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30화: 증인의 눈뜨다
"천…… 천길수 과장님?!"
보건복지부 배성식 과장의 턱이 빠질 듯 벌어졌다.
5년 동안 가평의 그 깊숙한 지하 요양원 병상에 감금되어 인공호흡기에 목숨을 연명하던 식물인간 천길수가, 자신의 발로 휠체어에 앉아 말까지 유창하게 뱉어내고 있었다.
뒤에 서 있던 경찰관들과 조사관들 역시 벼락을 맞은 듯한 표정으로 굳어버렸다.
천길수 과장은 비록 뺨은 수척했으나, 눈빛만큼은 과거 명성대학병원의 전설적인 외과 수장으로 군림하던 그 시절의 서슬 퍼런 광안을 뿜어내고 있었다.
"배성식 과장. 자네가 포럼의 지시를 받고 나를 요양원에 불법 감금한 뒤, 내 심장 수술을 빌미로 송민우 마취과 의사를 시켜 살해하려 했던 음모를 내가 똑똑히 기억하네."
천길수의 목소리가 찌렁찌렁 울렸다.
"그리고 송민우가 내 중심정맥관에 독극물을 투입하려던 현장 자백과, 김성환 상무가 백강현 의사에게 나를 살인하라고 교사했던 대화 녹취록까지 전부 복구되어 내 손안에 있네."
천길수가 품 안에서 녹음 장치와 서류를 꺼내 보였다.
강현이 수술 중 송민우의 손목을 꺾어 가로챘던 그 독극물 주사기와 녹취 자료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관 양반들."
천길수가 휠체어를 밀고 다가와 배성식을 가리켰다.
"보건복지부 과장이라는 자가 민간인을 불법 감금하고 살인을 방조 및 교사한 혐의를 묵인하고, 도리어 피해자를 납치 혐의로 몰아 수갑을 채우려 하는구만. 이게 자네들이 말하는 공무집행인가?"
대동했던 경찰관들의 안색이 단숨에 흙빛으로 변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포럼과 배성식의 불법적인 권력 남용에 속아 살인미수 범행의 은폐 공조에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했다.
"배성식 과장. 당신을 납치 방조 및 살인미수 교사 혐의, 직권남용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 체포합니다."
경찰관이 주저 없이 배성식의 손목에 차가운 철창의 쇠사슬을 채웠다.
철컥-!
"이, 이건 모함이야! 날조라고! 한만기 병원장이랑 김성환 상무가 시킨 짓이야! 난 몰라!"
배성식은 거품을 물고 비명을 질렀으나, 수사관들의 강압에 밀려 질질 끌려 나갔다. 복도에 모여 있던 조사관들 역시 쥐새끼들처럼 황급히 흩어졌다.
강현은 천길수 과장의 앞에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과장님. 깨어나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천길수는 강현의 따뜻한 손을 마주 잡았다.
"백 선생…… 아니, 백강현 군. 자네가 내 멎어가던 심장을 살려냈고, 뇌압을 낮춰 내 뇌를 깨웠네. 내 목숨을 구한 이 은혜는…… 내 평생을 걸고 저 악마 같은 대한의료포럼 카르텔을 완전히 해체해 갚아주겠네."
천길수 과장의 고결하고도 굳건한 선언에 윤혜원 과장과 김태진도 가슴 벅찬 감동으로 눈물을 흘렸다.
당일 저녁.
가평 비밀 요양원의 참혹한 불법 감금 실태와 대한의료포럼의 살인 교사 혐의, 그리고 현직 보건복지부 고위 관료의 체포 소식이 지상파 속보를 타고 대한민국 전체를 강타했다.
명성대학병원과 메디프론트 제약사의 주가는 휴지조각처럼 박살이 났고, 서울중앙지검은 대한의료포럼 본부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메디프론트의 김성환 상무는 긴급 체포를 피해 해외 도피를 시도하려 했으나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던 검찰 수사관들에게 현장에서 수갑을 찼다.
지옥 같던 하루가 지나고,
강현은 VIP 격리 병동의 통창 너머로 붉게 저물어 가는 서울의 노을을 바라보았다.
그의 양손이 가볍게 쥐어졌다 펴졌다.
[말초신경 절대 인지 안정 동기화 완료]
[운명의 사슬 완전히 해제]
회귀 전 자신을 죽음으로 몰았던 모든 음모와 원수들은, 이제 강현의 기적 같은 손끝에서 시작된 폭풍 속에서 처참하게 쓸려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의료계의 기저에 도사린 거대한 몸통, 포럼의 진짜 회장과 남은 카르텔 세력들과의 최후의 전쟁이 아직 남아 있었다.
강현의 눈빛에 형형하고도 매혹적인 섬광이 서렸다.
"대한의료포럼. 이제 꼬리가 아니라 머리를 자를 시간이다."
인류 의학 역사를 새로 쓸 신의 외과의 백강현.
그가 펼칠 기적의 메디칼 복수극, 그 위대하고 찬란한 본궤도의 서막이 비로소 완성되며 다음 무대를 향해 힘차게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