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79화: 교황의 비장
교황청 지하의 비밀 제단.
교황 그레고리는 잘려 나간 어깨를 부여잡고 피를 한 사발 쏟아부으며 바닥을 굴렀다. 그의 이마와 목의 혈관들이 붉게 폭발하듯 튀어나와 있었다.
"에단…… 펜드래건! 네놈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 신성한 성국을 무너뜨린 죄, 결코 살아서 나가지 못하리라!"
그레고리는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어 제단에 피로 주문을 그렸다.
그가 가진 수백 년의 생명력과 영혼의 정수 전체를 대천사에게 직접 바치는, 교황청 금기의 역동조 제식이었다.
"나의 혼을 가져가소서! 이교도의 무리를 쓸어버릴 신의 불꽃을 내리소서!"
성당 지붕 위에 추락해 있던 대천사가 비명을 지르며 공중으로 떠올랐다.
그의 잘려 나간 날개 단면에서 칠흑 같은 빛이 요동치더니, 전신이 눈이 멀 정도로 찬란한 황금빛 태양의 구체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대천사 자신이 성국의 모든 아티팩트와 영혼을 연소시켜 스스로 태양이 되는 최후의 비기, '태양의 분노(Wrath of the Sun)'였다.
웅웅웅웅—!
대천사가 태양처럼 팽창하며 방출하기 시작한 열기는 차원이 달랐다.
성도 루미니아의 모든 대리석 성벽들이 용암처럼 녹아 흘러내렸고, 다리 너머에 대기하고 있던 토벌군 병사들의 갑옷이 뜨겁게 달아올라 비명을 지르며 옷을 벗어 던져야 했다.
"에단! 피해야 해! 저건 생명력을 핵으로 삼아 연소하는 공멸의 태양 마법이야! 폭발하면 성도 전체가 지도에서 사라질 거야!"
루나가 광장에서 방어 장벽을 유지하며 목청껏 소리쳤다.
그러나 에단은 도망치지 않았다.
그는 공중에서 타오르는 거대한 황금빛 태양구를 똑바로 마주 보았다. 그 태양구의 중심에, 교황 그레고리의 일그러진 영혼의 본질이 핵이 되어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태양이라."
에단이 성신마검의 자루를 꽉 쥐었다.
그의 단전 안에서 회전하던 마성단이 극의를 넘어, 삼매진화의 화염 마기와 빙설초의 차가운 한기가 태극의 형상으로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칼날 위로 수렴되었다.
"전생에 천마 백운휘로서도 단 한 번밖에 펼쳐보지 못했던 검식이지. 이세계의 인형극을 상대로 이것을 다시 쓰게 될 줄은 몰랐군."
에단은 성신마검을 머리 위로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의 온몸에서 피어오른 칠흑의 어둠과 우주의 은하수 별빛이, 타오르는 가짜 태양을 향해 엄숙하게 정렬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