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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5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5화: 괴물의 탄생

수술이 끝나고 이틀 뒤. 명성대학병원 동관 5층 소회의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회의실 중앙 테이블에는 흉부외과 과장, 부원장, 그리고 교육수련부장 등 병원의 실세들이 모여 앉아 있었고, 그 맞은편에 인턴 백강현이 덤덤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백강현 인턴. 자네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인지는 하고 있는가?"

교육수련부장인 소아청소년과 주 교수가 안경을 고쳐 쓰며 엄숙하게 물었다. 그의 옆에는 잔뜩 독이 오른 독사처럼 강현을 노려보는 오태민 교수가 앉아 있었다.

"의과대학을 막 졸업한 인턴 신분으로, 감히 집도의의 동의 없이 메스를 잡고 봉합을 집도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네. 이는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자 병원 수련 규정 위반이야. 영구 제명은 물론이고 의사 면허 취소까지 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일세."

주 교수의 으름장에 오태민이 기다렸다는 듯 거들었다.

"그렇습니다, 부장님. 당시 저는 환자의 관상동맥 박리를 진행하던 중이었는데, 이 백강현 인턴이 갑자기 미쳐서 저를 밀쳐내고 심장을 함부로 만졌습니다. 제지하려고 했으나 수술실 내의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마치게 둔 것입니다. 이건 살인미수나 다름없습니다!"

오태민의 뻔뻔한 거짓말에 강현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후배 의사의 인생을 철저히 짓밟는 수법.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오태민은 변한 게 없었다.

"백강현 인턴, 할 말이 있는가?"

부원장이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강현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회의실에 모인 의학계의 원로들을 바라보았다.

"오태민 교수님의 말씀은 사실과 다릅니다."

강현의 목소리는 너무나 차분하고 낭랑하여 징계위원들의 귀에 쏙쏙 박혔다.

"수술 당시 우심방 벽에 4mm 크기의 열상이 발생한 것은 오 교수님이 박리 도중 메스 끝의 각도를 조절하지 못해 찌른 결과였습니다. 당시 환자의 바이탈은 수축기 혈압 40mmHg 이하로 떨어졌고, 심장 탬포네이드로 인한 정지 직전이었습니다."

"이, 이 자식이 어디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내가 찔렀다는 증거가 있어?!"

오태민이 벌떡 일어나 삿대질을 했다.

"있습니다."

강현이 품 안에서 USB 메모리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당시 마취과에서 기록한 실시간 바이탈 변화표와 수술실 블랙박스 영상 사본입니다. 영상 14분 20초 부근을 보시면 오 교수님의 메스가 들어간 직후 출혈이 발생했으며, 오 교수님이 공황 상태에 빠져 손을 떨고 계신 모습이 선명하게 녹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가 디지털 컴프레션(손가락 지혈)을 한 덕분에 수축기 혈압이 90 이상으로 안정되는 과정도 고스란히 담겨 있죠."

"너, 너 그걸 어떻게……!"

오태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수술실 CCTV는 병원장이나 징계위원회의 공식 요청 없이는 열람할 수 없는 보안 자료였다. 하지만 강현은 회귀 전 병원의 모든 시스템과 인맥을 꿰뚫고 있었고, 마취과 레지던트와의 은밀한 거래를 통해 미리 복사본을 챙겨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의료법 위반을 논하셨는데, 의료법 제60조에 따르면 긴급한 재난이나 환자의 생명이 위독한 응급상황에서는 면허 범위를 넘어서는 임기응변적 의료 행위가 초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집도하지 않았다면 강민우 환자는 테이블 데스를 면치 못했을 것입니다."

조목조목 법률과 의학적 팩트를 짚어내는 강현의 태도에 징계위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 아이는 갓 졸업한 어설픈 인턴이 아니었다. 법망과 병원 생리를 완벽하게 꿰뚫고 있는 노련한 정치가의 냄새가 났다.

그때였다.

쾅-!

소회의실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거리들인가!"

호통 소리와 함께 들어온 인물은 명성대학병원 병원장, 한만기였다.

"병원장님?"

징계위원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만기 병원장의 뒤로는 값비싼 수트를 차려입은 신사들과 고급스러운 기품이 흐르는 중년 여성이 서 있었다.

중년 여성의 정체를 확인한 부원장의 안색이 단숨에 굳어졌다.

"하, 한성그룹의 이사장님……?"

한성그룹 회장의 누이이자, 이번에 수술을 받은 강민우 상무의 고모인 한혜숙 이사장이었다. 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회의실 안을 둘러보다가 백강현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걸어왔다.

"자네가 우리 민우를 살려준 백강현 선생인가?"

"예, 그렇습니다. 인턴 백강현입니다."

강현이 정중하게 목례했다. 한혜숙은 강현의 손을 꽉 쥐었다.

"고맙네. 정말 고마워. 마취과 과장에게 들었네. 수술방에서 다른 의사들이 겁에 질려 쩔쩔매고 있을 때, 자네가 목숨을 걸고 직접 심장을 기적처럼 봉합해 내 아들 같은 조카를 살려냈다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병원장 한만기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한 병원장. 우리 한성그룹이 매년 명성재단에 수백억 원의 기부금을 내는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최고의 의료진에게 우리 임직원들의 목숨을 맡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목숨을 살려낸 은인 같은 천재 의사를 징계하려 들다니요? 이 병원은 제정신입니까?"

"이사장님, 그게 아니라 오해가……."

부원장이 진땀을 흘리며 해명하려 했지만, 한혜숙은 가차 없이 말을 잘랐다.

"만약 백강현 선생에게 아주 작은 불이익이라도 생긴다면, 한성그룹은 명성재단에 대한 모든 재정적 지원을 중단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임직원 전원을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송하겠어요."

초강수였다.
명성대학병원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한성그룹의 지원 중단은 병원 경영진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병원장 한만기가 급히 상황을 정리했다.

"징계라니요!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다. 이번 위원회는 징계가 아니라, 백강현 인턴의 헌신적인 공로를 치하하고 포상하기 위해 소집된 자리였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부원장?"

"아, 예! 그렇습니다! 공로 치하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부원장이 허둥지둥 말을 맞추었다.

오태민은 구석에서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며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강현은 한혜숙 이사장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오태민을 향해 살며시 시선을 던졌다.

'오태민, 이게 시작이다.'

병원 권력의 비호를 받던 오태민의 뒷배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강력한 뒷배를, 강현은 인턴 첫 주 만에 손에 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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