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14화: 예정된 비극
쫘아아아악-!
"어…… 어어?!"
오태민의 벌어진 입 사이로 바람 빠진 신음이 흘러나왔다.
서 의원의 좌전하동맥 후벽에 숨겨져 있던 석회화 부위가 메스 끝에 닿는 순간, 마치 깨진 유리창처럼 사방으로 부서져 나갔다. 그 충격으로 동맥벽이 완전히 종으로 찢어지며,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고압의 선혈이 수술실 무영등을 향해 분수처럼 치솟았다.
수술실 벽과 오태민의 페이스 실드 위로 붉은 피가 처참하게 튀었다.
"출혈이다! 대동맥 파열 수준이야! 썩션! 썩션 더 대!"
퍼스트 어시스트 이민우가 허겁지겁 썩션을 밀어 넣었지만, 이미 혈액의 양은 썩션 두 대의 흡입 속도를 압도했다. 순식간에 절개된 흉강 전체가 검붉은 피바다로 변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삑- 삑- 삑- 삑-!
[BP 50/30…… 40/20……!]
[V-Fib! 벤토리큘러 피브릴레이션(심실세동) 발생!]
마취과 의사의 날카로운 비명이 수술방을 뒤흔들었다.
"어레스트 옵니다! 오 교수님! 어서 피를 잡고 혈관 꿰매세요! 이대로 30초 지나면 환자 뇌사입니다!"
"아, 씨발! 왜 안 보여! 겸자! 지혈 겸자 가져와!"
오태민의 손이 미친 듯이 떨렸다. 그는 피범벅이 된 시야 속에 맹검으로 클램프를 찔러 넣으려 했다.
강현이 냉정하게 오태민의 손목을 낚아챘다.
"교수님, 멈추십시오.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클램프를 쑤셔 넣으면 좌주관상동맥(LMT)까지 찢어져서 심장 전체가 괴사합니다."
"이, 이거 놔! 그럼 어쩌라고! 나보고 어쩌란 말이야!"
오태민은 이미 이성을 잃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수술실 바닥을 피로 적시며 환자의 생명이 초읽기에 들어간 순간, 오태민은 뇌리에 떠오른 유일한 탈출구를 향해 소리쳤다.
"야! 순회간호사! 당장 비상대기실로 가서 영업사원 조 씨 불러와! 빨리! 걔보고 들어와서 이거 문합하라고 해!"
"예, 예?!"
순회간호사들과 마취과 레지던트들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병원인 명성대학병원에서, 정계 거물의 수술 도중 의료기기 영업사원을 불러 대리 수술을 시키라는 집도의의 공식적인 자백이 떨어진 것이다. 그것도 참관실 마이크 스피커가 켜진 상태에서.
참관실 안은 순식간에 아연실색한 침묵에 휩싸였다.
"한 병원장! 이게 대체 무슨 소리요? 영업사원 조 씨라니? 지금 대리 수술을 시키겠다는 건가?!"
야당 실세 의원이 한만기 병원장의 멱살을 잡을 듯 소리쳤다.
"어, 오해입니다! 오 교수가 공황 상태에 빠져 헛소리를……!"
땀을 비 오듯 흘리던 한만기 병원장이 허겁지겁 콘솔 데스크로 달려가 수술실과의 음향 연결 스위치를 끄려 했다.
탁-!
하지만 묵직한 지팡이 끝이 한만기 병원장의 손등을 매섭게 내리쳤다.
"아악!"
"손대지 말게, 한 병원장."
휠체어에 앉은 임선우 석좌교수가 싸늘하게 지팡이를 거두며 호통쳤다.
"저 수술방 안에서 벌어지는 법 위반과 살인 행위를, 여기 있는 모두가 끝까지 지켜보며 들을 걸세. 스피커에 손대면 자네 목숨줄도 여기서 끊어질 줄 알게."
임 교수의 안광은 병원장마저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 만큼 압도적이었다.
수술실 내부.
오태민은 수술대 옆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끝났어…… 다 끝났어……."
환자는 심정지 상태로 들어가고, 모니터의 심전도는 불규칙한 떨림만을 남겨둔 채 죽음을 향해 가고 있었다.
지옥도가 펼쳐진 수술실의 한가운데,
오직 단 한 사람, 백강현만이 태산처럼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그의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았다.
'오태민. 10년 전 네가 나에게 씌웠던 그 죄악을, 이제 고스란히 돌려받을 시간이다.'
강현은 오른손을 뻗어, 피가 솟구치는 서 의원의 심장 깊숙한 곳으로 거침없이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