 아파요. 이제 친구들이랑 축구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 며칠 뒤면 집에 갈 수 있을 거야.”

강현이 지훈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 기적 같은 생명의 진동이 바로 메디바이스의 추악한 자본 논리를 박살 낼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같은 시간, 연구소 사무실에서 김태진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강현아, 큰일 났어!”

태진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메디바이스 놈들이 법무부를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학술대회 발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어. 게다가 법조계 로비 세력을 움직였는지, 가처분 심리가 비공개로 급박하게 진행되더니 내일 오전 중으로 인용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는 정보가 입수됐어.”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강현은 학술대회 단상 위에서 메디바이스 인공 심장의 부작용이나 기밀 문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할 수 없게 된다. 언급하는 순간 법적 처벌과 막대한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기 때문이었다.

“법적으로 입을 막아버리겠다라…….”

강현의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태진아, 걱정하지 마. 법원의 결정이 어떻든 판을 뒤흔들 방법은 준비해 뒀으니까.”

“방법이라니? 가처분을 어기면 형사 처벌인데?”

“우리 법원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 곳을 이용하면 되지.”

강현은 이미 전 세계 의학 전문지 기자들과 AP, BBC, 로이터 등 유력 외신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둔 상태였다. 메디바이스의 임상 데이터 조작 문서와 이종 이식 성공 데이터를 첨부한 엠바고(보도 유예) 메일이었다.

엠바고 해제 시점은 바로 내일 오후 2시, 강현이 학술대회 단상에 오르는 시점이었다.

“한국 법원이 국내 발표를 막는다면, 전 세계 인터넷과 외신이 먼저 메디바이스의 치명적인 비밀을 폭로하게 될 거야. 메디바이스 본사는 서울의 작은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되겠지.”

그 말을 들은 태진은 헛웃음을 삼켰다.

“너란 녀석은 진짜…… 메디바이스가 임자를 단단히 잘못 만났네.”

마침내 학술대회 전날 밤.
서울 코엑스 컨벤션 센터 주변은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수천 명의 흉부외과 전문의들과 의학 기자들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거대한 태풍이 몰아치기 직전의 고요함 속에서, 백강현은 발표 자료가 담긴 USB를 꽉 쥐었다. 그가 쥔 메스는 이제 수술실을 넘어, 전 세계 의료계를 지배하는 추악한 자본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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