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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6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6화: 폭풍을 몰고 오는 침입자

한성그룹 이사장의 개입으로 징계위원회는 해프닝으로 끝났고, 명성대학병원 내에서 백강현의 위상은 180도 달라졌다.

"그 백강현이라는 인턴 말이야. 진짜 교수를 밀쳐내고 손가락으로 지혈해서 환자를 살렸대."
"에이, 인턴이 어떻게 그래? 소설 같은 소리 하지 마."
"진짜라니까! 마취과 과장님이 직접 증언했어. 게다가 한성그룹 뒷배까지 탔다잖아."

병원 복도를 지날 때마다 수군거림이 뒤따랐다. 하지만 강현은 그런 소문 따위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다음 수련과인 소아흉부외과(Pediatric Thoracic Surgery)로 자리를 옮겼다.

소아흉부외과는 흉부외과 중에서도 가장 난도가 높고 고된 곳이었다. 성인보다 몇 배는 작고 섬세한 아기들의 심장을 다루어야 하기에, 웬만한 실력과 인내심이 아니고서는 메스조차 잡기 힘든 영역이었다.

"백강현 선생. 소문은 들었지만, 여긴 소아 파트야. 성인 수술방에서 운 좋게 지혈 좀 했다고 으스대다간 애먼 아이 목숨 잡는 곳이니까 각별히 조심해."

소아흉부외과의 깐깐한 전임의(Fellow) 최현우가 강현을 차갑게 쏘아보며 경고했다. 최현우 역시 수술방에서 날아다닌다는 강현의 소문을 시기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명심하겠습니다."

강현은 짧게 답하고 병동 라운딩을 시작했다.

그날 오후, 소아응급실에서 다급한 호출이 떨어졌다.

"5세 남아, 극심한 흉통과 과호흡으로 내원! 소아흉부외과 컨설트(협진 의뢰) 들어왔습니다!"

강현은 최현우와 함께 다급히 소아응급실로 뛰어 내려갔다.

베드 위에는 다섯 살배기 사내아이가 자지러지게 울며 가슴을 쥐어뜯고 있었다. 아이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었고,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으앙! 가슴 아파요! 엄마, 아파! 흐아앙!"

아이의 곁에서 어머니가 안절부절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선생님, 우리 민우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고 숨을 못 쉬어요. 며칠 전부터 열이 심하게 나긴 했는데, 동네 소아과에서는 독감이나 소아 폐렴 같다고 약만 줬거든요……."

소아과 당직 레지던트가 환아의 차트를 최현우에게 건넸다.

"청진상 폐음은 약간의 서브크랙클(미세 수포음)이 들립니다. 엑스레이상 폐야에 침윤이 좀 보여서, 바이러스성 소아 폐렴으로 진단하고 항생제랑 해열제 처방해서 소아과 병동으로 입원시키려고 합니다."

최현우는 차트를 대충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폐렴이 심해져서 소아형 흉막통이 온 것 같네. 병동으로 올려서 옥시전(산소) 공급하고……."

"안 됩니다. 병동으로 올리면 이 아이는 입원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심정지로 급사합니다."

낮고 묵직한 음성이 두 사람의 말을 가로막았다.

최현우와 소아과 레지던트의 시선이 동시에 백강현에게 꽂혔다.

"뭐? 백강현 인턴, 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최현우의 미간이 좁아졌다.

강현은 아이의 베드 옆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의 눈은 울부짖는 아이의 가슴팍에 고정되어 있었다.

[말초신경 절대 인지 가동]
[환아의 가슴 투시 투영 분석 시작]

강현의 머릿속에 소아 환자의 조그마한 심장 구조가 그려졌다.
단순한 3D 그래픽이 아니었다. 혈류의 거친 와류(Turbulence)가 심장을 타고 흐르는 소리가 뇌리에 천둥처럼 울렸다.

두근, 두근, 슈우우우우-.

심장 앞쪽을 흐르는 좌전하동맥(LAD)의 입구가 기이하게 부풀어 올라 있었다. 정상적인 직경의 4배가 넘는, 직경 8mm 크기의 거대한 꽈리 모양 동맥류였다.

게다가 그 동맥류의 얇은 벽이 심장의 박동에 따라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극도로 팽창해 있었다. 미세한 균열 사이로 피가 스며 나오고 있었다.

"폐렴이 아닙니다. 가와사키병(Kawasaki disease) 합병증으로 발생한 '거대 관상동맥류(Giant Coronary Aneurysm)' 파열 직전입니다."

강현의 진단명에 최현우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가와사키병 합병증? 다섯 살짜리 애한테 관상동맥류 파열이 올 확률이 얼마나 되는 줄 알아? 게다가 가와사키의 전형적인 증상인 딸기 모양 혀나 손발 끝의 탈락(허물 벗겨짐)도 없잖아!"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비정형 가와사키병(Atypical Kawasaki Disease)'입니다. 아이의 손끝을 보십시오."

강현은 아이의 작고 고운 손을 가볍게 쥐었다. 손끝의 아주 미세한 온도 상승과 미세혈관의 비정상적인 맥동이 강현의 지문을 통해 실시간으로 분석되었다.

"비정형의 경우 외관상 증상이 늦게 나타나거나 생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아이의 심장 좌전하동맥에 8mm 이상의 거대 동맥류가 형성되어 있고, 파열이 임박해 활동성 출혈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극심한 연관통(Referred pain)으로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겁니다."

"야, 인턴. 네가 신이라도 돼? 눈으로 심장 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지껄이게? 소아과 레지던트 선생, 그냥 입원 수속 진행해."

최현우가 짜증스럽게 강현을 밀쳐내려 했다.

강현은 물러서지 않고 아이의 목 옆 경동맥 부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심박수 분당 160회. 혈압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청진해 보면 우측 흉골 연에서 기이한 이완기 잡음(Diastolic murmur)이 들릴 겁니다. 지금 당장 베드 사이드 에코(침상 옆 심초음파) 검사해 보십시오. 만약 제 진단이 틀렸다면, 어떤 징계든 달게 받겠습니다."

강현의 눈빛에 담긴 가공할 만한 확신에 최현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응급실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뚝 그치며, 아이가 스르륵 눈을 감았다.

삑- 삑- 삑- 삑-!

동시에 바이탈 모니터의 산소포화도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어? 진짜 바이탈 흔들린다! 혈압 60에 40!"

소아과 레지던트가 비명을 질렀다.

최현우는 등 뒤로 소름이 쫙 돋았다. 그는 서둘러 초음파 기계를 끌고 와 아이의 가슴에 젤을 바르고 프로브를 갖다 대었다.

모니터에 흑백의 심장 영상이 나타났다.

최현우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화면에는 강현이 말한 그대로, 아이의 좌전하동맥 기시부에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8.5mm 크기의 거대 관상동맥류가 선명하게 잡혀 있었다. 그리고 그 주위로 심낭 삼출액(Pericardial effusion)—즉, 피가 흘러나와 고여 있는 것이 보였다.

"이…… 이게 진짜 가와사키 동맥류 파열이라고? 말도 안 돼……."

최현우의 손이 사시나무 떨듯 떨리기 시작했다.
인턴 백강현의 진단이 100% 완벽하게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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