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85화: 최후의 동맹
성도 루미니아의 지하 대성당.
에단이 보낸 특수 밀서를 받은 황태자 지그프리트와 황제 카를 3세는 즉각 제국 역사상 유례없는 '총동원령(Total Mobilization)'을 내렸다.
수상 라인하르트가 처단되고 성국이 함락된 지 단 이틀 만에, 제국의 모든 정예 군세와 펜드래건 공작가의 본가 청색 기사단 전원이 서부를 거쳐 성도 루미니아로 집결했다.
성도의 광장은 제국의 푸른 청색 깃발과 황실의 금룡 깃발로 가득 찼다.
집결한 군세는 총 2만 명. 제국 최고의 마탑 마법사들과 왕실 근위기사단 최정예 소드 익스퍼트들이 모두 포함된, 대륙 최강의 군대였다.
대성당 지하 밀실, '공허의 문' 앞.
에단과 황태자 지그프리트, 그리고 펜드래건 공작 가주의 대행인 카일이 나란히 서 있었다.
"이 문 너머에 대륙을 멸망시킬 공허의 지배자가 도사리고 있단 말이지."
지그프리트가 문 표면의 균열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안개를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렇소. 저 문이 완전히 열리는 순간, 제국의 마나와 기사들의 오라가 통하지 않는 공허의 마수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오. 대책은 세워두었소?"
에단이 덤덤하게 물었다.
카일이 검을 치켜들며 답했다.
"우리 기사단은 전원 백은(Silver) 합금으로 임시 제련한 특수 방패와 검을 보급받았다. 에단 자네의 조언대로, 외부 마력을 쓰지 않고 육체의 근력과 투기(Will)로만 적을 베어 넘길 훈련을 이틀 내내 마쳤다."
루나 역시 신전 주변에 거대한 마법 역위상 결계를 설치하느라 분주했다.
"성국의 잔여 성물들과 마탑의 특수 수정들을 연결해, 공허의 안개가 요새 밖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쳤어. 최소한의 전장 격리는 가능할 거야."
에단은 흑사의 자루를 툭 쳤다.
"좋소. 쥐새끼들의 배후인 마왕의 목을 따는 것은 내가 할 테니, 기사단은 성당 입구로 쏟아져 나오는 잔챙이 마수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철저히 가로막으시오."
웅웅웅웅—!
그 순간, 흑요석 문 전체가 쩍 갈라지며 문틈으로 보랏빛의 공간 파열음이 폭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틀의 유예 기간이 마침내 종료되고, 차원의 벽을 깨부수고 쏟아져 나올 공허 군세의 침공이 마침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