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74화: 결계의 붕괴
"사, 살려다오! 나는 그저 교황 성하의 명을 따랐을 뿐이다!"
대사제 마크는 바닥을 기며 살기 위해 목숨을 구걸했다.
에단은 가슴을 짓누르는 성신마검의 칼끝을 조용히 내리눌렀다.
"이교도라 부르던 자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꼬락서니가 성국의 대사제답군."
"으윽! 교황 성하께서는 이미 자신의 육체와 혼마저 대천사와 동조시키셨다! 너희가 성도에 당도하는 순간 대천사의 광휘 아래 뼈도 남기지 못하고 타 죽을 것이다! 끄아악!"
마크의 말을 들은 에단은 지체 없이 검을 내질렀다.
서걱.
마크는 목이 베인 채 제단 구석으로 쓰러져 절명했다.
에단은 제단 뒤편, 공중에 부유한 채 마지막 백색 마력을 회전시키고 있던 세 번째 '신성 결계석' 앞으로 걸어갔다.
결계석은 동료들이 파괴된 것을 아는 듯 웅웅거리며 거친 신성 파동을 방출하고 있었다.
"부서져라."
에단은 흑사를 가볍게 휘둘러 결계석의 정중앙을 세로로 관통했다.
콰콰콰콰쾅—!
마지막 결계석이 파괴되는 소리는 마치 거대한 산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강렬한 파열음을 신전에 남겼다. 결계석의 성스러운 마력 파편들은 성당 바닥을 굴러다니며 차갑게 빛을 잃었다.
위이이이이잉—!
세 번째 결계석이 소멸한 그 순간.
성국 루미너스의 수도 '루미니아' 전체를 돔 모양으로 수백 년 동안 수호하고 있던 최상위 신성 방어막 '루미너스 쉴드'가 유리그릇이 깨지듯 산산조각 나며 완전히 붕괴했다.
수도를 철통같이 보호하던 빛의 장벽이 마침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신전 밖으로 나온 에단과 루나는, 평원에 머물고 있던 제국 토벌군 주력군과 합류했다.
카일은 하늘을 감싸고 있던 백색 장벽이 안개처럼 스러지는 것을 보고 흥분 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결계가 완전히 붕괴했다! 이제 성도 루미니아로 향하는 평야에 그 어떤 장애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진격하겠소."
에단이 성신마검을 고쳐 매며 선두에 섰다.
"위선자들의 심장부를 으스러뜨리고, 그들이 말하는 천사라는 새대가리를 직접 사냥하러 가야지."
제국 토벌군 3천 명은 굳게 닫혀 있던 성국의 관문을 넘어, 성성한 달빛 아래 성도 루미니아를 향해 거침없는 마지막 진격을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