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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75화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75화: 성도 루미니아 포위

이튿날 정오, 제국 토벌군 3천 명은 마침내 성국의 중심이자 종교적 심장부인 성도 '루미니아'의 외곽 평원에 도달했다.

눈앞에 보이는 루미니아는 흰 대리석과 금빛 첨탑들로 장식된, 대륙에서 가장 아름답고 눈부신 백색의 도시였다. 보통이라면 신성한 성가를 부르는 순례자들과 화려한 마차들로 북적여야 마땅한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 눈앞의 성도는 기묘할 정도로 고요했다.

성벽 위에는 보초를 서는 단 한 명의 기사나 경비병도 보이지 않았고, 성문은 굳게 잠긴 채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공기 중에는 백색의 은은한 마력 안개와 함께 비릿한 재 냄새가 흩날리고 있었다.

"이상하군."
카일이 검자루를 잡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제아무리 결계가 깨졌다고 해도, 수도를 수호할 기사단이나 시민들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다니. 함정인가?"

"함정이 아닙니다."
에단이 말에서 내려 성문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갔다.
"지각 영역 전체에 생명체의 기운이 거의 감지되지 않소. 주교가 말한 대로…… 성 내부의 모든 인간들이 대천사의 강림을 위해 이미 혼과 육체를 제물로 바쳐진 모양이군."

"수십만 명의 시민들이 한꺼번에 제물이 되었다고?!"
루나가 소름이 끼친 듯 입을 틀어막았다. 자신들의 백성을 통째로 제물로 삼는 광기. 그것은 악마 숭배자 집단인 흑사도조차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할 가혹한 참극이었다.

"위선자들의 끝은 항상 더러운 법이지."

에단은 굳게 닫힌 백색의 거대한 성문 앞에 섰다.
그는 성신마검을 뽑지도 않은 채, 가볍게 오른발을 뻗어 성문 정중앙을 내질렀다.

콰아아앙!

두꺼운 마법 강철과 화강암으로 보강되어 있던 수도의 거대한 성문이, 에단의 가벼운 발차기 한 번에 잠금장치가 으스러지며 안쪽으로 사정없이 날아가 박살 났다.

뿌연 흰색 먼지가 걷히며 성도의 내부가 그 위용을 드러냈다.
에단은 등을 꼿꼿이 편 채, 흑사의 자루를 툭툭 치며 고요한 백색의 도시 안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수십만 명의 영혼을 집어삼키고 강림했다는 대천사와의 마지막 결전의 무대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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