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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99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99화: 영웅의 뒷모습

턱.

성당 지하의 깊은 틈새가 완전히 닫히고 단단한 돌바닥으로 메워진 순간, 그 자리 위에 에단이 무릎을 꿇으며 나타났다.

"에단!"
루나가 눈물을 흘리며 달려와 에단을 껴안았다.
그녀의 얼굴은 마력 과다 소모로 창백하게 질려 있었지만, 에단이 무사히 돌아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표정이었다.

"너무 늦지 않게 왔군."
에단이 흑사를 바닥에 짚고 힘겹게 일어섰다. 영혼을 연소시킨 반동으로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질렀지만, 단전의 천마성단이 서서히 돌며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했다.

카일과 제국 기사들 역시 먼지와 피투성이가 된 채 다가왔다.
"에단…… 정말로 해냈구나. 마왕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졌다."
카일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기사들은 에단을 향해 검을 치켜들며 소리 없는 경의를 표했다.


한 달 후, 제국의 황도.

공허의 침공을 막아낸 제국은 평화를 되찾았다.
황궁의 대연회장에서는 연일 구국의 영웅들을 기리는 축제가 열렸고, 대륙의 모든 귀족이 모여 펜드래건 가문의 막내아들 에단의 이름을 칭송했다.

"그대, 에단 펜드래건."
옥좌에 앉은 황제가 장엄한 목소리로 에단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옆에는 황태자 카이엔이 서 있었다.

"그대는 제국을 멸망의 위기에서 구했고, 마왕을 처단하여 대륙의 평화를 가져왔다. 이에 본 황제는 그대에게 제국 최연소 '공작(Duke)'의 작위와 함께, 가문의 영지와 맞먹는 크기의 비옥한 중부 영토를 하사하고자 한다. 또한, 황실의 영원한 수호자로서 황태자 다음가는 권세를 부여하겠노라."

황제의 파격적인 제안에 대연회장에 모인 귀족들이 술렁였다. 일개 가문의 막내아들이 황태자 바로 아래의 권세를 쥐게 되는 역사상 유례없는 논공행상이었다.

그러나 에단은 황제를 향해 가볍게 묵례할 뿐, 어떠한 감흥도 보이지 않았다.

"폐하, 황송하오나 소신은 그 작위와 영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에단의 거절에 연회장은 순식간에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어째서인가? 그대의 공적에 비하면 이조차 부족하거늘."
황제가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

"소신은 본래 바람처럼 살다 가는 무인(武人)에 불과합니다. 화려한 황궁의 쇠창살이나 영지라는 족쇄에 묶여 살기에는, 제 성정이 그리 너그럽지 못합니다."
에단은 허리에 찬 흑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

"저는 제국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닙니다. 단지 제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치웠을 뿐이지요. 제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보좌가 아니라, 내일 걸어갈 새로운 길입니다."

에단의 오만하면서도 당당한 태도에 황태자 카이엔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에단 펜드래건답군. 폐하, 저 자는 가두려 할수록 멀어지는 매와 같습니다. 억지로 붙잡기보다는 자유롭게 날 수 있게 해 주시는 것이 제국을 위한 길일 것입니다."

황제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었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정 그렇다면 강요하지 않겠다. 대신 제국은 영원히 펜드래건 가문의 이름을 기릴 것이며, 그대가 어디로 가든 황실의 문장 아래 그대를 환대할 것을 약속하마."

연회장을 나서는 에단의 등 뒤로 찬란한 태양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황금빛 지위를 마다하고 자신의 검 한 자루만을 쥔 채 걸어 나가는 그의 뒷모습은, 세상 그 어떤 왕보다도 거대하고 고고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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