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58화: 이단심문관의 역습
공중 공습의 혼란이 채 가시기도 전, 요새의 사령실 지하 통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은밀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성국 교황청 직속의 비밀 숙청 부대이자 악명 높은 '이단심문관(Inquisitors)' 열두 명이었다. 그들의 가슴에는 피빛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었고, 손에는 투명화 마법이 걸린 성물 아티팩트가 쥐여 있었다.
그들의 목표는 명확했다. 공중 습격의 혼란을 틈타 사령실에 난입하여 마법 장벽을 유지하느라 마력이 고갈된 루나 펜드래건과 사령관 보리스를 제거하는 것이었다.
스스슥.
사령실의 경비병들이 눈을 깜짝이는 찰나, 투명화가 풀리며 심문관들의 단검이 그들의 목을 관통했다. 경비병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침입자다!"
보리스 사령관이 급히 칼을 뽑았으나, 이미 심문관들이 사령실 내부를 포위한 상태였다.
심문관들의 우두머리인 니콜라스는 비열한 해골 가면 뒤에서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루나 펜드래건 영애. 신성한 불꽃을 마법으로 방해한 죄, 그리고 교황청의 계획을 가로막은 이단으로서 정화받을 시간이다. 순순히 항복한다면 고통 없이 보내주지."
루나는 지팡이를 꽉 쥐었으나 결계를 펼치느라 마력이 바닥난 상태였다. 보리스의 오라 역시 심문관들의 수로 밀어붙이는 진형 앞에서는 오래 버티기 힘들어 보였다.
"교황청의 사냥개들이 제국의 군사 요새까지 기어 들어올 줄은 몰랐군."
루나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것은 신의 심판이다. 불신자에게 자비란 없다. 죽여라!"
니콜라스의 명령에 따라 세 명의 심문관이 단검을 쥐고 루나와 보리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스으윽—
순간, 사령실 구석의 어두운 그림자가 기괴하게 요동치며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림자 속에서 나직하고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처소에 쥐새끼들이 또 들어왔군."
단검을 쥐고 날아가던 세 명의 심문관들은, 자신들의 몸이 허공에서 무언가에 꽉 붙잡힌 듯 우뚝 멈추어 서는 것을 느끼며 경악했다.
어둠 속에서 성신마검을 쥔 에단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의 은빛 눈동자에 서린 피빛 안광이 사령실 전체의 온도를 순식간에 영하로 떨어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