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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83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83화: 거인의 추락, 무너지는 철옹성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 오태민은 여전히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국내 최정상 로펌의 전관 출신 변호사들이 그의 양옆을 호위하듯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사님. 제 의뢰인은 의료계 발전을 위한 순수한 학술적 목적의 후원을 받았을 뿐입니다. 대가성을 입증할 구체적인 물증도 없이 이렇게 구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입니다.”

변호사가 여유로운 태도로 검사를 압박했다.

하지만 수사를 담당한 안민우 검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책상 서랍에서 백강현이 전달한 USB를 꺼내 컴퓨터에 꽂았다. 그리고 모니터를 오태민과 변호인단 쪽으로 돌렸다.

“학술적 목적의 후원이라…… 그럼 이 파일들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모니터 화면에 띄워진 서류들은 메디바이스 한국 지사의 비밀 회계 원장과 로비 리스트였다. 오태민의 이름 옆에 선명하게 적힌 스위스 비밀 계좌 번호, 그리고 계좌로 송금된 금액의 일시와 외환 송금 증명서가 줄줄이 나타났다.

뿐만 아니었다. 메디바이스 사가 오태민에게 보낸 메일과 메신저 대화록에는 ‘이종 장기 승인 보류를 위해 복지부 2차관을 움직이겠다’는 오태민의 구체적인 로비 청탁 정황이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이, 이건……!”

변호사의 여유롭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오태민의 동공은 찢어질 듯이 커졌다. 그것은 메디바이스 본사 내부 핵심 서버와 오태민 본인의 개인 금고를 털지 않고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극비 중의 극비 자료들이었다.

“출처를 묻고 싶으시겠지만,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안민우 검사가 안경을 치켜올리며 차갑게 선언했다.

“오태민 씨. 이 장부 하나로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에게 뇌물을 받은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들, 그리고 메디바이스 한국 지사 임원진 전원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방금 발부되었습니다. 더 이상 버티는 건 무의미합니다. 순순히 자백하시는 게 형량에 도움이 될 겁니다.”

철옹성 같던 오태민의 어깨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평생을 지탱해 온 권력과 탐욕의 탑이, 백강현이라는 거대한 해일 앞에서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순간이었다.


같은 시각, 명성대학병원 대회의실.
임선우 이사장의 단호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울려 퍼졌다.

“오태민 전 병원장의 파면을 공식 의결함과 동시에, 그동안 병원 내에서 대리 수술 방조 및 불법 리베이트 수수에 연루된 흉부외과 김 과장, 기획조정실장 등 관련 보직자 12명을 직위 해제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합니다.”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의료진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지만, 반발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오태민의 구속과 비리 폭로로 명성병원의 기득권 세력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또한, 공석이 된 흉부외과 과장직에는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묵묵히 헌신해 오신 윤혜원 교수를 신임 과장으로 내정합니다.”

좌중에서 뜨거운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윤혜원 교수는 실력은 출중했으나 오태민 라인에 줄을 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변두리로 밀려나 있던 참된 의사였다. 그녀가 과장직에 오름으로써, 명성병원 흉부외과는 비로소 정치판이 아닌 진정한 치료의 공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회의가 끝난 후, 강현은 윤혜원 과장과 병원 복도에서 마주쳤다.

“축하드립니다, 과장님.”

“백 선생 덕분이에요. 백 선생이 아니었다면 이 병원은 여전히 오태민의 사유물이었겠지.”

윤혜원은 벅찬 표정으로 강현의 어깨를 토닥였다.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병원의 체질을 개선하고, 우리가 만든 신의 손 바이오 연구소를 세계 최고의 이종 이식 및 심혈관 연구 센터로 키워내야 합니다.”

“그래, 백 선생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네.”

그날 오후, 지훈이는 마침내 소아 중환자실(PICU)을 벗어나 햇볕이 잘 드는 일반 병실로 병상을 옮겼다.

지훈이는 병실 창가에 앉아 김태진이 접어준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얼굴에 돌던 핏기는 이제 제 나이대의 건강한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강현은 문가에 서서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전생에서 그는 짓밟히고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였고, 회귀한 후에는 오직 복수만을 향해 달리는 차가운 칼날이었다. 하지만 지금, 살아 움직이는 지훈이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강현은 깨달았다.

자신의 복수는 단순히 악을 파멸시키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어두운 권력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빛을 채워 넣는 것. 그것이 바로 ‘신의 손’을 부여받은 그가 걸어가야 할 진짜 길이었다.

‘오태민은 무너졌다. 이제 남은 건 메디바이스 본사와 아에온 재단이군.’

강현의 눈동자에 새로운 목표를 향한 날카로운 투지가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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