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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21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21화: 폭풍 뒤의 평온, 그리고 사냥꾼의 그림자

오태민과 한만기가 쫓겨난 명성대학병원의 공기는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

새로 부임한 윤혜원 주임과장은 의국의 문화를 일신했고, 그동안 권력 싸움에 치여 빛을 보지 못했던 유능한 펠로우들과 전공의들이 비로소 활짝 웃으며 수술방을 채웠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언제나 인턴 백강현이 있었다.

"강현아, 3번 베드 환자 혈압 확인했고, 드레싱 키트 챙겨놨어. 또 할 거 있으면 다 나 시켜라!"

김태진이 멸균 캔을 든 채 씩씩하게 외쳤다. 과거 이민우의 조주를 받아 강현을 곤경에 빠뜨리려 했던 어설픈 악동은, 이제 명성병원 흉부외과의 가장 든든하고 열정적인 강현의 비서이자 조력자가 되어 있었다.

"수고했다. 3번 베드 환자는 퇴원 오더 내고, 5번 베드 환자 바이탈 사인 모니터링 좀 계속해 줘."

"오냐! 바로 처리하마!"

김태진이 가볍게 경례하고 바쁘게 뛰어갔다.

강현은 잠시 숨을 고르며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확실히 감각이 더 정교해졌어.'

회귀 초기에는 머릿속에 투시하듯 그래픽이 겹쳐 보이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굳이 가슴을 열지 않고 환자의 피부에 손가락 끝을 살짝 얹는 것만으로도 말초 순환 상태, 판막의 미세한 역류 궤적, 심근의 산소 불균형 상태까지 10마이크로미터 단위의 물리적 진동으로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말 그대로 걸어 다니는 고해상도 CT이자 심장 초음파 기계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런 평화로운 일상에 마침내 보이지 않는 어둠의 그림자가 들이닥쳤다.

"백강현 선생이시죠? 메디프론트(Medifront) 제약회사의 김성환 상무님께서 백 선생과 조용히 식사를 나누고 싶어 하십니다."

라운딩을 마치고 의국으로 돌아가던 강현에게 한 깔끔한 수트 차림의 비서가 정중하게 카드를 내밀었다.

카드에는 병원 근처 최고급 한정식집의 이름과 예약 시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메디프론트…… 김성환 상무.'

강현의 눈이 날카롭게 가늘어졌다.

메디프론트는 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1위이자, 회귀 전 강현을 무너뜨렸던 보이지 않는 거대 기득권 '대한의료포럼'의 핵심 자금줄이자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대기업이었다. 김성환 상무 역시 포럼의 서울 지부를 총괄하는 뱀처럼 차갑고 교활한 기획자였다.

강현은 카드를 주머니에 넣으며 살며시 미소 지었다.

"알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


약속된 한정식집의 프라이빗한 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은은한 가야금 선율과 함께 최고급 자개로 꾸며진 테이블 앞에 한 중년 신사가 앉아 있었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와 맞춤 수트, 그리고 뱀처럼 얇고 날카로운 입꼬리가 인상적인 남자였다.

그가 바로 메디프론트의 실세이자 대한의료포럼의 핵심 기획자, 김성환 상무였다.

"어서 오게, 백 선생. 내 자네의 소문을 듣고 몹시도 만나보고 싶었네."

김성환은 친근한 척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었다.

강현은 그의 손을 맞잡았다.

동시에 강현의 지문을 타고 김성환의 미세한 자율신경맥과 맥박이 분석되었다.

분당 62회.
인위적으로 훈련된 듯 극도로 차분하고 일정한 심박수.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감정이 결여된 사냥꾼의 심장 소리였다.

강현은 그의 손을 놓고 덤덤하게 자리에 앉았다.

"바쁘신 대기업 상무님께서 저 같은 말단 인턴을 부르신 이유가 궁금합니다만."

강현의 돌직구에 김성환은 껄껄 웃으며 고급 일식 요리와 차를 권했다.

"허허, 역시 성격도 대담하군. 서 의원 수술방에서 보여준 그 괴물 같은 솜씨를 보면 알 수 있지. 한만기와 오태민 같은 하찮은 쓰레기들을 단숨에 쓸어버린 솜씨도 말이야."

김성환의 눈빛에 은밀하고 매서운 안광이 서렸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백 선생, 자네는 명성대학병원이라는 좁은 우물 안에 갇혀 있기에는 너무 큰 거물일세. 더 큰 무대, 더 큰 이권을 향해 나아갈 생각이 없나?"

대한의료포럼의 마수가, 마침내 강현의 눈앞에서 입을 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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