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37화: 거장의 침묵
"백강현 선생, 질문이 있네! 소아 1.5mm 관상동맥 문합 시 혈관 유착이 심해 외벽이 약해져 있을 때, 봉합사의 인장 강도를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통제했는지 알려줄 수 있겠나?"
"5중 OPCAB 수술 후 발생하는 미세 관상동맥의 연축(Spasm) 예방을 위해 술 중 질산염 투여 시점은 어떻게 설정했습니까?"
전국의 명문 대학병원 흉부외과 주임과장들과 원로 거장들이 단상 앞으로 바짝 다가와 마이크를 다투어 쥐며 질문을 쏟아냈다. 그들의 눈빛은 더 이상 풋내기 인턴을 무시하는 오만함이 아니었다. 새로운 학술적 지평을 연 거장을 향한 학자로서의 순수한 지적 호기심과 경외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강현은 수십 년간 축적된 미래의 임상 경험치와 새로이 각성한 초감각의 통찰력을 가미해, 그들의 난해한 질문들에 막힘없이 깊이 있는 답변을 쏟아냈다.
"조직의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외막의 고정 강도는 0.2g의 한계 장력을 유지했으며, 연축 예방을 위한 마이크로 관류는 문합 완료 30초 전 대퇴정맥 이식편의 초기 재소통 타이밍에 동기화시켰습니다."
강현의 완벽한 답변이 끝날 때마다, 질문을 던진 노교수들은 깊은 탄식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짝, 짝, 짝…….
마침내 학회장 로비를 꽉 메운 300여 명의 흉부외과 의사들 사이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기득권의 아성을 실력 하나로 완전히 무너뜨린 천재를 향한 흉부외과 학회 전체의 경배와 같았다.
박인성 교수는 이 압도적인 학회장의 열기 속에서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구석에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의 학문적 권위가 갓 인턴을 시작한 백강현의 손끝에 처참하게 조각난 것이다.
그때,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과장을 비롯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핵심 위원 교수 10여 명이 단상 앞으로 걸어 나와 임선우 교수와 윤혜원 과장에게 서명 서류를 건넸다.
"임 형님. 보건복지부의 명성대학병원 전공의 정원 삭감 처분은 학술적, 의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부당한 억압임을 우리 평가위원 주임과장 전체의 이름으로 연대 서명했소. 당장 복지부에 행정 제재 철회를 강력히 청구하겠소."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실권을 쥔 주요 대학 과장들이 집단 반발을 하고 나서자, 박인성과 김세열 회장이 조작해 둔 명성병원의 교수형 올가미는 순식간에 올이 풀려 흩어져 버렸다.
"이, 이럴 수가……."
박인성은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학회장 뒷문을 통해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메디프론트 김세열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장님, 학회장 여론이 완전히 백강현에게 넘어갔습니다. 전공의 정원 삭감과 복지부 감사 카드는 더 이상 쓸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연대 탄원서를 제출해 복지부 내부에서도 발을 빼려 하고 있습니다."
- "뭐라고?! 박 이사장, 자네가 학회를 장악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고작 인턴 놈 하나를 막지 못해 이 꼴을 만들어?!"
김세열 회장의 분노에 찬 호통이 수화기를 찢을 듯 울렸다.
전화를 거칠게 끊은 김세열 회장은 책상 서랍에서 불법 로비와 포럼의 핵심 자금 세탁 장부를 쥐고 어떻게든 반격할 수단을 찾으려 혈안이 되었다.
하지만 그가 또 다른 칼을 빼 들기도 전에, 그의 썩어 문드러진 심장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