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으로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34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34화: 적진에서의 외침

[발표 거절(Reject) 통보 안내 메일]

노트북 화면에 띄워진 이메일을 보며 김태진은 주먹으로 책상을 쾅 쳤다.

"이 개새끼들! 예상은 했지만 대놓고 이딴 짓을 해? 수술 데이터가 이렇게 완벽한데 심사 기준 미달이라고? 박인성 그 영감탱이가 완전히 판을 쥐고 흔들고 있잖아!"

"태진아, 진정해라. 예상치 못한 일도 아니지 않나."

강현은 덤덤하게 가운을 걸쳤다.

회귀 전에도 학회의 기득권 라인은 자신들의 뜻에 맞지 않는 참신한 논문이나 인재들을 철저히 밟아 뭉갰다. 그들은 의학이라는 신성한 학문을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방패막이로 쓰고 있었다.

하지만 강현에게는 학회 이사장의 거절 따위는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않았다.

임선우 이사장 직무대행과 한성그룹 한혜숙 이사장이 강현의 등 뒤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학회 공식 세션에서 우리를 거절했다면, 우리가 직접 세션을 만들면 그만일세."

임선우 교수가 휠체어에 앉아 미소를 지었다.

한성그룹은 즉각 움직였다. 그들은 전국 흉부외과 학회 학술대회가 열리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 메인 홀의 가장 목 좋은 로비 중앙 부스 전체를 통째로 임대했다. 대기업의 자금력 앞에 학회 대행사는 흔쾌히 공간을 넘겨주었다.

부스 전면에는 거대한 초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되었고, 대대적인 홍보 문구가 인쇄된 배너들이 늘어섰다.

[특별 상영 세션: 5중 무인공심폐기 관상동맥 우회술(OPCAB) 및 소아 1.5mm 미세 혈관 문합의 실제 집도 비디오 상영 및 질의응답 - 집도의 백강현]

학술대회 당일 아침.

로비는 전국의 주요 대학병원에서 모여든 수백 명의 흉부외과 전문의, 레지던트, 교수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공식 팸플릿에는 없는 기이하고도 거대한 개인 부스의 존재에 의사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OPCAB 5중 우회술 실제 비디오라고? 게다가 집도의가 인턴 백강현?"
"서 의원 수술했던 그 인턴 맞아? 진짜 집도 비디오를 튼다고?"

이 광경을 목격한 포럼의 의장이자 학회 이사장 박인성 교수는 격분했다.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거리인가! 감히 학회 이사장의 승인도 받지 않은 불법 부스를 로비 한가운데 설치하다니! 당장 용역 경비원들 불러서 저 부스 철거하고 스크린 꺼버려!"

박인성이 소리쳤으나, 대기하고 있던 한성그룹 법무팀 변호사 두 명이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박 이사장님. 저희는 학회 대행사와 정식 임대 계약을 맺고 정당한 대여료와 기부금 2억 원을 완납한 상태입니다. 만약 물리적으로 철거를 진행하실 경우,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은 물론이고 학회 이사회 전체에 대한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즉각 형사 고소 절차에 들어가겠습니다."

변호사의 차분하고도 서슬 퍼런 경고에 박인성은 미간을 부르르 떨었다.

그 와중에 스크린에 불이 들어왔다.

수백 명의 젊은 의사들과 원로들이 메인 강연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로비의 한성그룹 부스 앞으로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강현은 의사 가운을 걸친 채, 수백 개의 눈동자가 지켜보는 단상 위로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그는 마이크를 쥐고, 학회장 전체를 웅장하게 울리는 묵직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대한민국 흉부외과의 선배 의사 여러분. 그리고 학회 이사장님. 저는 명성병원 인턴 백강현입니다. 오늘 저는 보건복지부가 왜곡하고, 학회 이사장이 거절했던 '진짜 의학적 사실'을 증명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백강현의 서늘하고도 호기 넘치는 목소리가, 기득권의 아성이던 학회장의 공기를 단숨에 집어삼켰다.

YOU MAY ALSO LIKE

이런 작품은 어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