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110화: 새로운 거점, 백강현 센터의 도상
“드디어 오늘이군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센터장님.”
명성대학병원 메인 광장. 새로 완공된 첨단 바이오 메디컬 연구 센터의 입구에서 박성진이 상기된 얼굴로 리본 커팅식 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광장 전면에는 수많은 언론사 기자들과 의료계 주요 내빈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그리고 건물 정면에 새겨진 거대한 금빛 간판이 태양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났다.
[명성대학병원 백강현 심장혈관외과 센터]
강현 자신의 이름을 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첨단 의료 센터가 마침내 공식 출범하는 날이었다.
“박 선생, 아니 이제 박 조교수라고 불러야겠군요. 센터의 소아 심장 분과장을 맡아주셔서 든든합니다.”
강현의 말에 성진은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도 어깨를 당당히 폈다. 전생에서 오태민의 그늘 아래에서 그저 응급실을 전전하며 무력감에 젖어 있던 성진 역시, 강현을 만난 후 세계적인 센터의 핵심 스태프로 성장해 있었다.
임선우 이사장이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오늘 우리는 명성대학병원의 부패했던 과거를 완전히 털어내고, 인류 의학의 미래를 개척할 백강현 센터의 시작을 알립니다. 우리는 오직 환자의 생명만을 생각하는 투명하고 혁신적인 의료 시스템을 약속드립니다.”
임 이사장의 연설과 함께 강현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들이 리본을 잘라냈다. 하늘 위로 오색 풍선과 폭죽이 터지며 대대적인 축하의 함성이 광장을 메웠다.
커팅식이 끝난 뒤, 강현은 새로 완공된 센터의 내부를 둘러보았다.
1,500억 원의 투자 재원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았다. 강현은 자신의 이름으로 ‘지훈-은지 희귀 소아 심장 재단’을 설립했다. 전 세계에서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소아 환자들을 명성대학병원으로 초청해 무료로 수술해 주는 글로벌 자선 프로젝트였다. K-Navi 시스템의 글로벌 로열티 수익금 일부가 이 재단으로 매달 자동 적립되도록 시스템을 설계해 둔 덕분이었다.
“강현아, 벌써 해외에서 무료 수술을 신청한 아이들의 차트가 50건 넘게 접수됐어. 우리가 진짜로 세계적인 일을 하고 있구나.”
김태진이 연구실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며 벅찬 목소리로 말했다.
강현은 은지와 지훈이가 센터 내부의 어린이 놀이방에서 밝게 웃으며 뛰어노는 모습을 유리창 너머로 바라보았다. 차가운 기계와 탐욕의 도구로 사라질 뻔했던 아이들이 건강한 숨을 쉬며 살아가는 모습. 그것이 바로 강현이 원했던 진정한 의학의 가치였다.
하지만 강현의 가슴속 깊은 곳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작은 앙금이 남아 있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를 정리할 때인가.’
전생의 백강현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원인 중에는 오태민과 송우석 같은 주범들 외에도, 그들을 방조하고 오히려 가해자들의 편에 서서 칼날을 휘둘렀던 비겁한 방조자들이 존재했다.
당시 오태민의 뇌물을 받고 사실 확인도 없이 강현의 의사 면허를 초고속으로 박탈했던 보건의료평가원의 징계위원들과, 오태민의 가짜 자료를 그대로 받아 적어 강현을 ‘살인마 의사’로 둔갑시켜 사회적으로 매장했던 언론사 황색 언론의 주필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그들은 오태민이 쓰러진 틈을 타 자신들의 과거 행적을 세탁하고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은 채 여전히 고위직을 지키고 있었다.
강현은 주먹을 쥐었다.
복수는 완벽해야 했다. 주범뿐만 아니라, 전생의 자신을 무참히 고문하고 짓밟았던 사법, 사회적 공범들까지 완벽하게 매장하는 것이 진정한 복수의 완성이었다. 그들을 법적, 사회적 심판대에 세울 백강현의 마지막 집도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