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70화: 보이지 않는 손
아서 스털링의 사망은 전 세계 지하 금융과 거대 제약계를 지탱하던 크로노스 클럽의 대지진을 불러일으켰다.
영생과 권력을 탐하던 거물들은 구심점을 잃고 세 갈래로 쪼개졌다. 기존의 폭력적이고 원초적인 장기 적출 방식을 고수하려는 강경파, 그리고 스털링의 유산을 차지하려는 온건파. 그 대립의 정점에는 아서 스털링의 외동딸이자 옥스퍼드 생화학 박사 출신인 헬렌 스털링(Helen Sterling)이 서 있었다.
서른네 살의 젊은 나이에 크로노스 클럽의 새로운 수장 후보로 떠오른 그녀는 차갑고 냉철한 이성을 가진 천재였다.
"빅터 밴스나 최강우 같은 멍청이들이 일을 그르친 거야. 백강현이라는 천재를 적으로 돌린 순간부터 그들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었어."
스위스 취리히의 펜트하우스에서 헬렌은 명성대병원의 바이오 연구소 설립 뉴스를 모니터로 보며 차갑게 미소 지었다.
"우리가 백강현을 무력으로 꺾으려 들수록 여론은 그를 영웅으로 만들고 우리를 범죄 카르텔로 규정할 뿐이야. 전술을 바꾼다. 가질 수 없다면, 우리의 거대한 자본으로 그를 가두고 길들이는 거야."
그녀는 책상 위의 전화를 들었다.
"한국의 명성대학병원과 한성바이오 주식 매입 규모를 세 배로 늘려. 소리 없이 숨통을 조이는 거야."
같은 시각, 명성대학병원 신설 실험 수술실.
강현은 수술 현미경을 들여다보며 돼지의 심장 관상동맥 부위에 한민우 박사가 배양한 바이오 패치를 이식하고 있었다. 머리카락 두께의 미세 혈관을 연결하는 정밀한 작업.
'절대 인지(Absolute Perception).'
강현의 눈앞에 혈관 벽의 엘라스틴 섬유 구조가 보석처럼 선명하게 보였다. 강현이 마이크로 포셉과 가위로 패치의 가장자리를 0.1mm의 오차도 없이 다듬어 문합했다.
착. 착. 착.
"패치 이식 완료. 클램프 오프."
혈류가 통하자 옅은 분홍빛 바이오 패치가 돼지의 심장 박동과 완벽하게 동조하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했다. 거부 반응이나 혈류 잡음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완벽하다……! 백 선생, 자네의 손끝은 정말 매번 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군."
실험을 참관하던 윤혜원 과장이 혀를 내둘렀다. 임상 실험의 대성공은 신의 손 연구소가 인류 최초로 거부 반응 없는 맞춤형 인공 장기 시대를 열었음을 입증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김태진이 노트북을 들고 굳은 표정으로 실험실 안으로 들이닥쳤다.
"강현아, 큰일 났어. 명성재단 임선우 이사장님이 급하게 널 찾으셔. 주식 시장에 이상 징후가 포착됐대."
실험실 밖으로 나온 강현은 태진이 보여주는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한성바이오와 명성대병원의 모재단인 명성의료재단의 주식 거래량이 오늘 아침부터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손이야. 케이맨 제도와 버뮤다에 적을 둔 유령 펀드 수십 개가 동시다발적으로 명성의료재단 지분을 장내 매수하고 있어. 이미 우호 지분을 제외한 유통 주식의 15%를 확보했대. 이대로 가면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이 넘어가고, 우리 바이오 연구소의 모든 특허와 연구 자료가 합법적으로 강탈당해!"
태진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아에온 재단이 법과 총 대신, 자본이라는 거대한 칼을 들고 우리 목을 겨누기 시작한 거야."
강현은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요동치는 주식 차트를 내려다보았다.
"돈으로 우리를 사겠다라…… 흥미롭군. 저들이 펼치는 자본의 전쟁판에 기꺼이 올라타 주지."
글로벌 금융을 무대로 한,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과의 두 번째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