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50화: 지하의 집도자
"이 쥐새끼들이 감히 기밀을 훔쳐?! 제압해!"
무장 요원 한 명이 삼단봉을 머리 위로 치켜들며 강현을 향해 무섭게 돌진했다.
하지만 강현의 눈에는 요원의 삼단봉이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궤도와, 그 동작을 유도하는 그의 어깨 근육 힘줄의 텐션 변화가 느린 화면처럼 인지되었다. 강현의 말초신경 절대 인지 능력이 극한으로 확장되어 상대의 다음 움직임을 읽어낸 것이다.
쉬익-!
강현은 상체를 가볍게 틀어 삼단봉을 피했다.
그리고 요원의 겨드랑이 아래 깊숙이 위치한 상완신경총(Brachial Plexus)의 미세 신경망 부위를 손끝으로 정확한 압력을 실어 강타했다.
퍽!
"아아아악-!"
요원은 비명과 함께 삼단봉을 떨어뜨리며 바닥으로 처박혔다. 순간적인 충격으로 팔 전체의 신경 전달이 일시 마비된 것이다.
"이 자식이 제정신이 아닌가? 총 쏴!"
경호팀장이 가스총을 들어 강현을 겨누려 했다.
강현은 주저 없이 수술 카트 위에 놓여 있던 멸균 생리식염수 백을 팀장의 얼굴을 향해 강하게 던졌다.
퍽!
식염수가 터지며 시야가 차단된 찰나, 강현은 몸을 날려 팀장의 손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꺾었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가스총이 바닥으로 나가떨어졌다.
그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현은 벽면에 설치된 고압 산소 공급 밸브(Oxygen valve)를 세차게 비틀어 개방했다. 동시에 호스를 거칠게 뜯어내 분출되는 고압 산소를 격리실 전력 배선반(Breaker box)의 열린 틈새로 쏘아 보냈다. 전기 스파크가 이는 곳에 고농도 산소가 닿자 곧바로 격렬한 반응이 일어났다.
콰콰콰콰광-!
눈을 멀게 할 듯한 푸른 불꽃 스파크와 함께 요란한 전기 합선 폭발음이 지하 3층을 흔들었다. 격리 구역 전체의 전력 공급이 전면 차단되고, 천장의 비상 유도등만이 붉은 핏빛으로 번뜩이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태진아! 주파수 날려!"
"오냐! 해킹 링크 가동!"
김태진은 가방에서 꺼낸 교란 주파수 송신기를 전선망 콘센트에 찔러 넣었다. 요양원 내부의 모든 통신망과 가드들의 무전기 주파수가 찌리리릭 하는 잡음과 함께 완전히 차단되었다.
지하 요새는 순식간에 붉은 지옥으로 변했다.
강현은 묶여 있던 무장 요원들의 손목을 꺾어 완벽하게 무력화한 뒤, 뇌사 상태로 가둬져 있던 마지막 10번 베드의 실종 청년을 안아 들었다.
"태진아, 환자들 대피로 개방해!"
"하역장 문 해킹 완료! 한성그룹 헬기 옥상 헬리패드에 착륙했어!"
강현과 태진은 피해자들을 휠체어와 들것에 실어, 시건이 풀려버린 지하 3층의 비상계단을 타고 옥상 헬리패드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옥상에는 장대비가 몰아치는 가운데, 서치라이트를 켠 한성그룹의 대형 수송 헬리콥터가 프로펠러 소리를 웅장하게 토해내고 있었다.
"백 선생! 타십시오!"
대기하고 있던 한성그룹 특수 무장 요원들이 강현 일행을 엄호하며 헬기에 탑승시켰다.
두다다다다다-!
헬기가 명성대학병원 옥상을 떠나 먹구름 낀 하늘을 향해 수직으로 상승했다.
지상에서는 최강우 부원장과 경비원들이 허망한 눈빛으로 밤하늘로 멀어져 가는 헬기를 바라보며 절망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달리는 헬기 안.
강현은 자신의 카메라 펜을 헬기 내 전송 콘솔에 꽂아 넣었다.
"크로노스 클럽의 모든 불법 생체 실험과 납치, 장기 적출 음모 데이터…… 대한민국 모든 방송사와 언론사로 동시 송출해라."
[전송 완료]
그의 손가락 끝에서, 전 세계의 억만장자들과 정치가들이 맺어두었던 추악한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왕국이 단숨에 지옥의 심연으로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강현은 헬기 창문을 통해 멀어져 가는 명성병원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읊조렸다.
"크로노스 클럽. 당신들의 가짜 불사(不死)는 오늘로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