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27화: 0.1초의 통제
송민우 마취과 의사의 눈이 핏발로 가득 찼다.
'이대로 가면 환자가 산다! 천길수가 살아나 세상 밖으로 나가는 순간, 대리 마취와 약물 치사 비리에 협조했던 나 역시 포럼에 의해 흔적도 없이 지워질 거야!'
송민우는 떨리는 손으로 수술대 아래 트레이에 숨겨두었던 주사기를 은밀하게 쥐었다.
주사기 안에는 포럼이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준비해 준 고농도 염화칼륨(KCl)과 심근 수축을 강제로 멈추는 네오스티그민 믹스 약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를 링거 수액 라인에 주입하면 심장은 10초 안에 영구히 멎고, 부검을 해도 단순한 심정지사로밖에 나타나지 않는 치명적인 독극물이었다.
송민우는 환자의 목에 연결된 중심정맥관(C-line) 주입 포트로 슬그머니 주사기 끝을 가져갔다.
그리고 약물을 밀어 넣기 위해 피스톤에 엄지손가락을 얹고 힘을 주는 찰나.
강현의 '절대 인지' 감각은 수술실 내의 모든 미세한 공기 흐름과 플라스틱의 마찰음까지 완벽하게 포착하고 있었다.
파앗-!
바늘을 쥐고 대동맥을 봉합하던 강현의 왼손이 번개처럼 뻗어 나갔다.
그의 손끝은 정확하게 송민우의 오른쪽 손목을 움켜쥐었다.
득, 으드득!
"아아아아악-!"
수술실 안에 뼈가 비틀리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송민우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강현의 초미세 근육 통제가 선사하는 억센 아귀힘은 일반 남성의 수준을 아득히 초월해 있었다.
송민우는 손가락 끝의 감각이 마비되며 주사기를 떨어뜨렸다.
스윽.
강현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주사기를 오른손으로 가볍게 낚아채며, 차갑고 서늘한 눈빛으로 송민우를 쏘아보았다.
"수술방에서 환자에게 승인되지 않은 치명적 약물을 무단 주입하려는 행위는 의료법 위반 및 살인미수 혐의에 해당합니다. 송민우 선생."
"이, 이 인턴 개자식이……! 당장 이거 놔!"
송민우가 발버둥 쳤으나, 강현은 그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태진아, 결박해."
"오냐! 안 그래도 이 뱀 같은 새끼 묶어두고 싶었어!"
김태진이 멸균 끈과 반창고를 들고 달려들어 송민우의 양팔을 뒤로 묶고 입을 꽁꽁 틀어막아 버렸다. 송민우는 바닥에서 눈을 부릅뜬 채 읍읍거리며 버둥거릴 뿐이었다.
"CCTV 마비 종료까지 남은 시간 3분 10초!"
태진의 보고에 강현은 다시 니들 홀더를 고쳐 쥐었다.
그의 손놀림이 다시 신기에 가까운 속도로 대동맥 벽의 남은 절개 부위를 봉합해 나갔다. 한 땀, 한 땀, 바늘이 통과할 때마다 대동맥의 갈라진 틈새가 완벽하게 맞물려 고정되었다.
탁, 탁, 탁, 탁.
정확하게 2분 뒤, 대동맥 봉합이 완료되었다.
"캐뉼라 제거하고 혈류 복구합니다. 심폐기 오프(Off)."
강현의 지시에 태진이 인공심폐기 스위치를 내리고 튜브를 분리했다.
천길수 과장의 몸 안으로 정화된 붉은 동맥혈이 새로 이식된 완벽한 인공 판막을 타고 흘러 들어가기 시작했다.
두근. 두근.
멎어 있던 천길수 과장의 심장이, 비로소 자기 힘으로 힘차게 다시 뛰기 시작했다.
동시에 뇌실 배액관을 통해 뇌압이 정상 수준인 10mmHg 이하로 내려간 그래프가 모니터에 잡혔다.
"성공이다……."
김태진이 땀을 흘리며 감격에 차 속삭였다.
강현은 타이머를 보았다.
00:15.
CCTV 화면 마비가 풀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15초였다. 강현은 링거 라인과 환자의 가슴 위에 멸균 포를 덮으며 태연한 포즈를 취했다.
삑-.
CCTV 카메라 옆의 LED 불빛이 다시 초록색으로 고정되며 실시간 화면 송출이 복구되었다.
모니터실의 김성환 상무는 강현이 기구를 내려놓고 서 있는 모습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결국 끝났군. 천길수가 죽었어."
하지만 그들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천길수 과장의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뛰고 있었으며, 강현이 설계한 위대한 탈출극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