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 망나니 공자로 환생하다

52화: 성국의 암투
라인하르트의 반란 음모가 진압된 후, 황궁의 비밀 회의실에는 황제 카를 3세와 황태자 지그프리트, 그리고 펜드래건 공작가의 둘째 공자 에단이 모여 있었다.
"성국 루미너스…… 감히 내 영혼을 파먹으려 했던 배후가 교황청이었다니."
황제 카를 3세의 음성에는 억누를 수 없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그들은 스스로를 빛의 대리자라 칭하며 뒤로는 제국을 멸망시키려 흑마법을 부렸다. 이 위선적인 행태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
"아버님, 현재 서부 국경의 그랜드 요새 건너편, 성국의 국경 도시에 성기사단 수천 명과 광신도 부대가 집결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언제든 국경을 넘을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지그프리트가 보고했다.
황제는 에단을 마주 보았다.
"에단 공자, 자네를 제국의 황실 특사(Imperial Envoy)로 임명하겠네. 국경의 그랜드 요새로 가서 군사 지휘권을 장악하고, 성국의 무단 침입이나 도발이 발생할 시 즉각 처단해 주게."
"특사라. 내 식대로 판을 짜도 괜찮겠습니까?"
에단이 의자에 깊숙이 기댔다.
"자네가 가진 즉결 처형권은 성국의 사제들이나 기사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네. 제국의 영토를 밟는 그 어떤 위선자도 살려두지 말게."
황제의 가혹한 승인이 떨어졌다.
펜드래건 저택으로 돌아온 에단은 국경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그때, 문을 열고 누나 루나가 단정한 로브 차림으로 들어섰다.
"나도 같이 갈래, 에단."
루나가 단호하게 말했다.
"국경은 전쟁터가 될 텐데요."
"알아. 하지만 성국의 신성력 마법은 일반적인 마력과 작동 방식이 달라. 내가 마법사로서 성국의 그 신성 마법을 직접 보고, 그들의 마력 방어막을 뚫을 해독 방식을 연구해야 우리 기사들이 덜 다쳐. 그리고…… 이제는 네 곁을 지키며 돕는 것이 누나로서 해야 할 일인 것 같아."
루나의 맑은 눈동자에는 더 이상 나약함이 없었다. 에단을 향한 신뢰와 강한 의지만이 가득했다.
에단은 피식 웃었다.
"좋소. 방해나 되지 마시오."
이튿날 아침, 에단은 황실 특사의 인장을 품에 품고, 루나 및 공작가의 백 명의 정예 청색 기사들과 함께 서부 국경 그랜드 요새를 향해 거침없이 말을 달리기 시작했다.
대륙을 뒤흔들 성국과의 대전쟁의 서막이 국경 지대에서 서서히 붉은 노을처럼 타오르고 있었다.