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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80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80화: 신의 손끝, 경계를 넘다

수술실 내부의 공기는 얼어붙을 듯이 무거웠다.
수술대 위에는 겨우 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지훈이가 누워 있었다. 인공호흡기와 ECMO 기계가 뿜어내는 기계음만이 불길한 침묵을 깨뜨리고 있었다.

“백 선생, 준비는 끝났네. 하지만 정말 괜찮겠나? 밖의 상황이 심상치 않아.”

마취과 의사의 우려 섞인 목소리에 백강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병원 밖은 오태민과 메디바이스가 사주한 시위대, 그리고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아내려는 기자들로 아수라장이었다. 하지만 강현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하나, 꺼져가는 어린 생명뿐이었다.

“시작하겠습니다.”

강현의 나직한 선언과 함께 메스가 지훈이의 흉부를 갈랐다.
동시에 개복이 진행되었다. 흉부외과와 소아외과의 영역을 넘나드는 초고난도의 동시 이식 수술. 전생의 방대한 지식과 현생에서 각성한 감각이 강현의 머릿속에서 완벽한 지도를 그려냈다.

가슴과 배가 열리자, 참혹한 광경이 드러났다.
심장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겨우 미약한 떨림만을 유지하고 있었고, 간은 산소 부족과 독소로 인해 검붉게 변해 이미 괴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지훈이 심장 상태가 생각보다 더 안 좋습니다. CPB(체외순환기) 가동합니다. 캐뉼라 삽입 완료.”

김태진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강현의 눈이 반짝였다.
‘초미세 절대 인지 감각(신의 손)’이 가동되는 순간, 수술대 위의 모든 생체 조직들이 3차원 입체 좌표로 재구성되어 강현의 뇌리에 박혔다. 혈관을 흐르는 적혈구의 흐름, 세포막의 미세한 맥동까지 강현의 손끝으로 고스란히 전해졌다.

그때, 수술실 멸균 이송 통로를 통해 특수 제작된 티타늄 케이스가 도착했다.
안에는 얼음 속에 보관된, 인간의 면역 거부 유전자를 제거한 형질전환 미니 돼지의 심장과 간이 들어 있었다. 붉고 탄력 있는 장기들은 인간의 것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

“장기 보존 상태 양호. 백 선생, 이송 완료됐어!”

연구소에서 장기를 에스코트해 온 한민우 박사가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

“고생하셨습니다. 바로 심장 적출 및 이식 들어갑니다.”

강현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지훈이의 병든 심장을 신속하게 잘라내고, 돼지의 심장을 가슴 공동 안으로 밀어 넣었다.

바로 그 순간, 수술실 외부 복도에서 소란스러운 고함이 들려왔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입니다! 불법 임상시험 혐의로 수술을 즉각 중단하고 압수수색을 진행하겠습니다! 문 여십시오!”

오태민이 대동한 복지부 단속반원들이 수술실 입구를 들이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태민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살인 집도를 당장 멈춰라! 백강현, 네놈이 기어코 미쳐서 천벌을 받을 짓을 하는구나!”

수술실 내부의 스태프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바이탈 모니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의 온 신경은 오직 돼지 심장의 대동맥과 지훈이의 대동맥을 연결하는 문합(Anastomosis) 지점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시끄럽군.’

강현이 냉소했다.
동시에 수술실 밖에서는 임선우 이사장이 단속반 앞을 단호히 가로막아 서고 있었다.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수술실 내부의 압력 저하와 감염 위험을 초래할 셈입니까?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직통 통화로 긴급 승인 구두 합의가 끝났습니다. 문서 송달 절차가 진행 중이니 한 발짝도 움직이지 마십시오!”

“이사장님! 구두 합의는 행정적 효력이 없습니다! 수술을 중단시키지 않으면 병원 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겠습니다!”

단속반 과장이 윽박질렀지만, 임선우는 눈빛 하나 흐려지지 않고 병원 보안요원들에게 지시했다.

“단 한 명도 수술실 구역으로 들여보내지 마라. 물리력을 행사한다면 공무집행 방해가 아니라 무단 침입 및 의료방해 혐의로 즉각 고소하겠다.”

시간을 벌어주는 임선우의 벽 뒤에서, 강현은 집도에 박차를 가했다.

‘신의 손’이 돼지 심장의 혈관 벽과 지훈이의 혈관 벽을 인지했다.
동물의 조직과 인간의 조직은 분자 구조와 탄력성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인 의사라면 미처 인지하지 못해 수술 후 혈전이나 혈관 파열을 일으킬 수 있는 미세한 어긋남.
하지만 강현에게는 모든 것이 훤히 보였다.

그는 7-0 프롤렌 봉합사를 쥐고 바늘을 놀렸다.
마치 투명한 실을 다루는 자수장처럼, 강현의 손놀림은 기이할 정도로 정교하고 빨랐다. 바느질이 지나간 자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들어갔다.

“대동맥 문합 완료. 하대정맥 문합 완료. 클램프(겸자) 해제합니다.”

강현이 차분하게 지시했다.
심장을 묶고 있던 집게가 풀리자, 지훈이의 따뜻한 피가 돼지의 심장 안으로 급격히 흘러 들어갔다.

수술실 안의 모두가 침을 삼켰다.
초급성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난다면 심장은 그 자리에서 검게 변하며 굳어버릴 것이다.

하나.
둘.
셋.

“……!”

핏기가 돌기 시작한 분홍빛 돼지 심장이 펄떡, 하고 크게 요동쳤다.
이어 규칙적이고 힘찬 고동이 수술실을 가득 채웠다.

“바이탈 돌아옵니다! EKG 정상 리듬! 초급성 거부 반응 없습니다!”

마취과 의사가 감격에 겨워 비명을 질렀다. 김태진의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바로 간 이식 들어갑니다.”

강현의 목소리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
그는 지훈이의 굳어버린 간을 적출하고, 돼지의 간을 복강 내에 안착시켰다. 간문맥과 간동맥, 그리고 쓸개관을 연결하는 작업은 심장보다 한층 더 정밀한 세포 단위의 봉합이 요구되었다.

강현의 손끝이 돼지 간의 혈관 내피세포 하나하나를 인지했다.
그는 현미경도 잡아내지 못할 미세한 혈관의 굴곡을 조절하며 봉합해 나갔다. 혈류가 통하자 검푸른 빛을 띠던 간이 순식간에 건강한 선홍빛으로 변하며 활력을 되찾았다.

“쓸개관 연결 완료. 담즙 분비 시작되는지 확인해 주세요.”

“……나옵니다! 맑은 담즙이 배액관을 통해 정상 배출되고 있습니다! 간 기능 정상 작동합니다!”

수술실 내부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물고, 오직 생명을 구하겠다는 집념 하나로 이루어낸 기적이었다.

수술실 조명이 꺼지고, 강현이 마스크를 벗으며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는 여전히 대치 상태가 이어지고 있었다. 강현이 나오는 모습을 본 오태민이 이빨을 드러내며 비아냥거렸다.

“백강현! 결국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나. 네 면허는 오늘부로 박탈이다! 임선우 이사장, 당신도 공범으로 철창행이야!”

그때, 복도 끝에서 임선우 이사장의 비서가 다급히 뛰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팩스로 수신된 공문서 한 장이 들려 있었다.

“이사장님! 보건복지부에서 긴급 팩스가 도착했습니다!”

임선우가 공문을 받아 들고 오태민과 단속반 과장의 눈앞에 들이밀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직인 행정명령서입니다. ‘희귀 난치성 소아 환자 백지훈에 대한 형질전환 이종 장기 임시 특별 승인 및 행정 처분 보류’. 확인들 하시지.”

“뭐, 뭐라고……?”

오태민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단속반 과장은 서류를 확인하더니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단속반원들에게 손짓했다.

“철수합니다. 장관님 재가가 떨어졌습니다.”

“아니, 과장님! 이게 무슨 소리요! 메디바이스 측에서 분명히 법적 문제가 있다고……!”

오태민이 발악하듯 소리쳤지만 단속반은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복도에 멍하니 남겨진 오태민을 향해, 강현이 천천히 다가갔다.

오태민은 강현의 서늘한 눈빛과 마주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오태민 전 교수님.”

강현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오태민의 척추를 타고 흘렀다.

“환자를 살리는 게 의사입니다. 자본의 개가 되어 아이의 목숨을 거래하려 들지 마십시오. 당신과 메디바이스의 추악한 거래 내역서, 내일 아침 아홉 시 뉴스에서 보게 될 겁니다.”

“너, 너 임마……!”

오태민의 동공이 지진이라도 난 듯 격렬하게 흔들렸다.
강현은 더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태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태진아, 환자 ICU(중환자실)로 이송하고 24시간 밀착 모니터링하자. 오늘 밤이 고비야.”

“어, 알았어! 바로 갈게!”

사라져 가던 지훈이의 심장 소리가 강현의 등 뒤에서 힘차게 뛰고 있었다. 오태민과 메디바이스가 쳐놓은 거대한 벽이, 신의 손끝에서 무참히 바스러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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