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26화: 감시 아래의 메스
탁-.
김태진이 수술복 주머니 속에 숨겨둔 소형 원격 스위치를 가볍게 눌렀다.
수술실 천장에 매달려 있던 세 대의 CCTV 카메라 렌즈 옆 파란색 LED 불빛이 아주 미세하게 깜빡였다. 그 순간, 요양원 위층 통제실 모니터에 송출되던 영상은 10초 전 강현이 바늘을 들고 신중하게 심장 벽을 응시하고 있는 정지 화면 루프로 고정되었다.
"음, 백강현 놈. 역시 천재라 그런지 바늘을 쥐고도 꼼짝 않고 집중하는군."
위층 모니터실의 김성환 상무는 화면이 해킹당해 멈춘 줄도 모른 채 흡족하게 와인을 삼켰다.
수술실 내부.
"CCTV 마비됐어! 강현아, 남은 시간 9분 50초!"
김태진의 다급한 속삭임에 강현의 눈빛이 매섭게 돌변했다.
그의 양손이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고속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말초신경 절대 인지 200% 오버클럭]
[초미세 통제력 극대화]
서걱, 서걱, 서걱-!
강현의 손놀림은 카메라 프레임에 잔상이 남을 만큼 빨랐다. 보통 30분 이상 소요되는 인공 판막 문합 작업이었다. 하지만 강현은 1.5mm 간격으로 대동맥륜(Annulus)에 봉합 바늘을 찔러 넣고 매듭을 짓는 과정을 기계 같은 정확도로 단 3분 만에 완전히 끝마쳤다.
인공 판막이 천길수 과장의 대동맥 입구에 한 치의 틈새도 없이 완벽하게 안착되었다.
동시에 강현은 준비해 온 은색 가방을 열어 뇌외과용 정밀 드릴과 캐뉼라(배액관)를 꺼냈다.
"야! 백강현! 너 지금 심장 수술하다 머리에 뭘 하려는 거야! 너 미쳤어?!"
송민우 마취과 의사가 식겁하며 강현을 막아서려 했다.
"뇌압 감쇄 처치(EVD, 체외 뇌실 배액술)를 해야 합니다. 이 환자는 심장이 살아나도 뇌실의 압력 때문에 1시간 안에 뇌사로 급사합니다. 진짜 살리려면 지금 배액관을 심어야 합니다."
"뭐, 뭐라고? 살린다고?! 미친놈아, 넌 이 노인네를 테이블 데스 시켜야 돼! 그게 김성환 상무님의 지시……!"
강현은 송민우를 서늘하게 쳐다보며, 드릴 끝을 환자의 우측 전두부 관상봉합 부근(Kocher's point)에 갖다 댔다.
"난 의사입니다. 내 수술대 위에 누운 환자는 그 누구도 죽지 않습니다."
위잉-!
수술실 안에 금속 진동음이 낮게 울려 퍼졌다.
강현은 눈으로 보지도 않고, 손가락 끝의 '절대 인지' 감각으로 뇌 뼈의 두께와 그 아래 뇌막의 경계를 정확히 파악해 구멍을 뚫었다.
스윽-.
실리콘으로 된 미세 배액관이 천길수 과장의 우측 뇌실 깊숙한 곳으로 부드럽게 밀려 들어갔다.
"어……?"
송민우는 강현의 신들린 듯한 멀티플 수술 속도와 기백에 눌려 그저 턱을 벌린 채 얼어붙어 있었다. 심장 판막 재건과 뇌 감압술을 동시에, 그것도 단 5분 만에 완벽하게 집도해 내는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었다.
배액관이 개통되자마자, 관을 통해 맑고 노란 뇌척수액이 투명한 백으로 시원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천길수 과장의 치솟아 있던 뇌압이 정상 범주로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