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47화: 달콤한 독배
최강우 부원장이 건넨 금빛 카드 키와 스위스 금융 계좌 서류. 그것은 달콤하게 포장된 치명적인 독배(Poisoned Chalice)였다. 한 번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 피를 묻히면, 평생 크로노스 클럽의 불법 생체 실험과 장기 밀매의 공범이 되어 그들의 노예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늦은 밤, 명성재단 산하의 삼엄한 비밀 한옥 안가.
강현은 임선우 이사장 대행, 윤혜원 과장, 그리고 한성그룹 한혜숙 이사장 앞에 부원장실에서 챙겨온 카드 키와 바인더를 내려놓았다.
"신임 최강우 부원장은 크로노스 클럽의 한국 지부 총책입니다. 그들은 명성병원 지하 3층 격리 구역에 신설된 프라이빗 VIP실을 개설해, 불법적인 유전자 조작 장기 이식과 세포 복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현의 폭로에 임선우 교수의 손에 쥔 지팡이가 가볍게 떨렸다.
"크로노스 클럽이라니……! 소문으로만 들었던 그 괴물 같은 거물들이 진짜 우리 명성병원 지하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단 말인가? 자네, 그 지하 격리 구역으로 잠입하려는 건가?"
"예, 이사장님. 그들의 오퍼를 수락하는 연기를 하며 제 발로 기어들어가 썩은 심장부를 직접 끄집어내겠습니다."
"안 되네! 너무 위험해!"
윤혜원 과장이 황급히 강현의 팔을 붙잡았다.
"그곳은 사설 경호팀과 최첨단 감시 장비로 무장된 폐쇄 공간일세. 만에 하나 자네가 이중 첩보 행위를 하는 것이 들통나는 순간, 그 안에서 영원히 실종되거나 사고사로 입막음당할 수 있어!"
강현은 천천히 자신의 오른손가락을 펴 보였다. 은은한 찌르르한 열감이 그의 곧게 뻗은 손가락 끝을 타고 흘렀다.
"그들은 늙어가고 있고, 그들의 생명 연장 수술을 성공시킬 수 있는 유일한 칼잡이는 접니다. 그들은 저를 함부로 죽이지 못합니다. 제가 아니면 그 억만장자들은 수술대 위에서 흙으로 돌아갈 테니까요."
강현의 눈빛에 깃든 가공할 만한 확신과 거장의 기백에 임선우 이사장은 마침내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 자네가 목숨을 걸고 그 심연으로 들어간다면, 나 역시 이사장의 직을 걸고 판을 깔아주겠네."
한성그룹 한혜숙 이사장 역시 매서운 안광을 빛냈다.
"백 선생. 한성그룹 산하의 전직 특수부대 출신 무장 경호팀 30명을 명성병원 주변에 배치해 두겠네. 자네의 신호가 떨어지는 순간, 법이고 규정이고 무시하고 지하 3층을 강제로 돌파해 쓸어버릴 준비를 하겠어."
"감사합니다. 이사장님."
옆에 서 있던 김태진이 강현의 어깨를 툭 쳤다.
"야, 백강현. 나도 같이 간다. 네 퍼스트 어시스트는 나잖아. 지하 3층의 무선 전력선과 통신망을 교란할 수 있도록 백업 장치를 내 가방에 믹스해 뒀어. 너 혼자 지옥에 가게 놔둘 것 같냐?"
"태진아……."
강현의 입꼬리에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원수들이 파놓은 가장 깊고 은밀한 늪지대로 걸어 들어가는 발걸음이었지만, 그의 곁에는 그 무엇보다 단단한 철동맹과 아군들이 함께 서 있었다.
그들의 달콤한 독배는, 조만간 크로노스 클럽의 목줄을 절단할 날카로운 메스로 환수될 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