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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18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18화: 무너지는 모래성

명성대학병원 병원장실.

어제까지만 해도 병원 내 모든 생사여탈권을 쥐고 호령하던 한만기 병원장은 지금 소파에 주저앉아 덜덜 떨고 있었다. 그의 책상 위에는 검찰 수사관들이 붉은 압수수색 딱지를 붙인 파란색 플라스틱 상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병원장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리베이트 관련 이중 장부, 그리고 비밀 금고에 있던 무기명 채권까지 전부 확보했습니다."

대검 특수부 수사관의 덤덤한 보고에 한만기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오태민의 체포는 시작에 불과했다. 강현이 임선우 교수를 통해 넘긴 USB에는 오태민의 대리 수술 증거뿐만 아니라, 오태민과 한만기가 지난 수년간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 업체들로부터 챙겨온 수십억 원대의 리베이트 장부와 비자금 세탁 내역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출국금지 명령도 떨어졌으니 헛수고하지 마시고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

"내, 내가 병원장이야! 명성그룹의 사위라고! 이럴 수는 없어!"

한만기가 비명을 질렀으나, 수사관들은 사정없이 그의 팔을 꺾어 연행했다.

그 광경은 고스란히 병원 내 인트라넷과 언론을 통해 실시간으로 퍼져나갔다.

명성대학병원의 주가는 폭락했고, 이사회는 긴급 소집되어 한만기를 병원장 직위에서 즉각 해임했다.

그동안 원장파의 기세에 눌려 숨죽이고 있던 비원장파 교수들과 의대생들은 마침내 숨통이 트였다는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오태민과 한만기의 그늘 아래에서 동기들을 짓밟으며 떵떵거리던 원장파 레지던트들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특히 4년차 치프 레지던트 이민우는 당장 면허가 취소되거나 실형을 살 위기에 처해 있었다. 수술방에서 강현에게 각서를 강요하고 대리 수술 음모에 가담한 행위가 고스란히 찍힌 영상 때문이었다.

늦은 밤, 병원 옥상정원.

강현은 난간에 기대어 밤바람을 맞고 있었다. 저 멀리 화려하게 빛나는 서울의 야경이 눈에 들어왔다. 회귀 전에는 결코 누려보지 못했던 평화로운 밤이었다.

"백, 백 선생…… 백강현 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이민우가 옥상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그는 강현의 앞에 서자마자 털썩 무릎을 꿇었다. 평소의 오만하고 위압적인 치프의 모습은 흔적도 없었다.

"백 선생, 내가 잘못했네! 내가 미쳤었어. 오태민 그 악마 같은 놈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각서를 밀어붙인 거야. 나도 피해자라네. 제발…… 제발 탄원서 한 장만 써주게. 자네가 써주면 내 면허 정지만은 면할 수 있어. 제발 살려주게!"

이민우는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강현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려 했다.

강현은 싸늘한 눈빛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민우 선생님."

"어, 어? 말만 하게! 내가 다 할 테니……!"

"당신은 오태민 교수의 강압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신부전 환자에게 고농도 칼륨을 믹스해 나를 살인자로 만드려 했던 건 당신과 박도현의 자발적인 계획이었습니다."

이민우의 안색이 하얗게 굳어졌다.

"그, 그건……."

"의사로서 지녀야 할 마지막 양심마저 질투와 욕망에 팔아넘긴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병원 흉부외과 치프였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입니다."

강현은 이민우의 손을 가볍게 털어냈다.

"당신의 처벌은 법과 징계위원회가 결정할 것입니다. 내 눈앞에서 다신 꼴 보이지 않게 꺼지십시오."

"백강현! 이 피도 눈물도 없는 개자식아!"

이민우가 절망에 차 비명을 질렀으나, 강현은 돌아보지도 않고 옥상을 내려갔다.

오태민과 한만기가 쌓아 올렸던 거대한 부패의 성벽은, 강현이 회귀 후 단 보름 만에 던진 진실의 칼날에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모래성 위에 지어진 권력은 결국 그 모래와 함께 쓸려 내려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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