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57화: 벼랑 끝의 수술실
"과장님, 심초음파상 이전 수술로 심어둔 대동맥 판막의 지지륜(Ring)이 완전히 찢어져 뒤집어졌습니다! 심막 삼출액이 심장을 압박하고 있어서 당장 흉강을 열고 판막을 재치환(Redo Aortic Valve Replacement)하지 않으면 산모와 아이 모두 20분 안에 질식사합니다!"
윤혜원 과장도 급히 응급실로 뛰어내려와 초음파 모니터를 보며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수술을 어떻게 한단 말인가! 전신 마취제인 프로포폴이랑 세보플루란 흡입 마취 가스조차 오늘 아침부로 재고가 완전히 바닥났네. 남은 건 일반 상처 꿰맬 때 쓰는 극소량의 리도카인(국소 마취제)뿐이야. 마취 없이 가슴뼈를 절개하고 심장을 멈추는 개심 수술을 하란 말인가? 그건 고문이자 테이블 데스야!"
윤혜원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려 해도, 구급차 차 문을 닫는 순간 심정지가 올 게 불 보듯 뻔했다.
그 절망과 죽음의 어둠이 드리운 응급실 한가운데,
"수술실 열어주십시오. 제가 집도하겠습니다."
강현이 덤덤하게 수술 장갑을 양손에 끼며 나섰다.
"백 선생! 자네 지금 의협에 의해 면허 자격이 정지된 상태야! 게다가 전신 마취 약품도 없는데 어떻게 환자 가슴을 연단 말인가! 이건 의료법 위반 수준이 아니라 과실치사로 쇠고랑을 차게 될 일일세!"
윤혜원 과장이 강현의 앞을 막아섰다.
강현은 윤혜원의 흔들리는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약이 부족하다면, 제가 가진 말초신경 차단 기법으로 환자의 뇌로 가는 통증 감각 신경망을 직접 마비시키겠습니다. 국소 마취제 리도카인을 정밀하게 척추 경막외(Epidural) 공간과 정중신경 경로에만 주입하여,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비마취식 개심 수술(Awake Open Heart Surgery)을 시행하겠습니다."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가슴을 연다고……?!"
윤혜원의 턱이 빠질 듯 경악했다. 그것은 의학사상 극히 드문 보고 사례가 있긴 하지만, 써전의 초정밀 제어력과 신경 차단술이 0.1%의 오차도 없어야만 통증 쇼크사를 막을 수 있는 극단적인 모험이었다.
"내가 어시스트 서지."
서지훈 과장이 스크럽 장갑을 끼며 단호하게 강현의 옆에 섰다.
"응급의학과 과장 권한으로 이 수술을 응급 구명 행위로 승인하겠네. 기소하려면 나부터 하라고 해. 백강현, 네 그 신의 손끝을 믿고 가보자고."
"고맙습니다, 서 과장님. 태진아, 어제 준비해 둔 대체 수액 펌프 세팅해라."
"오냐! 기계 준비 끝났다!"
김태진이 멸균 가방을 들고 다급히 뒤를 쫓았다.
전력도 불안정하여 비상등만 깜빡이고, 수술 마취 약물조차 바닥난 불 꺼진 벼랑 끝의 수술방으로 산모를 실은 침대가 거칠게 밀려 들어갔다.
두 개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인류 의학 역사상 가장 처절하고 위대한 수술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