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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23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23화: 신의 자격

목요일 저녁 8시. 가평의 울창한 숲속에 위치한 거대한 별장형 비밀 요양원.

이곳은 높은 콘크리트 장벽과 사설 경호업체의 삼엄한 경비로 둘러싸여 있어 외부인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 대한의료포럼의 아지트 중 하나였다.

강현이 검은색 고급 세단에서 내리자, 대기하고 있던 김성환 상무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안내했다.

"어서 오게, 백 선생. 오늘 자네를 위해 포럼의 핵심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네."

요양원 지하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달한 곳은, 겉모습과 달리 초호화 호텔 라운지처럼 꾸며진 사교 클럽이었다.

그곳에는 대한민국 의학계의 실세 병원장들, 복지부의 고위 관료 출신 의사들, 그리고 학회 이사장들이 최고급 와인을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분이 그 유명한 백강현 인턴이군. 소문은 익히 들었네."
"서 의원을 살려내다니, 과연 대단한 재능이야."

그들은 겉으로는 교양 있는 미소로 강현을 환영했으나, 그들의 눈빛에는 강현의 천재성을 경계하고 길들이려는 포식자의 집요함이 서려 있었다.

와인 잔이 몇 번 오간 뒤, 김성환이 강현을 방 한구석의 밀실로 안내했다. 밀실 중앙에는 수술용 조명과 수술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너머로 강화유리로 가려진 중환자실 병상이 보였다.

병상 위에 인공호흡기를 단 채 누워 있는 환자는 60대 중반의 노인이었다.

강현의 눈이 미세하게 떨렸다.

'천길수 과장님……!'

회귀 전 강현이 존경했던, 명성대학병원 외과의 전설이자 고결한 인격자였던 천길수 전 주임과장이었다. 그는 과거 명성재단과 대한의료포럼의 불법 장기 밀매 및 신약 임상 비리를 고발하려다, 의문의 덤프트럭 교통사고를 당해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 판정을 받고 행방불명되었던 인물이었다.

그 천길수가 이 가평의 비밀 요양원에 감금된 채 목숨만 겨우 연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성환이 천길수의 침대를 가리키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천길수 전 과장일세. 우리 포럼의 과거 임상 시험 비밀을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골치 아픈 노인네지. 최근 경찰과 검찰이 서 의원 수술 건으로 명성병원을 수사하면서, 이 노인네의 행방을 추적하기 시작했어. 이 노인네가 세상 밖으로 나가 입을 열면 우리 포럼은 곤란해져."

김성환의 목소리가 뱀처럼 스산해졌다.

"마침 천길수의 심장 대동맥 판막 부전이 심각해져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며칠 내로 사망할 상태라네. 백 선생, 자네가 이 노인네의 수술을 집도해 주게."

"……제가 말입니까?"

"그래. 단, 조건이 있네. 수술은 성공해선 안 돼. 자네의 그 정교한 기술로, 수술 중 불가피한 조직 손상이나 동맥류 파열을 일으켜 테이블 데스를 맞이하게 해주게. 법의학적으로 전혀 흠잡을 곳 없는 완벽한 '의료 사고'로 말이야."

충격적인 청부 살인 지시였다.

밀실 안의 공기가 차갑게 얼어붙었다.

김성환은 강현의 반응을 살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우리가 자네에게 베푼 그 엄청난 이권의 대가이자, 우리 아스클레피오스의 정식 회원이 되기 위한 첫 자격시험일세. 이 노인네를 완벽하게 침묵시키고 각서를 쓴 자네의 범죄 약점까지 우리 손에 쥐어질 때, 비로소 자네는 우리의 진짜 혈맹이 되는 거지."

강현은 속바닥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드는 분노가 차올랐지만, 그의 얼굴은 얼음처럼 차가운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과거 천길수 과장에게 은혜를 입었던 강현이었다. 그를 이 더러운 악마들의 소굴에서 구출하고 살려내야만 했다.

"좋습니다."

강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차갑게 미소 지었다.

"실수 없는 의료 사고로 위장하여 완벽하게 처리해 드리지요. 시신 인도와 사후 처리는 포럼에서 확실히 해주시는 거겠죠?"

"허허허! 역시! 자네는 우리와 같은 피를 가졌군!"

김성환은 만족스럽다는 듯 강현의 어깨를 쳤다.

악마들이 파놓은 지옥의 덫.
하지만 강현은 그 덫을 이용해, 천길수 과장을 살려내고 대한의료포럼의 목줄을 죄어버릴 기막힌 탈출극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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