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36화: 증거의 단상
스크린 위의 화면이 흘러넘치는 혈액의 지혈 순간을 넘어, 본격적인 5중 무인공심폐기 관상동맥 우회술(OPCAB) 문합 장면으로 넘어갔다.
강현은 마이크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차분히 의학적 브리핑을 이어나갔다.
"뛰는 심장 수술(OPCAB)의 핵심은 기계적인 안정이 아닙니다. 심장의 수축과 이완 주기에 따른 심근의 미세 관성 변화를 써전의 손가락 말초 신경이 실시간으로 동화(Synchronization)시키는 데 있습니다."
화면에 강현의 양손이 고배율로 클로즈업되어 상출되었다.
돋보기 루페도 쓰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10-0 프롤렌 봉합 바늘이 펄떡거리는 1.5mm 굵기의 관상동맥 벽을 정확히 0.2mm 간격으로 찌르고 나가는 장면이었다.
실을 당기는 순간의 장력(Tension)은 소수점 이하의 그람(g) 단위로 완벽하게 일정했다.
"대동맥륜의 석회화 파열부는 복사정맥 패치 아나스토모시스(Patch Anastomosis)를 가미하여 혈관 벽을 견고하게 재건함과 동시에 문합을 완료했습니다. 수술 직후 플로우 미터(Flow meter)로 측정한 5개 우회 혈관의 평균 혈류량은 62ml/min, 박출률(EF)은 수술 전 20%에서 수술 직후 58%로 즉각 복구되었습니다."
수백 명의 흉부외과 써전들의 눈빛이 경악과 충격으로 일렁였다.
그 자리에 모인 의사들은 매일 심장을 만지고 바늘을 쥐는 전국의 일류 써전들이었다. 그들은 화면 속 강현의 손놀림이 단순한 조작이나 운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초미세 제어력'을 갖춘 거장의 술기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짚어냈다.
"저건…… 인간의 손재주가 아니야."
"기계용 로봇 수술기(da Vinci)로 돌려도 저것보다 일정한 간격과 압력을 낼 수는 없어."
"인턴 백강현이 수술한 게 진짜 팩트야! 영상의 타임스탬프와 마취 기록지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물려 있잖아!"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 주임교수들이 흥분하여 웅성거리며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강현이 제시한 데이터와 실제 집도 비디오는, 학회의 까다로운 논문 심사 기준을 아득히 초월하는 움직일 수 없는 '의학적 진실'의 단상이었다.
포럼의 의장 박인성 교수는 이 압도적인 학술적 팩트 폭격 앞에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이, 이건…… 말도 안 돼. 인턴 놈이 이런 난이도의 OPCAB을 단독으로……."
박인성은 반박할 논리를 찾기 위해 마른침을 삼키며 서류를 뒤졌으나, 화면 속에서 뛰는 심장을 움켜쥐고 예술에 가까운 봉합을 끝내고 흘러나오는 깨끗한 바이탈 수치들은 그의 비열한 잎을 완벽하게 틀어막아 버렸다.
의학의 본질 앞에서, 기득권이 쥐고 흔들던 정치질의 장벽은 너무나 무력하게 깨져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