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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100화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회귀한 천재 외과의는 신의 손을 가졌다

100화: 기적의 울림, 백 번째 집도

대동맥과 대정맥, 그리고 좌우 심방의 봉합이 완료되자 수술실 내부에는 침묵만이 맴돌았다.

“인공심폐기 라인 필터 압력 한계치 도달하기 직전입니다. 혈장 교환율 95% 달성했습니다. 체내 잔류 항체 역가 수치 5%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김태진의 다급한 보고가 심장의 고동보다 먼저 귀를 때렸다. 강현이 구사한 실시간 혈장 세척 요법이 기적적으로 맞아떨어져 환자의 혈액 속 항체를 거의 완벽하게 청소해 낸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였다. 대동맥 차단 집게(Cross-clamp)를 푸는 순간, 환자의 피가 돼지 심장으로 흘러 들어가며 면역 세포들이 새로운 장기를 아군으로 인식할지, 아니면 즉시 파괴해야 할 침입자로 인식할지 결정될 터였다.

강현이 심장 클램프에 손을 얹었다.

“클램프 오프(Clamp off). 재관류(Reperfusion) 시작합니다.”

철제 집게가 열리자, 대동맥을 타고 붉은 혈액이 돼지 심장의 관상동맥으로 거세게 밀려 들어갔다.

스르륵.

피가 돌기 시작한 돼지 심장이 팽창했다. 그러나 기적적인 고동은 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심장 표면의 색조가 붉은빛이 아닌, 창백하고 푸르스름한 보랏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 초급성 거부 반응인가? 관상동맥 내 미세 혈전이 들어차며 혈관이 막히고 있어!”

참관실의 밴스 박사가 유리에 바짝 붙어 소리쳤다. 만약 혈관이 막혀 괴사하는 것이라면 이 수술은 실패였고, 은지는 이 수술대 위에서 숨을 거두게 될 운명이었다.

성진의 안색도 하얗게 질렸다.

“센터장님, 다시 심폐기 돌리고 심장을 적출해야 합니까?”

하지만 강현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장갑을 낀 손을 뻗어 돼지 심장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초미세 절대 인지 감각’이 심장의 심층부까지 파고들었다.
강현의 머릿속에 관상동맥 내부의 정밀한 상태가 그려졌다. 미세 혈전으로 인한 막힘이 아니었다. 급격한 온도 변화와 남아 있던 미세 항체 자극으로 인해 관상동맥의 평활근이 일시적으로 수축한 ‘혈관 연축(Spasm)’ 현상이었다.

“아닙니다. 혈전이 아니라 혈관 경련입니다. 마이크로 니들 준비해 주세요. 관상동맥 내 직접 혈관 확장제 주입하겠습니다.”

강현이 미세한 바늘을 관상동맥 분기점에 꽂아 넣고 파파베린(Papaverine)과 니트로글리세린 혼합액을 아주 서서히 주입했다.

동시에 그는 손끝으로 심장의 미세한 근육 섬유들을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굳어 있는 심장 근육 세포들을 자극하여 스스로 이완할 수 있도록 돕는 물리적 유도였다. 세포 하나하나의 장력과 혈류의 흐름을 읽어내는 ‘신의 손’만이 할 수 있는 신비에 가까운 마사지였다.

‘뛰어라. 은지의 생명을 안고 다시 뛰어라.’

강현의 간절한 염원이 손가락 끝의 감각을 타고 심장으로 전달되는 듯했다.

보랏빛으로 변해가던 돼지 심장의 표면이 서서히 맑은 선홍빛을 되찾기 시작했다. 쪼그라들었던 관상동맥이 확장되며 붉은 피가 온 심근 세포로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쿵.

작지만 단호한 수축이 일어났다. 이어 한 번 더.
쿵. 쿵.

두근! 두근! 두근!

요동치는 소리가 수술실 안을 가득 채웠다.
모니터 화면에 규칙적이고 건강한 동방결절(Sinus Rhythm) 파형이 뚜렷하게 그려졌다. 12세 하은지의 가슴 속에서, 유전자 편집 돼지의 심장이 인류 의학의 한계를 뚫고 힘차게 박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 마이 갓…… 기적이야! 심장이 뛰고 있어!”

참관실에 있던 존스 홉킨스의 의사들이 서로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밴스 박사는 떨리는 손으로 강현을 바라보았다. 100번째 집도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백강현의 손끝은 이제 의학의 역사를 다시 쓰는 마법사의 손과 다름없었다.

“은지 바이탈 안정적입니다. 혈압 100에 60, 산소포화도 100% 나옵니다!”

성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강현은 비로소 가벼운 숨을 내쉬며 이종 심장의 박동을 지켜보았다.
그의 백 번째 집도는 차가운 기계와 추악한 비리로 얼룩졌던 과거를 지워내고, 죽어가던 한 아이의 가슴 속에 영원히 꺼지지 않을 생명의 울림을 선사한 위대한 이정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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