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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4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4화: 집도의를 대신하여

"너…… 너 봉합할 줄 알아?"

오태민의 목소리는 볼품없이 갈라져 있었다.

평소라면 오만한 목소리로 인턴의 뺨을 갈겼을 위인이었지만, 지금 수술대 위 환자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선혈은 그의 오만함을 깨끗이 씻어내 버렸다. 당장 환자가 테이블 데스(Table Death, 수술 중 사망)를 맞이하면 집도의인 자신의 의사 인생도 끝이었다.

"비키십시오."

강현은 대답 대신 차갑게 툭 던졌다.

그리고 오태민의 오른손에 쥐어져 있던 니들 홀더(Needle Holder, 봉합 바늘을 쥐는 기구)와 포셉을 가져왔다. 오태민은 마치 가위에 눌린 사람처럼 멍하니 그에게 집도 자리를 내주었다.

"미쳤어! 야! 백강현! 너 진짜 감옥 가고 싶어? 면허도 없는 인턴 새끼가 메인 자리에 서다니! 야, 비켜!"

치프 레지던트 이민우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소리쳤지만, 강현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시끄럽습니다. 조용히 하고 썩션이나 대세요. 이 환자 죽으면 여기 있는 누구도 책임 못 집니다."

"……!"

강현의 목소리에는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무게감이 실려 있었다. 마취과 의사마저 강현의 기백에 압도당해 이민우를 만류했다.

"이 선생, 일단 놔둬 봐! 지금 혈압 40이야! 누구든 어서 꿰매야 해! 오 교수님은 지금 손 떨어서 못 하잖아!"

실제로 오태민은 구석으로 한 걸음 물러나 양손을 가슴팍에 모은 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강현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의 양손에 쥐어진 메탈의 감각.
차가운 금속 니들 홀더가 오른손 손바닥의 말초 신경과 하나로 동기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보인다.'

심장은 분당 120회에 달하는 빠른 속도로 불규칙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뛰고 있는 심장의 벽을 꿰매는 것은 흉부외과 써전들에게도 극상의 난이도다. 핏줄기를 뿜어내며 요동치는 살덩이 위에 정확히 0.5mm의 오차도 없이 바늘을 찔러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현에게는 요동치는 심장의 움직임이 마치 느린 화면처럼 인지되었다.

[말초신경 절대 인지 활성화]
[심장 박동 주기 동기화 완료]

강현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

바늘이 찢어진 우심방 벽의 가장자리를 통과했다.
심장이 수축하여 혈액이 뿜어져 나오기 직전의 찰나, 강현은 프롤렌 4-0 실을 부드럽게 잡아당겼다. 그리고 심장이 이완되는 타이밍에 맞추어 완벽하게 첫 번째 매듭을 지었다.

탁.

"어……?"

이민우의 입에서 멍청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비팅 하트 슈처(Beating Heart Suture, 박동하는 심장 봉합).
인공심폐기를 돌리지 않고 뛰는 심장을 봉합하는 이 기술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거장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그런데 갓 대학을 졸업한 인턴 백강현의 손끝에서 그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었다.

탁, 탁, 탁, 탁.

강현의 손놀림은 우아하기까지 했다. 바늘을 밀어 넣고, 실을 당겨 매듭을 짓는 행위가 마치 단 하나의 매끄러운 춤 동작처럼 이어졌다. 단 1마이크로미터의 어긋남이나 찢어짐도 없이, 얇디얇은 심장 벽의 조직들이 완벽한 간격으로 맞물려 봉합되었다.

1분.
겨우 60초 만에 찢어졌던 우심방 벽의 파열 부위가 완전히 밀폐되었다.

"썩션."

강현이 지시했다. 이민우는 넋이 나간 채 강현의 손짓에 따라 썩션 팁을 가져다 대었다.
우심방 주변에 고여 있던 피를 빨아들이자, 완벽하게 봉합되어 실 한 가닥조차 팽팽하게 자리 잡은 심장 벽이 드러났다.

단 한 방울의 피도 더 이상 새어 나오지 않았다.

삑------- 삑---- 삑-- 삑.

"혈압…… 혈압 회복됩니다! 100에 60! 산소포화도 99%! 와, 바이탈 안정됐어요!"

마취과 의사의 환희에 찬 외침이 수술실을 채웠다.

수술실에 있던 간호사들과 조무사들, 그리고 이민우까지 모두 벼락을 맞은 듯한 얼굴로 강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강현은 멈추지 않았다.

"이 환자, 원래 관상동맥 우회술(CABG) 하려던 거 아닙니까?"

강현의 말에 오태민이 흠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좌전하동맥(LAD) 폐색 부위를 지나서 내흉동맥(ITA)을 문합해야 합니다. 이민우 치프, 하베스트(Harvest, 혈관 채취)해 둔 요골동맥(Radial Artery) 준비해 주세요. 문합 들어갑니다."

"아…… 어, 어!"

이민우는 자신도 모르게 강현의 지시에 압도되어 군대 신병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수술방의 주도권은 완전히 인턴인 백강현에게 넘어가 있었다.

강현은 머릿속에 저장된 수십 년 치의 정밀한 술기와 새로이 각성한 초미세 통제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봉합사를 사용해 직경 1.5mm에 불과한 미세 혈관 두 개를 이어 붙이는 문합 작업. 강현의 손가락은 기계적인 진동조차 없이 미세한 바늘을 잡아 돌리며 순식간에 두 혈관을 연결했다.

바늘이 조직을 뚫는 각도, 봉합사의 텐션, 매듭의 횟수까지.
그것은 교과서에 실려야 할 수준을 넘어선, 예술의 영역이었다.

"클램프 오픈(Clamp Open)."

문합이 끝난 혈관의 집게를 풀자, 새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붉은 혈액이 시원하게 흘러 들어갔다. 심장의 색이 순식간에 건강한 선홍빛으로 돌아왔다.

"수술 끝났습니다. 세척(Irrigation)하고 닫으십시오."

강현은 니들 홀더를 이민우에게 건네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수술방 구석에서 넋을 잃고 서 있는 오태민에게 다가갔다. 강현은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으며 오태민의 귀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수술은 끝났습니다, 오 교수님. 차트 작성 및 사후 보고는 알아서 잘 처리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태민의 동공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그의 비열하고 거만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눈앞의 인턴을 향한 깊은 공포만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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